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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맨유 뚫었다, 마침내 '빅5' 완성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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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맨유 뚫었다, 마침내 '빅5' 완성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0.0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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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마저 뚫어내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각종 지표 정상에 우뚝 섰다. 지난 사우샘프턴전 오버 해트트릭(4골) 직후 파워랭킹 1위를 차지하더니 맨유전 멀티골로 득점 레이스에서도 선두에 올랐다.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0~2021 EPL 4라운드 원정경기에 햄스트링 부상 우려를 딛고 선발 출전하더니 전반에만 2골 1도움을 올리며 6-1 대승에 앞장섰다.

특히 맨유를 상대로 골을 넣은 게 고무적이다. EPL 입성 후 지난 5시즌 동안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첼시, 아스날 등 EPL 우승 및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다투는 소위 ‘빅6’를 상대로 모두 득점했지만 유독 맨유전만큼은 침묵했던 손흥민이었다. 바이엘 레버쿠젠(독일) 시절 포함 맨유 상대 11경기 동안 득점이 없었다.

손흥민이 마침내 맨유의 골문도 열었다. [사진=AP/연합뉴스]

손흥민이 마침내 맨유의 골망도 가르면서 토트넘 제외 '빅5'를 상대로 모두 골을 기록하게 됐다. 동시에 도미닉 칼버트 르윈(에버튼)과 함께 6골로 EPL 득점순위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섰다. 올 시즌 슛 단 10개를 기록했는데 이중 6개를 집어넣었으니 엄청난 결정력이다.

지난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공격포인트 30개(18골 12도움)로 커리어하이를 찍은 그가 올 시즌 벌써 공격포인트 10개(7골 3도움)째 생산했다. 더불어 유럽 빅리그(정규리그)에서 한국인 최초로 100골(분데스리가 41골·EPL 59골) 금자탑도 쌓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98골을 넣은 차범근 전 감독의 기록을 넘어섰다. 새 시즌 더 큰 활약을 기대케 한다.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손흥민에게 해리 케인과 함께 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 9.4를 줬다. 영국 스포츠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 역시 손흥민에 가장 높은 9점, 영국 축구전문 매체 풋볼런던은 10점을 부여했다.

아울러 손흥민은 후스코어드닷컴이 매긴 리그 4경기 평균 평점에서 8.43으로 하메스 로드리게스(8.41), 도미닉 칼버트-르윈(이상 에버튼·8.32), 팀 동료 케인(8.31) 등을 제치고 리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1위는 같은 날 리버풀을 무려 7-2 대파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잭 그릴리쉬(아스톤 빌라·8.54)다.

손흥민(가운데)은 올 시즌 EPL 득점 1위이자 평점 2위에 올라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은 지난달 28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리그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전반만 뛰고 교체됐다. 이어진 첼시와 카라바오컵(리그컵) 4라운드(16강), 마카비 하이파(이스라엘)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플레이오프(PO) 맞대결에서 벤치에 앉지도 못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부상으로 인한 장기결장 우려를 딛고 맨유전 득점한 데 대한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경기 후 구단 공식 채널에 게재된 영상에서 그는 “내 햄스트링에 마법이 일어났다. 분명히 난 다쳤고 이를 걱정했다”면서 “이번 빅매치에서 팀을 돕고 싶어 치료를 잘 받았고 열심히 훈련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이겨서 행복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케인의 골을 도와 마음의 짐도 다소 덜어낸 모양이다. “맨유는 빅 팀이다. 우리는 냉정하고 이타적이어야 했다”면서 “그동안 케인이 내게 많은 어시스트를 해줬는데 나는 그러지 못해 조금 부담이 있었다. 오늘 케인에게 어시스트를 할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케인은 지난 2라운드 사우샘프턴전 손흥민의 4골을 모두 도왔다.

박지성의 활약을 보고 자란 손흥민(가운데)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거둔 대승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사진=AFP/연합뉴스]

또 “박지성(은퇴)이 이곳에서 뛰었기에 내게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맨유 경기를 봤다”면서 “이번 승리가 믿어지지 않고 팀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정말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는 과거 아들의 드림클럽으로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를 꼽기도 했다. 2002 월드컵 키즈 중 하나로 박지성을 보면서 자란 손흥민으로서는 올드 트래포드전 멀티골과 대승은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올 터다.

지난 20일 동안 무려 8경기를 소화한 토트넘은 오는 18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홈경기까지 A매치 주간에 따른 휴식기를 갖는다. 아시아지역 월드컵 2차예선이 내년으로 연기됐기 때문에 손흥민은 영국에 머무면서 회복에 전념할 전망이다.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해트트릭도 가능했던 손흥민을 후반 28분 일찌감치 벤치로 불러들이며 에이스를 아꼈다. 햄스트링 부상은 재발이 잦은 만큼 손흥민이 앞으로 주어질 2주간 일정 공백을 잘 활용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일은 남은 시즌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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