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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유령 작사가,' 정체는 SM 직원 아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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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유령 작사가,' 정체는 SM 직원 아내였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5.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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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직원이 소속 아티스트 노래 작사에 아내를 몰래 참여시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유령 작사가' 문제를 파헤친 방송이 오는 8일 방송된다.

6일 데일리안은 SM엔터테인먼트 직원이 소속 가수인 엑소, 보아 등의 곡에 아내가 참여한 가사를 회사 모르게 채택한 것이 발각돼 징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최근 해당 직원의 부적절한 업무 진행이 확인돼 이와 관련해 징계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 A&R 유닛장이었던 A씨의 아내가 작사에 참여한 곡은 엑소, 보아, 백현, 첸백시 등 총 15곡으로, A씨는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한 신탁코드를 공유하는 세 개의 이름을 번갈아가며 크레딧(저작권 리스트)에 올렸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예고편 캡처]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예고편 캡처]

 

A&R(Artists and repertoire)은 아티스트의 발굴, 계약, 육성과 그 아티스트에 맞는 악곡의 발굴, 계약, 제작을 담당하는 핵심 업무이며, 작곡가로부터 수급한 곡을 다수의 작사가들에게 의뢰한 후, 다시 가사를 취합, 채택하는 것까지 참여한다.

따라서 A&R 유닛장이었던 A씨가 아내가 참여한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고 가사를 선정한 행위는 공정성 위배, 권력 남용으로 볼 수 있다. 한편 A씨 아내가 참여한 가사는 모두 유명 작사가와 작업한 곡으로, 해당 작사가와의 유착관계도 의심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트위터(SNS)에 개설된 '익명의 케이팝작사가 대리인' 계정은 "돈은 바라지 않으니 크레딧이라도 제대로 실렸으면 좋겠다. 자신이 작사한 곡이 자신의 창작물로 제대로 인정 받았으면 좋겠다"면서 작사에 참여하지 않거나 한 두 글자를 수정해 크레딧에 올리는 이가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작사 참여 비중 상관없이 학원이 결정한 지분으로 저작권료가 결정되며, 소속사로부터 받은 작사비를 한 번도 지급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강생이 다른 퍼블리싱으로 옮기거나 독립을 할 경우 '배신'이라 표현하며 활동하지 못하도록 길을 막는다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달부터 "작곡 능력이 없어 작곡에 참여하지 않은 작곡가와 음악감독에게 갑질, 착취, 저작권 지분 강요, 작업비 미지급 등의 피해를 입으신 분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공지와 함께 가요계 저작권 관행에 대한 제보를 취재해 왔다.

오는 8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K팝의 유령들' 편에서는 대형기획사와 연루된 '유령 작사가'의 정체를 추적하면서, K팝을 사랑하는 창작자들의 열정과 노력을 무색하게 만드는 K팝 업계의 부조리한 관행은 없는지 파헤쳐본다.

SBS는 방송 전 미리보기를 통해 "일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힌 한 작사학원이 있었다. 학원의 대표는 400여 곡을 작업해 온 유명 작사가 김 원장(가명)"이라면서 "취재 결과 이 작사가는 유명 기획사에서 스타 가수들의 음악 활동 전반을 기획하는 A&R팀 책임자의 부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작사를 하지 않고 저작권료를 불법 수령하기 위해 이름을 올린 '유령 작사가'의 정체와 가요계 불공정한 관행들에 대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심층 취재 탐사한 내용은 8일 방송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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