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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좀비' 정찬성, 오르테가전 '질 자신이 없다' [UFC FIGHT NIGHT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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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좀비' 정찬성, 오르테가전 '질 자신이 없다' [UFC FIGHT NIGHT 180]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15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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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1년 전만 해도 브라이언 오르테가(29·미국)는 도전해 볼만하 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상대였다. 그러나 지금 정찬성(33·코리안좀비MMA·AOMG)은 오히려 ‘탑독’으로 오르테가를 만난다. 챔피언으로 가는 길에 오르테가는 넘어서야 할 하나의 장매물일 뿐이다.

정찬성은 오는 18일 오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나이트(FIGHT NIGHT) 180 메인이벤트 페더급 매치에서 오르테가를 상대한다.

페더급 랭킹 4위가 2위 오르테가에게 도전하는 셈이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정찬성의 우위를 점친다. 정찬성의 자신감도 하늘을 찌른다.

정찬성(오른쪽)이 18일 UFC 파이트나이트 180에서 브라이언 오르테가와 페더급 매치를 치른다. [사진=커넥티비티 제공]

 

그도 그럴 것이 1년을 준비해 온 경기다. 둘은 당초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격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르테가가 갑작스럽게 부상을 입고 상대는 돌연 프랭키 에드가로 변경됐다.

정찬성은 당시 오르테가를 상대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해 코치진은 물론이고 맞춤 스파링 파트너들과 충분한 훈련을 하며 완벽한 맞춤 전략을 짰다. 갑작스런 파트너 교체에 대해 “준비한 것들을 못 써먹어서 아쉽다”고 밝혔던 정찬성은 10개월이 지나서야 그때 준비한 것들을 마음껏 써먹을 수 있게 됐다.

지난 9월 기자회견에 나선 정찬성은 “당시엔 처음 배우는 입장이어서 미친 듯이 많이 배웠다. 캡틴 애릭, 센티노 등이 붙어서 그런 기술들을 주입 시켜줬는데 이젠 비디오로 설명해도 알아들을 정도가 됐다”며 “당시 많은 훈련 덕분이다. 한국에서 준비해도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다. 전략이나 기술적으론 그 때 이미 끝났고 부족한 부분들을 조금씩 채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14일 열린 공식 화상 기자회견에서 정찬성은 “오르테가는 맷집이 세고 파워가 좋다. 서브미션 기술도 뛰어나다. 오르테가는 아직까지 한 번도 녹아웃당하지 않았다. 깨고 싶거나 그렇지는 않다”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다. 오르테가의 작은 습관 하나까지 파악하고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르테가(오른쪽)의 부상으로 무산됐던 둘의 맞대결이 10개월 만에 다시 펼쳐진다. [사진=UFC 페이스북 캡처]

 

1년 전 한국을 찾은 오르테가는 도발성 발언 이후 사과를 건네온 정찬성에게 손 하트를 그리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그러나 이후 둘의 관계는 겉잡을 수 없이 최악으로 흘렀다. 오르테가를 “도망갔다”고 표현한 정찬성에게 화가 난 오르테가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그 화살을 정찬성의 소속사 대표인 가수 박재범에게 돌렸다. 오르테가는 지난 3월 UFC 248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정찬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박재범의 뺨을 때리고 홀연히 현장을 떠났다.

이후로는 둘의 감정 싸움 양상이 됐다. 타이틀샷을 노리던 정찬성이었지만 UFC로선 둘의 스토리텔링을 놓칠 수 없었다. 결국 미뤄졌던 둘의 대결은 10개월 만에 다시 성사됐다.

그럼에도 사심은 뺐다. 정찬성은 “인간으로서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감정을 가지고 링에 오르는 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로지 실력만 놓고 싸우겠다. 세계 랭킹 2위와 만나게 됐다는 것에 기대감을 가질 뿐”이라고 전했다.

정찬성의 경기력은 물이 올라 있지만 오르테가는 2018년 12월 맥스 할로웨이에게 첫 패배를 당한 뒤 2년 가까이 옥타곤에 오르지 않았다. 링 러스트(장기간 실전경험 부족으로 인한 부진)가 우려되는 상황. 정찬성의 우위를 점치는 이유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현장에 도착한 정찬성. [사진=UFC 트위터 캡처]

 

오르테가는 주짓수 대가인데, 타격전에 능한 정찬성은 지난해부터 오르테가와 그라운드전을 펼쳐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이 경기는 스트라이킹만 아니라 주짓수, 레슬링 또한 가능하다. (녹다운 승리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MMA 경기로서 이기고 싶다”고 전했다.

오르테가만 넘어서면 타이틀전이 기다린다. 다나 화이트 UFC 대표도 이 경기 승자의 타이틀샷을 약속했다. 그는 “굳이 그런 발언이 아니라도 이 경기 승자 외엔 (챔피언에) 도전할 사람이 없다”며 “내가 더 빨리 챔피언이 되고 싶은 사람이다. 미안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챔피언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은 오르테가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를 고민한다면서도 아직은 조금 더 싸워야 할 경기가 남았다는 정찬성. 그 목표인 챔피언 벨트까지 딱 두 걸음이 남았다. 목표대로 오르테가에게 주짓수에서도 밀리지 않는 완벽한 ‘좀비’의 면모로 타이틀샷을 얻어내게 될까.

정찬성은 “옛날이 그냥 좀비였다면 지금은 스마트한 좀비가 됐다. ‘정찬성이 또 발전했구나’라는 것을 이번 경기에서 보여주겠다”는 목표로 옥타곤에 오른다. 오르테가전은 자신만만한 그의 발언처럼 ‘스마트 좀비’의 완벽한 타이틀전 쇼케이스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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