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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의 이름으로', 특별했던 125번째 A매치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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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의 이름으로', 특별했던 125번째 A매치 [SQ현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09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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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대승에도 어느 때보다 차분했고 엄숙하기까지 했다. 한국 축구 전설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비공식 125번째 경기의 분위기였다.

한국과 스리랑카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이 열린 9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경기장 곳곳엔 상징적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지난 7일 향년 50세로 세상을 떠난 유상철 감독을 기리는 문구들이었다.

“우리의 외침에 투혼으로 답한 그대를 기억합니다.” 붉은악마가 준비한 현수막의 문구는 경기에 나선 선수들이나 4008명 관중들이 이 경기를 어떠한 마음으로 맞이했는지를 잘 대변해줬다.

선제골을 넣고 유상철 감독의 기념 유니폼을 들고 특별한 세리머니를 연출한 김신욱(왼쪽에서 3번재).
선제골을 넣고 유상철 감독의 기념 유니폼을 들고 특별한 세리머니를 연출한 김신욱(왼쪽에서 3번재).

 

지난해 10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도 인천의 잔류를 이끌었던 유 전 감독은 건강해져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채 지난 7일 영면했다. 축구계는 슬픔에 빠졌다. 한국 축구사에 큰 족적을 남긴 유 전 감독의 별세에 축구 팬들 또한 통탄스러워 했다.

경기에 앞서 국가대표로 맹활약했던 ‘멀티플레이어 유상철’ 헌정영상과 추모 이미지가 전광판을 통해 노출됐다. 이어 선수들은 물론이고 관중들까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고인을 넋을 기리는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선수들은 검정색 암밴드를 착용하고 나섰고 관중들은 유상철 감독을 상징하는 등번호 6번을 떠올리며 전반 6분간 응원을 펼치지 않았다. 응원단인 붉은악마와 협의해 추모 통천과 국화꽃 66송이를 부착한 현수막도 게시했다.

경기 전 유상철 전 감독의 헌정연상을 지켜보고 있는 선수들.

 

붉은 악마 응원단엔 경기장 스탠드에 ‘우리의 외침에 투혼으로 답한 그대를 기억합니다. 故 유상철 감독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귀를 새긴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인천 유나이티드 서포터즈는 ‘그대와 함께한 시간들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고인과 추억을 되새겼다. 유상철 감독의 생전 모습을 담은 대형 걸개그림도 함께 준비했다.

전반 6분 이른 선제골이 터졌다. 골을 넣은 김신욱은 벤치로 향해 6번과 유상철 감독의 이니셜이 새겨진 유니폼을 펼쳐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주 포지션은 미드필더는 물론이고 최전방 공격수, 최종 수비수에서도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며 멀티플레이어의 대명사로 불린 유상철 감독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파격적인 용병술을 쓰며 4강 신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도 활용폭이 넓은 유 전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관중석에 걸린 붉은악마 걸개와 66송이 국화.
관중석에 걸린 붉은악마 걸개와 66송이 국화.

 

전날 2002년 월드컵에서 맞붙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애도의 뜻을 전했던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추모 행사들은) 상당히 슬픈 순간이었다. 이 경기를 진지하게, 끝까지 프로답게 하는 게 더 중요했던 이유이기도 하다”며 “유족들과 한국 국민들, 축구계에 모두 힘든 시간이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A매치 124경기에 나서 18골을 넣었던 유상철 전 감독. 그를 대신한 기념 유니폼과 함께 한 스리랑카전은 유 전 감독의 마지막이자 비공식 125번째로 깊은 의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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