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소해준입니다. 저는 국가대표 선수들부터 유소년까지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며 그들의 멘탈 및 심리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본 칼럼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스포츠 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 또한 제가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답변만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소해준 칼럼니스트] 지난달 26일 축구계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3부 리그 양주시민축구단이 4년 연속 K리그1(1부)에서 우승한 '최강' 전북 현대를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2021 하나은행 FA컵 8강에 진출한 것이다. 지난해 FA컵 챔피언이자 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제패를 목표로 할 만큼 전력이 강한 상대가 양주의 끈끈함에 무너지고 말았다. 

양주는 어떻게 기적을 일군 것일까? 등번호 20번 미드필더 심운섭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동기나 간절함에서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저희 팀이 강했겠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가 정말 최선을 다해 준비했어요. 한 마음으로 원팀이 되고자 했죠. 저희가 노력한 방향이 그날 경기 흐름과도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것들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에 행운도 따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심운섭은 이날 승부차기에서 양주의 첫 번째 키커로 나서 가볍게 성공시켰다. 다소 부담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킥을 보여준 심운섭에게 승부차기 노하우를 물었다.

"승부차기는 아무래도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커요. 그런데 저는 이를 상대 골키퍼와의 심리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가끔 승부차기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방해하려는 것인지 주변에서 서성이거나 일부러 눈을 마주치고 말을 걸려는 선수들도 있어요. 저는 절대 반응하지 않아요. 오직 공만 보며 제가 어떻게 찰 것인지 생각하고 집중해서 차려고 하죠.”

필자가 심운섭을 알게 된 지 3년이 지났다. 매우 긍정적이고 도전정신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데 이유는 생소한 해외리그를 스스로 개척해 다녀왔기 때문이다. 겸손과 성실함도 그를 나타내는 단어다. 강점들이 많아서인지 심운섭은 피지컬·멘탈을 체계적으로, 주체적으로 관리한다. 두꺼운 심리학 서적을 추천해도 자신이 궁금했던 내용이라면 모두 읽고 내용에 대한 피드백까지 할 정도다. 다방면의 노력 덕에 이번 FA컵 16강전에서 놀라운 경기력을 펼치지 않았나 싶다. 심운섭은 평소 멘탈관리를 이렇게 설명한다.

"육체와 정신은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좋은 신체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요. 정신도 마찬가지죠. 뭐든 평소 관리가 중요해요. 그래서 저는 경기 전에 특별한 무엇인가를 일부러 하려고 하진 않아요. 그저 제가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것들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지키려고 노력할 뿐이죠.”

심운섭에게 남은 경기에 대한 각오를 물었다. 

"부상 없이,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하게 해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FA컵의 '신데렐라'가 된 양주가 8강전에선 또 어떤 드라마를 만들지 기대감이 커진다. 

█ 심운섭 경력

2012-2013 Nay Pyi Taw FC (미얀마)
2014 Vissai Ninh Binh FC, Long an FC(베트남)
2015 Ayeyawady FC(미얀마)
2016-2017 Kuantan FA(말레이시아)
2017 Long an FC(베트남)
2018 PDRM FA(말레이시아)
2019 FC Arart yerevan(아르메니아)
2020-2021 양주시민축구단

█ 수상

2014 베트남 슈퍼컵 우승
2014 AFC 컵 8강
2015 미얀마 차리티컵 우승
2015 미얀마 FA컵 우승

소해준 멘탈코치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한국멘탈코칭센터 대표 멘탈코치
- 2019 K리그 전남드래곤즈 멘탈코치
- 2020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전임감독 필수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능력개발 교육 멘탈코칭 강사
- 중앙대학교 스포츠운동 심리 및 상담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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