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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무관 맨유, 화력으로 맨시티-리버풀-레스터 잠재울까 [EPL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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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무관 맨유, 화력으로 맨시티-리버풀-레스터 잠재울까 [EPL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2.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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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13차례 우승, 그러나 7시즌째 무관.

먼 얘기가 된 것만 같은 우승이 눈앞에 보일 정도까지 가까워오고 있다. 전통의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왕위 탈환에 나설 수 있을까.

맨유는 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 2020~2021 EPL 22라운드 홈경기에서 9-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13승 5무 4패,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44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2~2013시즌 이후 어느 때보다 우승 트로피가 가깝게 느껴지고 있다.

맨유 브루노 페르난데스(왼쪽부터)와 앙토니 마샬이 3일 사우샘프턴과 2020~2021 EPL 22라운드 홈경기에서 득점 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뒤 맨유는 침체기를 겪었다. 리그 최강자에서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데이비드 모예스(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루이스 판 할, 조세 무리뉴(토트넘 홋스퍼)를 사령탑에 앉히고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맨유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가 됐다.

맨유 레전드인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지휘봉을 잡은 뒤 맨유엔 변화가 일었다. 어떤 대회에서도 우승은 경험하지 못했지만 맨유만의 색깔을 구축해가고 있다.

지난 시즌 3위로 팀을 유럽추국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로 이끈 솔샤르는 올 시즌 팀을 우승 경쟁권으로 끌어올렸다. 초반 6경기 3패(2승 1무)로 부진했으나 지난달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패하기 전까지 13경기 무패(10승 3무)로 맹위를 떨쳤다.

최근 8연승을 달리고 있는 맨시티가 2경기, 3위 리버풀(승점 40), 4위 레스터 시티(승점 39)가 한 경기씩 덜 치렀다고는 하나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기세다.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뒤 맨유의 최고 성적은 2017~2018시즌 2위. 그러나 당시엔 우승팀 맨시티와 승점 차가 19에 달했다. 반환점을 돈 시점까지 이토록 치열하게 경쟁하는 건 2012~2013시즌 이후 처음이다.

매서운 화력이 돋보인다. 수비는 다소 아쉬운 점도 노출되지만 공격력만큼은 어떤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22경기 46골(1위), 평균 2골 이상을 넣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이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사임 후 8년 만에 팀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날도 맨유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사우샘프턴에서 2명이 퇴장당했다고는 하나 9골이나 몰아친 맨유의 화력은 가공할 만했다. 앙토니 마샬은 멀티골을 기록했고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1골 2도움을 올렸다.

득점루트도 다양했다. 전반 2분 만에 사우샘프턴에서 퇴장이 나오면서 수적 우위를 점한 맨유는 전반 18분 아론 완-비사카의 골로 포문을 열더니 이후 마커스 래시포드, 상대 자책골 등으로 앞서갔다. 에딘손 카바니의 골까지 보태 전반을 여유롭게 마쳤다.

후반 24분 페르난데스의 크로스를 받은 마르시알이 마무리하며 기세를 다시 올린 맨유는 스콧 맥토미니의 골과 페르난데스의 페널티킥 골로 점수 차를 벌렸다. 맨유는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후반 45분엔 마샬, 추가시간엔 대니얼 제임스의 쐐기골까지 보태 9골 차 승리를 거뒀다. 

이는 EPL 단일경기 최다득점 타이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맨유는 1994~1995시즌 입스위치 타운전에 이어 2번째 9골 차 승리를 거뒀고 사우샘프턴은 지난 시즌 레스터에 뼈아픈 패배를 당한 뒤 1년 여 만에 또다시 쓰라린 상처를 입었다.

적절한 보강과 선수단 조화가 선두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맨유의 에이스로 떠오르며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폴 포그바까지 살아나며 힘을 보탠다. 마샬과 래시포드에 올 시즌 수혈한 카바니까지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최근엔 득점난을 겪기도 했는데 이날 승리는 이러한 고민을 완벽히 털어내기에 충분했다.

맨유의 우승을 위해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를 넘어서야 한다. 두 팀은 다음달 7일 맞대결을 펼친다. [사진=AP/연합뉴스]

 

물론 아직 기뻐하기엔 이르다. 맨시티의 기세가 워낙 강하다. 맨시티는 다소 부진했던 시즌 초와 달리 최근 12경기 무패(10승 2무)로 완벽히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 맨유보다 2경기를 덜 치렀음에도 1위에 올라 있을 정도. 

공격력은 맨유에 못 미치지만 완벽한 수비로 공격의 아쉬움을 지우고 있다. 경기당 평균 1골도 내주지 않는 철벽 수비는 감탄을 자아낸다. 카일 워커와 루벤 디아스, 존 스톤스, 주앙 칸셀루 등이 중심이 된 수비는 공격 관여까지 해내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미소짓게 만든다.

리버풀은 다소 주춤하다. 선두 경쟁을 이어가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에 그치기도 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 골 결정력 문제를 겪었으나 토트넘에 이어 웨스트햄에도 3골을 뽑아내며 연승을 거뒀다.

레스터도 이젠 어엿한 4강 후보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안정적인 공수 균형으로 꾸준히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전과 비주전의 전력 차가 크다는 게 불안요소다.

맨유는 오랜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쉽게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축구 이적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는데, 맨유는 과감히 선수 보강에 나섰다. 코스타리카 출신 윙어 아마드 디알로를 데려오며 이번 이적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지출했다. 디알로는 래시포드, 페르난데스, 마샬에 이어 상대팀을 괴롭힐 또 하나의 공격 옵션이 될 전망이다.

우승 판도는 강팀들과 맞대결에서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맨유는 다음달 1일 첼시(7위), 7일 맨시티를 만난다. 이달엔 유로파리그 일정까지 소화해야 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선수단을 운영하느냐 또한 순위 경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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