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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㊵ 양송이] 코로나 시대, 대한체육회 국제교류부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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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㊵ 양송이] 코로나 시대, 대한체육회 국제교류부의 사명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1.03.3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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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Q(큐) 나수현 객원기자] '스포츠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대한체육회의 창립취지다.

한국인이 스포츠로 가장 행복할 때는 아무래도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메가이벤트 기간이 아닐까 싶다. 지구촌 축제가 진행되는 순간 주인공은 선수들이다. 그 뒤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대한체육회가 그렇다. 선수가 오롯이 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조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연기, 연이은 국제이벤트 취소 등 사상 유례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부른 뉴 노멀 시대, 대한체육회 국제교류부 직원들은 어떻게 일할까? 스포츠산업 직업 탐방 코너 스포츠JOB아먹기가 양송이 주무를 인터뷰했다. 

양송이 주무.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9년에 대한체육회 국제교류부에 입사한 3년 차 주무 양송이입니다.”

 

업무 중인 양송이 주무.

- 대한체육회 국제교류부는 어떤 부서인지 궁금합니다.

"국제스포츠 외교를 담당하는 부서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국제스포츠연맹(IF) 등 다양한 국제스포츠 기구와 교류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대회 유치·개최를 지원하고 올림픽 중에는 코리아하우스도 운영합니다. 

이밖에 올림픽 운동보급사업이라고 올림픽데이 기념행사, 올림픽 아카데미 등도 기획·운영합니다. 또 국제스포츠 기구 파견사업, 회원종목단체 국제업무 전문인력 활동 지원 등 국제체육 관련 인재들을 발굴·지원하고 있습니다.

개도국 스포츠발전 지원업무, 남북 체육교류 업무도 있습니다."

- 양송이 주무의 업무는 무엇인가요. 

“저는 종목별 국제대회 개최 지원 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한 해에 대략 30개 정도를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선정부터 지원, 후속처리까지 합니다. 올림픽 코리아하우스 운영 사업도 합니다. 코리아하우스는 올림픽 개최지에 가서 한국을 홍보하고 선수단을 지원하는 기능을 합니다. 현재는 도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코리아하우스를 병행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서 안에 담당하는 국제스포츠기구가 나누어져 있는데 저는 NOC와 IF를 맡고 있습니다. NOC와 IF에서 서신이 오면 접수하고 처리합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외국인 스태프들과 함께. 

- 어떻게 대한체육회에 입사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체육 비전공자입니다. 사범대 사회교육학과 출신입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때부터 쭉 스포츠를 좋아했고 친구들과 미래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마다 ‘난 프로스포츠 구단 가서 일할 거야’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한데 비전공자다 보니, 맞는 길인지 고민을 대학교 졸업 때까지 했던 거 같아요. 오랜 고민 끝에 계속 스포츠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스포츠마케팅 관련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그 후, 2015년부터 2018년도까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일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올림픽 업무를 하다 보니 대한체육회에 입사하게 됐네요."

아디다스 골프 인턴 시절의 양송이 주무

- 입사를 위한 노력들이 궁금합니다. 

"대학원 진학 중에는 스포츠마케팅 연구실에서 일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중국에 있는 골프 리조트에서 6개월, 국내 아디다스 골프에서 각각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던 중 마침 평창조직위 채용공고가 많이 뜨는 시기와 취업 준비 시기가 맞물려서 지원했어요. 면접 보고 합격해서 조직위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대한체육회는 아무래도 공공기관이다 보니까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 필요합니다. 준비를 많이 했어요. 조직위 퇴사 후에는 입사 지원 시 가산점이 부여되는 컴퓨터활용능력, 한국어능력인증,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자격증을 취득했고 토익 점수도 갱신했습니다. 관련 업무 경험이 중요했는데 조직위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스포츠산업 잡페어에서. 채용설명회 준비 중인 양송이 주무.

- 국제교류부 일 중 가장 어려운 일은요. 

“입사 첫 해 연말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특정한 일이 있었다기보다는, 서툰 부분이 많았죠. 당시 부서 상황 때문에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큰 업무들을 맡았어요.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연말이 되면 결과 보고를 해야 하고 부서 지출 마감할 것들도 많죠. 설상가상 그때는 코로나19가 없던 상태라 도쿄올림픽이 2020년에 정상적으로 개최될 예정이었죠. 그래서 도쿄 출장까지 잡혀 있었어요."

- 반면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요. 

“뿌듯한 일은 정말 많아요. 지금 생각나는 건 권순우 선수 건이네요. 작년인데요. 코로나19로 국제대회가 많이 취소되고 우리나라 선수들이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권순우라는 테니스 선수가 최초로 자가격리 면제를 받았는데 그 과정을 지원해드렸어요.

권순우 선수가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려면 미국투어를 갔다가 유럽투어에 참석해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미국에서 유럽으로 바로 넘어가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입국했다 다시 유럽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한국에 들어오면 2주간 자가격리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대한테니스협회와 협의해 자가격리 면제 승인을 받았어요. 테니스협회와 코치진, 권순우 선수로부터 감사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무척 뿌듯했습니다."

- 국제교류부는 어느 부서보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저희 업무가 누군가는 해외를 나가야 하고, 누군가는 국내에 들어와야 성사되는 업무이다 보니까...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행사들이 연달아 취소됐어요. 그럼 한가한 줄 아시겠지만... 저희도 사상 초유의 사태라 매뉴얼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행사를 주최하면 ‘참가자들을 어떻게 지원해드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죠. 새로운 코로나19 대응 방안과 참가 매뉴얼을 작성해야 했던 점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평창조직위 시절, 동료들과.

- 국제교류부라 영어, 제2외국어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영어 비중은 매우 큰 것 같아요. 일하다 보면 회화보다는 자료, 문서, 이메일 등이 다 영어니까 읽고 이해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영어가 중요해서 제2외국어의 중요성은 그리 크지 않지만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아요.

저는 해외 인턴 생활, 평창조직위에서 일하면서 영어가 많이 늘었어요.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실력이 급격히 향상되는 것 같더라고요."

-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머리가 좋다', '일을 효율적으로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해야 하는 업무가 100개 있다면 전부가 중요한 업무는 아니더라고요. 우선순위를 정해 효율적으로 해내고 싶습니다. 업무적으로는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돼서 도쿄·베이징 올림픽을 무사히 끝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막혀 있는 종목별 국제대회도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노르웨이 출장 중인 양송이 주무

- 국제스포츠 분야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께 응원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요새 코로나19 때문에 엄청나게 힘들어졌다고 들었어요. 저는 ‘간절함’과 ‘진심’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간절함’만 있으면 안 되겠죠. 가산점 부여되는 자격증이라든지... (웃음) 현실적인 요건들을 잘 준비하고 계시면 충분히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대한체육회 시험을 두 번 봤어요. 첫 번째 떨어졌을 때 많이 힘들었어요. 누가 위로해도 위로가 안 되더라고요. 많이 힘드실 텐데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이 많이 없습니다만, 그 과정을 거친 선배님들이 항상 뒤에서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원하시는 바 다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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