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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무등산 주상절리 눈꽃 '으메 환장하게 좋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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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무등산 주상절리 눈꽃 '으메 환장하게 좋은 거'
  • 이두영 기자
  • 승인 2021.01.19 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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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두영 기자] 바위기둥과 눈꽃이 빚어내는 궁극의 조화! 등급을 논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당당하다는 이름을 가진 무등산(無等山 1,187m)은 설경도 그 어떤 산이 비비지 못할 정도로 장엄하다.

그곳에는 눈 내리는 겨울날이면 어김없이, 가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하지 못한 비경이 펼쳐진다.

오르막 등산로의 교목 숲은 나무마다 하얀 상고대 옷으로 치장해 겨울왕국이 따로 없다.

정상인 천왕봉 아래 펼쳐진 확 트인 능선은 쌀가루를 뿌려놓은 듯, 혹은 백색 비단을 덮어 놓은 듯 신비롭다. 화산 폭발 후 용암이 급격히 식으면서 생성된 다각형의 주상절리는 주변의 하얀 눈꽃 세상 덕분에 존재가 더 강렬하게 드러난다.

지난 17일 무등산 서석대 주변에 상고대가 화려하게 맺혀 있다. [이두영 기자]
지난 17일 무등산 서석대 주변에 상고대가 화려하게 맺혀 있다. [이두영 기자]

 

이런 비경은 밤에 바람이 많이 부는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이기에 가능하다. 나무에 함박눈이 내리고 칼바람이 불면 눈은 한 방향으로 얼어붙어 딱딱한 상고대가 된다.

설령 밤새 바람이 불지 않았다 해도 암벽 앞 설경은 화려하기만 하다. 꽃봉오리를 틔울 준비를 하는 가지 끝에 눈이 내리면 탐스럽게 눈꽃이 되고, 해가 뜨면 그것들이 천천히 녹으면서 목화꽃,매화 등 오묘한 형상으로 변한다.

가지 끝에서 눈꽃이 녹으며 뚝 떨어지는 순간! 그것은 깔끔한 무(無)의 세계다. 세속적 욕망의 덧없음을 가르치는 자연의 교훈이라고 하면 혹 꼰대 발언으로 들릴까?

서석대,입석대 등 웅장한 주상절리대 앞에서 그 광경을 직접 감상한다면 입에서 나오는 탄성의 감도만큼이나 맑은 심상을 체험할 수 있으리라.

무등산 숲속의 설경.
무등산 숲속의 설경.

 

무등산은 광주광역시,전남 담양·화순에 걸쳐 있는 명산이다.

세계적으로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도시 중 광주처럼 1,000m가 넘는 산을 도심에 끼고 있는 곳은 찾기 힘들다. 광주 인구는 2020년 10월 기준으로 145만여 명이다. 눈꽃이 영롱하게 빛나는 바위 능선에서 문화와 예술이 꽃 핀 대도시를 바라보는 것도 무등산에 오른 자가 누리는 기쁨이다.

무등산은 국가지질공원이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속한다. 정상 근처에 솟은 서석대와 그 아래 700m 거리에 펼쳐진 입석대 등은 무등산에 널려 있는 61개 자연경관을 대표하는 비경이다.

신이 빚은 돌기둥으로 표현되는 이런 바위 주변에 눈꽃이 핀 장면은 넉넉히 하루 일정을 계획하고 가야 만날 수 있다.

겨울 해가 여우꼬리만큼 짧기 때문. 눈이 내린다는 기상청의 날씨예보도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무등산 등산코스는 매우 다양하지만 사람이 가장 많이 찾는 산행 출발 지점은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증심사와 서석대에서 가장 가까운 원효사 입구다. 두 곳 다 버스가 다닌다.

무등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증심사 지구 탐방안내센터에서 출발해 새인봉,서인봉,중머리재,장불재에 올라 화장실도 가고 정산 능선에 펼쳐진 장관을 감상한 뒤 입석대를 지나 서석대까지 가는 데 3시간 30분이 걸린다.

원효사 지구에서 대나무가 자란 계곡 숲길을 지나 서석대에 오르는 데는 2시간 남짓 소요된다.

원효사지구 주차장에도 시내버스가 다니므로 무등산을 처음으로 찾는 초행자라면 두 곳을 잇는 종주코스를 고려해볼만하다.

등산로는 험하지 않아서 난이도 ‘중’에 속한다. 그러나 높은 중턱은 경사가 꽤 있고 산행로가 길어서 경치를 구경하고 간식을 먹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하루가 다 걸린다. 아이젠은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장비다.

무등산 근처 가볼만한 곳으로는 재활용품 같은 폐품으로 거리를 꾸며놓은 양림동 펭귄마을, 5.18민주광장 및 5.18기념공원,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4.19혁명 역사관 등 도심에 자리한 여행 명소가 먼저 꼽힌다.

원효사에서 약 10분 거리에는 광주호 호수생태원이 있다. 그 부근에 환벽당,식영정 등 담양 가사문화권 정자들이 몰려 있다. 국내 민간정원 중 가장 훌륭한 곳으로 칭송되는 소쇄원은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꼽힌다.

배롱나무에 빨간 연등이 매달려 설경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유명한 화순 만연사도 카메라 들고 방문하기 좋은 여행지로 추천된다. 증심사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다.

무등산 주변 숙소와 식당은 가까운 주변 도심에서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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