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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따돌림 논란, '모르쇠'가 후폭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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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따돌림 논란, '모르쇠'가 후폭풍으로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3.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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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그룹 내 따돌림 논란을 폭로했던 에이프릴 전 멤버 이현주의 동생이 의료 기록까지 첨부하며 추가 폭로를 이어갔으나, 소속사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끝내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이에 멤버 이나은의 광고, 출연 프로그램에서도 여론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前) 에이프릴 멤버 동생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현주와 가족관계임을 증명하는 문서를 첨부한 작성자 A씨는 "이현주가 에이프릴에서 괴롭힘과 왕따를 당했으며 이로 인해 공황장애와 호흡곤란 등을 겪었고, 극단적 시도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현주의 친구라는 누리꾼 B씨 역시 글을 올려 "당시 에이프릴의 모든 멤버(채경, 레이첼 제외)가 이현주를 왕따시켰고 방관자는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현주 탈퇴 전 에이프릴 [사진=스포츠Q(큐) DB]
이현주 탈퇴 전 에이프릴 [사진=스포츠Q(큐) DB]

 

하지만 소속사 DSP미디어 측은 "이현주는 데뷔 이후 본인의 체력적, 정신적 문제로 인해 팀 활동에 성실히 참여하지 못했고, 멤버들 역시 피해를 겪어왔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눌 수 없는 상황"이라는 모호한 입장을 전했다. B씨가 폭로한 괴롭힘 내용은 모두 있었던 일이지만, 서로간의 오해라는 주장이다.

이에 3일 A씨는 에이프릴 소속사 DSP미디어 공식 입장에 반박하는 장문의 글을 추가로 남겼다. A씨는 "누나의 회사와 그외 에이프릴 멤버들의 지인분들의 이야기와 부모님께 오는 좋지 못한 문자들을 보고 아무런 죄책감이 없다는걸 알았다. 그분들의 주장에 정확한 이유들이 빠져있어 구체적인 사실을 이야기 드리려 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회사에서는 에이프릴 결성 당시 누나가 연기자를 원했지만 설득해 팀에 넣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나는 연습생 생활을 하다 데뷔 직전부터 왕따를 당했고 이 팀으로는 데뷔를 못하겠다고 여러번 회사에 얘기했지만 설득을 당했다"며 "괴롭힘은 전보다 심해졌고 답답한 상황을 스스로 견디다 보니 몸에 이상 증세가 많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A씨는 또 "아픈 걸 아는 멤버들과 매니저는 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쓰러진 누나를 그대로 두기도 했다"면서 "결국 누나는 호흡곤란과 많은 아픔을 겪었고 여러 병원을 다니며 치료하려 노력했다. 약을 먹으면 잠이 와서 스케줄, 연습에 지장을 준다며 약도 잘 못 챙겨먹었던 게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일들로 누나가 성실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생각하신다면 사람처럼 지내지도 못한 누나는 어떻게 해야했던 거냐"고 말한 A씨는 이현주가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시도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응급실 진료 확인서를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진단 기록에는 약물로 인한 자살 시도를 암시하는 질병 코드가 적혀있었다. 진단서 속 날짜는 소속사 측이 '이현주가 건강 문제로 잠정 휴식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 하루 전이었다.

 

유니티 활동 당시 이현주 [사진=스포츠Q(큐) DB]
유니티 활동 당시 이현주 [사진=스포츠Q(큐) DB]

 

◆ '가족관계증명서' '진료 확인서'까지 공개했는데... DSP "강력한 법적 대응"

A씨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소속사 DSP미디어는 "폭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현주 및 그의 모친과 만남을 가졌다"면서도 "이현주는 본인만의 피해를 주장하며 지극히 일방적이고 사실과 다른 입장문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논의를 이어가고자 했지만, 이현주의 동생이라 주장하는 인물은 3일 새벽 또다시 일방적인 폭로성 게시물을 게재해 일말의 대화조차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강한 논조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당사는 두 아티스트 이현주와 에이프릴 모두를 보호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이현주 뿐만 아니라, 이현주의 가족 및 지인임을 주장하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게재한 모든 이들에 대해 민-형사상의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후폭풍은 양예나, 이진솔, 김채원보다 개인 활동이 많은 이나은에게 돌아갔다. 3일 DSP의 공식 입장 발표 이후 분노한 대중들에 의해 이나은이 모델로 활동하는 제품 불매운동과 항의가 거세졌다. 동서식품, 삼진제약 게보린, 제이에스티나 뷰티, 무학, 지니킴 등 이나은이 모델로 있는 브랜드 광고에서 이나은의 모습이 사라졌고, 심지어 2년 전 광고했던 KGC인삼공사 정관장 광고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뿐만 아니라 4일 방송되는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도 "이나은은 최대한 편집해 최소 분량으로 출연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나은 출연 예정인 SBS 드라마 '모범택시' 시청자 게시판에는 하차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김채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허니챈' 채널의 구독자 수는 사건 발생 이후 10% 이상 감소했으며, 에이프릴과 계약해 컨텐츠를 제작해 공개를 앞두고 있었던 게임 '퀸즈 아이돌' 역시 공개에 차질이 빚어졌다. 양예나가 출연해 개봉을 앞둔 뮤지컬 영화 'K스쿨', 김채원이 펭수와 함께 부른 EBS 애니메이션 '우당탕탕 은하안전단'의 공개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현주 측이 아픈 상처까지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고소'라는 입장을 내놓은 DSP와 에이프릴을 향한 대중의 분노는 한동안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과거 에이프릴의 방송 자료를 찾아 이현주를 향한 따가운 시선과 무표정, 이현주의 모든 행동을 무시하는 모습 등 따돌림의 증거들까지 찾아내고 있다.

명백한 증거를 가진 이의 용기있는 고백에도 '모르쇠'를 이어가는 DSP와 에이프릴. 대중의 싸늘한 시선과 후폭풍까지 '모르쇠'로 버텨낼 것인지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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