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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그려낸 오월의 청춘,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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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그려낸 오월의 청춘,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6.01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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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운명처럼 펼쳐진 로맨스를 그려낸 '오월의 청춘'이 참혹한 역사와 비극의 서막을 알렸다.

31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오월의 청춘’ 9회에서는 환자의 곁을 지키는 황희태(이도현)과 김명희(고민시)의 모습과 시민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일삼는 군인들의 참혹한 광경이 그려졌다. '오월의 청춘'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앞서 황기남(오만석)의 강압에 못 이겨 헤어졌던 황희태는 김명희를 찾아갔고, 더욱 굳건해진 사랑을 확인했다. 애틋한 두 사람의 입맞춤 장면과 광주로 향하는 군용트럭의 행렬이 이어져 다가올 비극을 암시했다.

 

[사진=이야기사냥꾼 제공]
[사진=이야기사냥꾼 제공]

 

이어 광주를 점령한 공수부대에 김명희가 붙들리는 전개가 이어졌다. 황희태가 군인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다가 머리에 부상을 입자, 김명희는 그와 함께 병원으로 피신했다. 곧장 떠나려던 두 사람은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앞당겨진 통금 시간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그런가하면 바꿀 수는 없다고 일침을 가하는 이수찬(이상이)과 “바꿀 수는 없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있다"고 외치는 이수련(금새록) 남매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뒤이어 이수찬은 골목길에서 어린 학생을 희롱하는 군인 무리를 마주했고, 일반 시민은 해치지 않는다고 믿었던 그가 나섰다가 일격을 당하는 모습이 그려져 충격을 안겼다.

방송 말미에는 군인에게 구타당한 하숙집 과외 학생 이진아(박세현)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고비를 넘긴 것도 잠시, 실탄을 건네받는 김경수(권영찬)와 서로의 손을 맞잡은 황희태와 김명희를 비추던 전등이 꺼지는 엔딩 장면이 안방극장을 숨죽이게 했다.

뒤이어 “함께라면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 모든 전조를 이기는 그 알 수 없는 믿음 하나. 그러나 미처 알지 못했다. 그 벼락 역시 단지 전조였을 뿐. 실제로 우리 앞에 다가오는 건 거대한 태풍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태풍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날아가지 않게 서로의 손을 잡는 것뿐이었다”라는 황희태의 내레이션이 앞으로 펼쳐질 비극을 예고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렇듯 '오월의 청춘'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기에 '역사가 곧 스포일러'가 된다. 막바지에 접어든 드라마는 당시 일상을 살아가던 평범한 학생, 시민의 눈으로 대검에 찔린 자상 환자, 병원을 향한 계엄군의 조준 사격 의혹 등 그 날의 광주에서 벌어졌던 비극을 그려냈다. 이는 곧 시청자들에게도 '무너지는 일상'에 대한 공포를 생생하게 전해 여운을 남겼다.

역사의 소용돌이 아래 실재했던 인간 군상을 담아낸 다양한 인물들과 캐릭터를 숨쉬게 하는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섬세한 연출력으로 더욱 현실감을 더한 '오월의 청춘'이 어떤 이야기로 역사의 틈새를 메울지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5일 방송된 ‘오월의 청춘’ 8회가 전국 가구 시청률 기준 5.7%(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가운데, 매주 월화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되는 KBS 2TV '오월의 청춘'은 총 12부작으로 오는 8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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