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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51) 나정은] 스포츠심리상담사, 4차 산업혁명에 각광받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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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51) 나정은] 스포츠심리상담사, 4차 산업혁명에 각광받는 직업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1.07.0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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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양고은 객원기자] 운동선수가 자신이 가진 역량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체력과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멘탈 트레이닝이 더해져야 비로소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 

프로스포츠에선 최근 선수들의 멘탈 관리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여러 종목에서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이 경기력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포츠심리상담사란 직업을 향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산업 직업을 탐방하는 스포츠잡알리오 미디어스터디(스미스) 스포츠JOB아먹기가 케이스포츠심리상담센터 나정은 팀장을 인터뷰 했다. 선수들의 심리적 성장과 개인의 잠재력을 일깨워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인물, 심리상담사를 만나보자. 

케이스포츠심리상담센터 나정은 팀장.
나정은 케이스포츠심리상담센터 팀장.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케이스포츠심리상담센터 팀장 나정은입니다."

- 스포츠심리상담사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스포츠심리상담사는 현장에서 개인이나 팀의 심리적 어려움·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상담을 진행합니다. 나아가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려 실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탈 트레이닝도 담당합니다."

 

상담 중인 나정은 팀장(오른쪽).
상담 중인 나정은 팀장(오른쪽).

- 스포츠심리상담사와 일반심리상담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일반심리상담이라고 하면 흔히 중·고등학교 위(Wee)클래스 상담선생님을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나 부모님과의 갈등과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상담을 진행하는 것을 일반심리상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을 앓고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 목적으로 진행되는 상담은 임상심리상담의 분야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포츠심리상담은 팀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어려움들이나 개인적인 고충을 해결하는 상담뿐만 아니라 엄청난 경쟁 상황과 압박감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심리적인 기술을 트레이닝하고 수행능력을 향상시키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스포츠심리상담사라는 직업을 하게 될지도 상상을 못했습니다. 저는 무용과를 졸업하고 3년 정도 승무원 생활을 했는데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시차도 계속 바뀌고 외로운 타지생활을 3년 하다 보니까 가벼운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앓게 되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운동이었습니다. 운동을 하니 마음이 좋아지고 가벼운 우울증도 사라지는 걸 깨닫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후 대학원에서 스포츠심리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죠. 그리고 '어쩌면 논문을 쓰고 이론을 좀 더 알아가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적용했을 때 효과가 나타나는 게 스포츠심리학의 꽃이구나' 생각해 직업에 도전했고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습니다.”

연수 교육 중인 나정은 팀장.
연수 교육 중인 나정은 팀장.

- 스포츠심리상담사를 꿈꾸는 취준생, 대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상담은 인간에 대한 심리적인 고찰과 다방면의 지식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축구선수 출신이라고 해서 축구라는 스포츠기술 하나로 상담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연륜과 깊은 지식, 다양한 인간에 대한 고찰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석사 이상을 추천드립니다. 어느 학교든 좋아요. 상담학이나 스포츠심리학을 반드시 공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스포츠심리학회에서 주관하는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연수가 있습니다. 스포츠심리학회에서 3급을 이수하고 2급의 현장수련 활동을 거치게 되면 2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3~1급 총 세가지의 자격이 있는데 최소 2급 자격을 취득해야 현장에서 상담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격조건을 충족합니다. 요즘은 정규직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선수촌 내 개발원이나, 국가대표를 지원하는 밀착지원팀에 소속되어 일을 하고 싶다면 적어도 석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하는 게 좋습니다."

- 스포츠심리상담사를 꿈꾸는 수험생을 위해 추천할만한 학과가 있을까요?

"일단 스포츠심리상담사 앞에 붙은 단어 스포츠를 꼭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스포츠심리상담사는 스포츠를 공부하고 겪어본 사람이 이 일을 하는데 훨씬 더 전문적이고 깊은 지식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내가 진학한 학과가 체육과 전혀 상관이 없다면 복수전공을 통해 일반상담학이나 교육학 등 상담 관련 공부를 하시고, 이후 대학원에서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하면 현장에서 일하는데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서울스포츠과학센터 스포츠과학교실 특강 중인 나정은 팀장.
서울스포츠과학센터 스포츠과학교실 특강 중인 나정은 팀장.

- 상담을 진행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운동을 그만두기 직전까지 갔던 선수가 상담을 통해 마음을 되잡고 톱으로 올라갔을 때가 아닐까요? 우승 트로피와 메달을 들고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니었다면 저 포기했을 것 같아요’라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상담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원동력이자 제가 이 일을 놓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선수가 부모님, 코치님, 구단, 스태프 등 다양한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건데 그 공을 저에게 돌려줄 때 정말 감동이고 고맙죠.”

- 상대의 마음을 여는 팁이 있을까요?

"라포 형성을 하는 상담사들만의 다양한 기법이 있겠지만, 저는 일단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자’고 다짐합니다. 사람마다 개인의 성격과 성향, 기분에 따른 코드가 다릅니다. 제 앞에 있는 선수와 몇 마디 나누다 보면 ‘아 이 사람은 밝은 성격이구나’ 혹은 ’아 이 사람은 차분하고 조심스럽구나’ 같이 상대의 성격과 성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상대의 코드를 파악한 다음 딱 맞춰주는 겁니다. 일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상대가 소심하고 차분한 성격이라면 나 또한 상대의 성격에 맞추어 대화를 시도합니다. 그러면 앞에 있는 사람은 훨씬 더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일이네요. 본인이 힘든 건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스포츠심리상담사도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아야 더 좋은 상담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가끔 제가 어려운 상담을 진행하고 되돌아서 저를 돌아보면 제 마음이 마치 쓰레기가 된 것 같아요. 그럴 때 저 또한 다른 상담사에게 마음을 털어 놓아요. 상담사와 상담사끼리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요. 

또 명상으로 마음을 가다듬고는 하는데요. 내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마음에 쌓여있는지 알아차리고 내보내려 합니다. 또 운동만큼 현재 집중하고 몰입하는 경우가 드문 것 같아요. 운동을 하는 동안 내 몸과 마음, 생각에 집중하다 보면 내 마음에 있던 스트레스도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 스포츠심리상담사 전망은?

“스포츠심리상담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큰 물결 안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미래에 굉장히 각광받는 직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선수를 육성하는데 피지컬 트레이너가 한 명 필요하면 멘탈 트레이너 역시 한 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인식으로 점차 바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연아, 박세리 선수 같은 국가대표의 마인드를 일반인들도 굉장히 궁금해하고 닮고 싶어합니다.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의 스포츠심리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사들이 군인이나 경찰의 멘탈 전략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미국 같은 경우 이미 상용화가 되어있기도 하고요. 한국에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열심히 해서 앞서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정은 팀장.
선수를 이해하려 스포츠를 경험 중인 나정은 팀장.

-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스포츠심리상담사는 선수 출신들이 많이 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저는 비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저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각종 스포츠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준비하고 있는 것은 골프인데요. 6월에 작은 테스트가 있어 준비하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내가 수없이 많이 골프선수들과 교류하면서도 그간 공감했던 건 100분의 1 밖에 안되는구나'였어요. 

이렇게 실제 현장을 경험해보면서 조금이나마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도전하고 경험하는 것들을 바탕으로 더 깊이 있는 상담을 하고 싶은 게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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