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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기운' KGC인삼공사, 설교수와 무서운 아이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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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기운' KGC인삼공사, 설교수와 무서운 아이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5.04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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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17.4%. 정규리그 3위팀의 우승 확률이다. 그러나 안양 KGC인삼공사는 그 가능성을 69.6%까지 끌어올렸다.

KGC인삼공사는 3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1차전에서 98-79 낙승을 거뒀다.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2위 울산 현대모비스를 셧아웃시키고 올라온 KGC인삼공사는 6강 PO 부산 KT전부터 7연승을 구가했다. 더 무서운 건 좀처럼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는 것이다.

안양 KGC인삼공사가 3일 전주 KCC와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위한 69.6% 확률을 챙겼다. [사진=KBL 제공]

 

◆ ‘설교수’ 특강은 계속, 막히면 풀어준다

이번 봄 농구 KGC인삼공사는 제러드 설린저(29)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주전급으로 맹활약하던 그는 여전한 기량으로 KBL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정규리그 10경기 평균 26.3점 11.7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올리며 6라운드 MVP를 거머쥐더니 봄 농구 들어서도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KCC도 설린저에 제대로 대비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설린저가 골밑을 파고드는데 많은 힘을 쓰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상황은 완전히 반대였다.

설린저는 이런 KCC의 수비를 예상이라도 한 듯 매치업 상대인 라건아를 외곽으로 유인했다. 3점슛도 워낙 뛰어나기에 라건아로서는 안 걸려들 수가 없었다. 그 사이 KGC는 무주공산인 골밑을 폭격했다. 페인트존에서만 46점을 넣었는데, 설린저는 4득점에 그쳤다. 오세근(14점, 총 16점)과 변준형(10점)을 비롯한 선수들이 과감히 골밑을 공략했다.

제러드 설린저는 영리함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사진=KBL 제공]

 

전창진 KCC 감독은 경기 전 “교수님(설린저)이 그렇게 잘하셔도 인삼공사 평균 득점은 78점밖에 안 된다. 우리가 80점 넣으면 이긴다”고 했는데, 설린저는 자신의 득점(18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을 평소에 비해 줄이면서도 동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KGC는 100점에서 단 2점 모자란 98점을 폭발하며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다.

앞서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영리하다”고 설린저를 극찬했던 김승기 감독은 “설린저가 전반에 4득점에 그친 뒤 선수들 모아놓고 ‘라건아가 나에게 많이 붙으니까 협력플레이를 하자’고 하더라.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설린저가 똑똑하게 해 줬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 완벽 세대교체, 약점이 없다

4년 전 두 번째 정상에 섰을 때 KGC는 외국인 데이비드 사이먼 외에 오세근, 이정현(KCC), 양희종을 중심으로 영광을 누렸다.

오세근이 핵심 선수라는 건 여전하지만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이정현은 팀을 떠나 상대팀으로 만나게 됐고 양희종은 과거처럼 많은 시간 코트를 누비지 못한다.

리그 최고 수비를 자랑하는 문성곤(오른쪽)은 공격력까지 장착해 KGC인삼공사 정상 도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KBL 제공]

 

그럼에도 KGC 전력은 오히려 더욱 탄탄해진 모양새다. 팀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이재도, 리그 최고 수준 돌파력으로 팀 공격에 다양성을 주는 변준형, 국내 정상급 슛터로 거듭난 전성현, 상대 에이스를 꽁꽁 틀어막는 문성곤까지 더해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됐다.

강력한 압박을 통한 스틸과 이를 이용한 속공, 질식 수비 등도 여전하다. 이날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김승기 감독은 “미스(실수) 하나 없는 경기였다”며 “전반에 스틸을 5개 하면서 범실은 하나도 없었다”고 제자들을 칭찬했다.

폭발한 공격력에 가려졌지만 수비도 흠잡을 데 없었다. 전창진 감독이 “하려던 게 하나도 안 됐다”고 실망감을 나타냈을 정도. 김 감독은 “오세근의 수비가 기가 막히게 잘 먹혀들었다. 거기서 승부가 갈렸다”며 “오세근이 전성기 시절 디펜스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원들 가파른 성장세 속 오세근의 건재함은 화룡점정이 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문성곤은 상대 주포 이정현을 2득점(3리바운드 3어시스트)에 묶으면서도 3점슛 3개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성현은 여전한 고감도 3점슛(3개)과 과감한 돌파로 15점, 이재도도 15점(3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 변준형도 10점을 넣었다. KCC로선 뚜렷한 수비 해법을 세울 수 없었다.

PO 7연승을 달린 KGC는 5일 2차전까지 이기면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타이 기록(종전 2014년 현대모비스 8연승)을 이루게 된다. 

전성현은 “경기 보셨으면 알 것 아니냐”고 자신감을 나타내며 “자만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8연승을 넘어 10연승을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KGC. 과연 팀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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