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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살린 설린저, MVP 외인도 한 수 접는 '설교수' 클래스 [프로농구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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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살린 설린저, MVP 외인도 한 수 접는 '설교수' 클래스 [프로농구 PO]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23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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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 시즌 프로농구 최고 외국인 선수도 ‘설교수’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안양 KGC인삼공사가 제러드 설린저(29)를 앞세워 언더독의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22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PO(5전 3승제) 1차전 원정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5-67로 꺾었다.

홀로 팀 득점 절반 이상인 40점(13리바운드)을 기록한 설린저가 이끈 경기였다. 설린자와 현대모비스의 대결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었다.

안양 KGC인삼공사 제러드 설린저(왼쪽)가 22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프로농구 4강 PO 1차전에서 매치업 상대 숀 롱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사진=KBL 제공]

 

4강 PO 1차전 승리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78.3%(36/46). 양 팀 모두 승리가 간절했다.

6강 PO 3경기를 거치고 온 KGC인삼공사는 강했다. 설린저가 선봉에 섰다. 설린저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스타로 대체 외국인 선수로 KGC인삼공사에 합류할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앞서 KBL을 거쳐 간 다른 선수들처럼 단순히 NBA를 경험한 수준이 아니라 5시즌 동안 269경기에 출전해 10.8득점 7.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최근 몇 년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그는 중국프로농구(CBA)를 거쳐 KBL에 입성했는데 과거에 비해 불어난 몸집에도 클래스를 입증했다. 단 10경기에만 나섰으나 26.3점 11.7리바운드로 롱을 압도했고 이날 매치업에서도 한 수 위 기량을 입증했다.

3쿼터까지 19점을 넣은 그는 KGC가 52-47로 5점 앞선 채 시작한 4쿼터 원맨쇼를 펼쳤다. 팀 23점 중 홀로 21점을 책임졌다. 3점슛만 4개를 적중시켰다.

상대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올 시즌 21.3점 10.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두 부문 모두 1위에 올라 외국인 MVP까지 차지한 숀 롱. 그러나 설린저는 한 수 위 기량을 뽐냈다. 롱 또한 28점 13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설린저의 활약에 빛이 바랬다.

설린저는 4강 PO에서도 40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KGC인삼공사 우승 목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KBL 제공]

 

‘설 교수’라고 불릴 정도로 차원이 다른 기량을 보이는데, 큰 키(204㎝)에도 놀랍도록 뛰어난 슛을 장착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롱을 여러 차례 당황케 만들었다.

17점 7리바운드로 힘을 보탠 오세근은 “4쿼터는 설린저 대 현대모비스였다”고 말할 정도로 설린저의 기량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승리로 PO 통산 18승 10패, 승률 64.3%를 기록하며 최인선 감독(34승 20패·63.0%)을 앞질러 단독 선두로 올라선 김승기 감독 또한 “지금까지 코치도 오래 해보고 감독도 6년째인데 내가 뽑은 선수 중 설린저가 제일 머리가 좋다”고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세근과 김 감독에 대해 고마움과 함께 칭찬을 아끼지 않은 설린저는 매치업 상대 롱에 대해서도 “훌륭한 선수다. 외국 선수 MVP를 수상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막기 힘든 선수이고 훌륭한 리바운더”라고 호평했다.

설린저는 “큰 승리이자 필요했던 결과다. 원정 승리가 어려운데 팀으로서 공수 양면이 다 잘 됐다”면서 풀타임을 뛴 데 대해서도 “플레이오프이고 매 경기 이겨야 해 괜찮다”고 말했다.

3전 전승을 거뒀다고는 하나 6강 PO를 치르고 왔다는 체력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상대는 ‘만수’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 여전히 방심할 수 없지만 천금 같은 1승을 챙겼고 그 결과를 선사해준 설린저가 있어 KGC인삼공사의 봄 농구 해피엔딩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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