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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파란만장 인생사, 세계축구 별이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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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파란만장 인생사, 세계축구 별이 지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1.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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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브라질 펠레(80)와 함께 ‘神(신)’이라 불렸던 세계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세상을 떠났다.

클라린,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매체들에 따르면 마라도나는 26일 오전(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 자택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향년 60세.

지난 3일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받은 마라도나는 지난 11일 퇴원해 회복 중이었는데, 이날 돌연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라나시온은 구급차 9대가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마라도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26일 사망했다. 향년 60세. 축구계의 별이 졌다. [사진=AP/연합뉴스]

 

이보다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이를 찾기도 힘들다. 선수로서 실력엔 이견이 없었다. 브라질 펠레와 더불어 축구사 최고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은 마라도나다. 

196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출생,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에 데뷔해 이후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 스페인 FC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나폴리, 스페인 세비야 등을 거치며 화려한 커리어를 이어갔다.

167㎝ 작은 키에도 현란한 드리블과 감각적인 왼발 킥 능력을 바탕으로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뛰어난 신체 밸런스로 거친 몸싸움에도 굴하지 않았다. 수비수들에겐 재앙이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활약이 빛났다. 17세부터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그는 A매치 91경기 34골을 기록했다. 1979년엔 일본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을 이끌더니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선 아르헨티나에 월드컵을 안기며 국민영웅이 됐다. 

1986년 세기의 골을 넣고 있는 마라도나(가운데). 골든볼을 수상한 마라도나의 활약 속 아르헨티나는 월드컵을 들어올렸다. [사진=AP/연합뉴스]

 

당시 잉글랜드와 4강전에서 손을 써 골을 넣은 뒤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엔 의도적으로 손을 썼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같은 경기 세계 축구사에 길이 남을 원맨골까지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프라인부터 치고 들어가 수비수 4명과 골키퍼까지 제치며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골이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에 월드컵을 안기며 대회 골든볼(MVP)을 차지했다.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 리오넬 메시(33·바르셀로나)가 세계 축구사의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음에도 여전히 마라도나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메시는 월드컵과 코파아메리카 등에서 3차례 준우승에 머물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거리로 나와 마라도나를 향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은퇴 후에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지휘하는 등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아르헨티나 힘나시아 라 플라타 감독을 역임 중이었던 그는 60세 생일이던 지난달 30일 힘나시아 경기를 앞두고 생일 축하를 받았는데 그게 공개 석상에서 마지막 모습이었다.

뛰어난 실력만큼 튀는 행동으로 ‘괴짜’ 혹은 ‘악동’으로 불리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약물 스캔들. 1994년엔 미국 월드컵 도중 도핑 테스트에 적발돼 중도 귀국했고 15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현역 은퇴 전부터 마약 중독 치료를 받는 등 심각한 약물 의존증을 보였다. 잦은 음주 등이 겹치며 비만이 늘 따라다녔고 복합적인 문제가 겹치며 심장 문제를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와 세계 축구 팬들은 마라도나를 사랑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그의 기량은 모든 논란을 잠재울 만큼 임팩트가 강했다. 그렇기에 더욱 충격의 빠졌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고 국민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며 거리로 나와 마라도나에게 고마웠다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펠레와 메시, 그를 롤모델로 삼았던 이강인(발렌시아) 등 많은 스타들 또한 추모 행렬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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