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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이다영 복귀? 흥국생명 향한 상반된 시선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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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이다영 복귀? 흥국생명 향한 상반된 시선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6.25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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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체육계 학교폭력(학폭) 논란의 중심에 선 뒤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이재영·다영(이상 25·흥국생명) 쌍둥이가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당연히 여론은 좋지 않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지난 22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선수인권센터 발족을 제안하면서 "쌍둥이 자매를 2021~2022시즌 선수로 등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새 시즌 선수 등록 마감일은 오는 30일. 이때까지 쌍둥이 자매를 선수로 등록하지 않을 경우 둘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아직 계약기간이 2년 남은 상황에서 구단은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단장은 "이재영은 흥국생명에서 뛰게 하되 이다영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코트 복귀 수순이다.

이재영(오른쪽)-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잘못을 구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흥국생명은 2021~2022시즌에 이재영(오른쪽)-이다영 쌍둥이 자매를 선수로 등록할 계획이다. 반발이 상당하다. [사진=스포츠Q(큐) DB]

김여일 단장은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푼다는 것은 오해"라며 "선수에 대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두 선수가 FA가 돼 다른 구단과 계약하면 구단으로서는 손실이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쌍둥이 자매는 피해자 측과 원만한 대화가 불발됐고, 현재는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학폭 사실을 인정했지만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바로 잡겠다는 것. 이후 이재영은 소속팀에 복귀하고, 이다영은 해외로 이적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둘은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했던 사과문을 내린 상태다.

이다영은 이달 초 그리스 리그 이적설이 불거졌다. 구체적인 팀 이름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기는 했지만 흥국생명은 선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라며 반발했다고 전해진다. KOVO 역시 프로 데뷔 전 있었던 일에 대해 소급 징계를 강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쌍둥이 자매 복귀에 제재를 가할 수 없다.

이에 두 가지 시선이 엇갈린다.

이다영(왼쪽), 이재영 쌍둥이 자매가 FA시장에 뜬다. [사진=FIVB 제공]
이재영(오른쪽), 이다영 쌍둥이는 피해자 측과 소송 중이다. 폭로 내용 중 사실이 아닌 내용에 대한 오명을 벗고 코트로 복귀하겠다는 의중이 깔렸다. [사진=FIVB 제공]

하나는 프로 입문 이전에 있었던 일로 프로 이후 행보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논리다. 선수를 보유한 구단이 쌍둥이를 선수로 등록하거나 이적시키는 일은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최근 일부 누명을 벗은 박상하(현대캐피탈),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송명근(OK금융그룹) 등은 현 소속팀과 새로 계약하면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한편으론 김연경(상하이 유베스트)이 다시 해외로 나가는 상황에서 V리그 내 스타 부재를 걱정하기도 한다. 제7구단 창단 등 외연적으로는 확장됐는데 전반적인 리그 수준이 이전보다 떨어지거나, 팀 간 전력 차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전체 배구 인기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대다수 팬들은 흥국생명을 비판하고 있다.

아직 쌍둥이 자매 학폭 의혹이 완벽하게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별도 언급 없이 선수 복귀를 추진하는 건 팬심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것. 많은 누리꾼들은 불편한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쌍둥이 학폭 건의 경우 수위가 상당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학폭 이슈가 체육계 전체를 강타하기에 이르렀다. 중대한 사안으로 여겨졌던 만큼 명확히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쌍둥이 거취나 법적 대응 상황에 대해 함구했던 흥국생명이 구단으로서 권리만 주장하는 행태 역시 비판을 가중시킨다. 흥국생명이 실제로 쌍둥이를 선수로 등록해 활용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프로배구 전체 이미지 추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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