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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끝, 손흥민 황의조 이강인 황희찬 코리안리거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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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끝, 손흥민 황의조 이강인 황희찬 코리안리거 희비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2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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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4일(한국시간) 부로 유럽축구 5대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정규 시즌이 일제히 종료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한 시즌 열심히 달려온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 등 코리안리거들도 6월 A매치 일정 앞서 한숨 쉬어가게 됐다.

2020~2021시즌을 돌아보면 해외파 선수들간 희비가 엇갈렸을 뿐만 아니라 흥망성쇠가 감지됐다.

손흥민(오른쪽)은 개인 커리어하이를 찍었음에도 팀 성적이 아쉬웠다. 단짝 해리 케인과 작별이 예고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올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22골 17도움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 커리어하이에도 웃지 못한 손흥민

손흥민은 24일 레스터 시티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최종전 원정경기에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 후반 추가시간 교체될 때까지 94분 뛰었다. 후반 31분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레스터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 자책골을 유도하며 4-2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4위 첼시(승점 68)에 승점 6 뒤진 7위(승점 62)로 마친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티켓을 확보했다. 손흥민은 데뷔 이래 개인 최고성적을 냈지만 토트넘은 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로파리그(UEL) 출전권을 모두 놓쳤고, 구단이 자랑하는 손흥민-해리 케인 듀오 잔류가 불확실하다. 

손흥민은 EPL 37경기에서 17골 10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사상 처음으로 2시즌 연속 10(골)-10(도움)을 작성했다. 예선 포함 UEL 4골 3도움, 리그컵 1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도움까지 더해 올 시즌 총 22골 17도움을 기록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공격포인트 및 최다골 기록이다. 

리그로 한정해도 개인 커리어 최다득점을 생산했다. 리그 전체 득점 공동 4위이자 도움 공동 4위, 공격포인트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차범근 전 감독이 1985~1986시즌 레버쿠젠 소속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작성한 한국선수 단일시즌 유럽리그 최다골(17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영혼의 파트너 케인과는 EPL 단일시즌 최다 합작골(14골) 기록을 경신하며, EPL 역대 최고 공격듀오 반열에 올랐다. 손흥민은 케인과 지금껏 EPL에서 34골을 함께 합주했는데,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보유한 EPL 역대 최다 합작골(36골)까지 2골만 남겨뒀다. 

단 올 시즌 득점왕과 도움왕을 석권한 케인이 이적을 선언하면서 '손케' 듀오 해체가 예고된다. 손흥민과 델레 알리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케인과 뜨겁게 포옹하며 이별이 다가왔음을 암시했다. 아직 재계약에 사인하지 않은 손흥민 미래 역시 알 수 없다. 우승을 위해선 더 늦기 전에 팀을 떠나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2022~2023시즌까지 계약된 그의 현재 추정 몸값은 8500만 유로(1160억 원)다.

황의조(가운데)는 프랑스 입성 2시즌 만에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연착륙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재성(오른쪽)은 홀슈타인 킬에서 아쉽게 다이렉트 승격에 실패했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한다. [사진=AP/연합뉴스]

◆ 황의조-이재성, 92라인 '훨훨'

손흥민과 대표팀에서 '92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스트라이커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이재성(이상 29·홀슈타인 킬)도 잊지 못할 시즌을 보냈다. 황의조는 유럽 진출 2년 만에 빅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고, 이재성도 염원하던 분데스리가 입성까지 한 단계만 남겨뒀다.

황의조는 24일 랭스와 프랑스 리그1 38라운드 원정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스타팅 출격해 2-1 승리에 일조했다. 보르도는 12위로 잔류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만 12골 3도움을 기록하며 박주영(FC서울)이 2010~2011시즌 AS모나코에서 남긴 한국인 리그1 한 시즌 최다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지난 시즌 보르도로 이적해 6골 2도움을 올린 황의조는 두 번째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며 가치를 높였다. 새 시즌은 다른 구단에서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계약기간은 2년 더 남았지만, 최근 보르도가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올여름 그를 이적시킬 공산이 크다. 박주영도 아스날(잉글랜드)로 이적하기 전 12골을 넣었던 게 오버랩된다.

킬 에이스 이재성은 승격에 도전하고 있다. 

킬은 같은 날 분데스리가2(2부) 최종전에서 후반에만 3골 얻어맞고 다름슈타트에 2-3 역전패하며 1부 다이렉트 승격에 좌절했다. 연승 행진으로 1위까지 올라섰던 킬은 마지막 2경기에서 모두 지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2위까지 주어지는 직행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오는 26일과 29일 1부 16위 쾰른과 홈 앤드 어웨이로 승격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자유계약선수(FA) 취득을 앞둔 이재성은 올 시즌에도 모든 대회 7골 4도움을 적립하며 에이스 노릇을 했다. 팀이 승격하지 못하더라도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 만큼 무난히 상위 레벨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다. 이강인(오른쪽) 이적설이 대두된다. [사진=EPA/연합뉴스]

◆ 이강인, 이제 정말 발렌시아 떠날까

이강인은 23일 우에스카와 라리가 최종라운드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81분간 피치를 누볐다. 37라운드 에이바르전부터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발렌시아도 1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올 시즌 라리가 24경기에 출전해 득점 없이 도움만 4개 기록했다. 선발로 15경기, 교체로 9경기 나섰다. 코파 델 레이(국왕컵)에선 1골을 넣었다.

2022년 6월까지 계약된 이강인은 만족할만한 수준의 기회를 얻지 못했고,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왔다. 올 시즌 개막전부터 2도움을 기록하며 리빌딩 중심이 될 것처럼 보였지만 올 시즌에도 기대만큼 중용되진 않았다. 시즌 내내 이적설이 불거졌다.

유스 때부터 이어져온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동행도 이제 정말 끝이 보이는 듯하다. 최근에는 울버햄튼(잉글랜드) 이적 가능성이이 꾸준히 대두됐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미 재계약 거부 의사를 전했다. 구단 입장에서도 이번 여름이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 어느때보다 이적에 무게가 실린다.

황희찬(오른쪽)은 RB라이프치히에서 첫 시즌 활약이 기대에 못 미쳤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권창훈은 지난 5년간 이어온 유럽생활을 마무리했다. 군 복무 앞서 K리그로 복귀한다. [사진=SC프라이부르크 공식 트위터 캡처]

◆ 정우영-황희찬 반등, 권창훈 국내 리턴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한국인 3인방도 2020~2021시즌을 마무리했다.

황희찬(RB라이프치히)은 23일 우니온 베를린과 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출격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후반 9분 교체됐다. 이로써 올 시즌 리그 18경기 동안 골 없이 도움 하나만 남겼다. 그는 UCL 3경기에서도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UCL 3골 포함 총 16골을 터뜨린 활약에 힘입어 큰 관심 속에 티모 베르너(첼시) 대체자로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부상과 코로나19 감염 여파로 부진했다. 그나마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결승에 출전하는 등 4경기에서 3골 2도움을 올린 건 위안거리다.

겨울 이적시장 임대를 추진했지만, 율리안 나겔스만 전 감독 반대로 무산됐다. 황희찬 기용에 인색했던 나겔스만 감독은 다음 시즌부터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잡게 돼 팀을 떠났다. 과거 잘츠부르크에서 함께했던 제시 마쉬 감독이 라이프치히에 부임하게 돼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우영은 같은 시간 열린 프랑크푸르트전에서 팀이 0-1로 뒤진 후반 31분 동점골을 넣었다. 1-3 패배를 막진 못했지만 시즌 4골째 작성하며 시즌을 마쳤다.

2018~2019시즌 뮌헨 2군을 시작으로 점차 입지를 늘려온 그는 올 시즌 성인 무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하며 다음을 기대케 했다. 소화한 리그 26경기 중 19경기나 교체로 투입된 점은 아쉽지만 유망주 딱지를 떼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 3월 한일전에서 A매치 데뷔전도 치렀고, 오는 7월 도쿄 올림픽 최종명단 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같은 팀 권창훈도 이날 후반 추가시간 교체로 잠시 피치를 밟았다. 군 복무를 위해 K리그1(1부) 무대로 복귀하는 그가 지난 5시즌간 이어온 유럽 생활 마침표를 찍었다. 유독 부상이 잦았던 권창훈은 최근 두 시즌 분데스리가 2골 포함 공식전 총 3골을 넣는 데 그쳤다. 올 시즌에는 리그에서 한 골도 못 넣었다.

현재로선 올림픽 와일드카드 발탁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군팀인 K리그2(2부) 소속 김천 상무 입대 전 친정팀 수원 삼성에서 하반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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