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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김수지 복귀, 라바리니가 택한 경험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최종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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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김수지 복귀, 라바리니가 택한 경험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최종명단]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0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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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결국 김희진(30)과 김수지(34·이상 IBK기업은행)가 올림픽에 가게 됐다. 최종적으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두 베테랑의 경험을 택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5일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최종명단(12명)을 발표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 5~6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최근 경남 하동에서 치른 코호트 훈련을 지켜보며 고심 끝에 엔트리 12명을 추렸다.

눈에 띄는 건 부상으로 VNL에 뛰지 못한 김희진과 김수지가 복귀한 점이다. 둘은 VNL 직전 부상이 발견돼 대표팀과 동행하지 못했다. 라바리니 감독 부임 후 줄곧 붙박이 주전으로 뛴 그들이 결국 최종 선택을 받았다.

김연경(왼쪽 첫 번째)에게 집중됐던 공격점유율을 김희진(등번호 4)과 이재영(왼쪽 세 번째)이 분산한 게 이번 대회 가장 큰 변화다. [사진=FIVB 제공] 
베테랑 김희진(등번호 4)과 김수지(오른쪽 두 번째)가 대표팀에 합류했다. [사진=FIVB 제공]

김희진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김수지는 미들 블로커(센터)다. 

김희진은 소속팀에서 센터로 플레이할 때가 많지만 대표팀에선 주포로 활약했다. 지난 2019년 월드컵 당시 김연경(상하이 유베스트), 이재영과 공격 삼각편대를 이루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수지는 양효진(현대건설)과 함께 주전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경험이 풍부해 상대 공격을 읽고 길목을 막는 리딩 블로킹에 강하다. 키 188㎝로 국제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주전 레프트 라인은 김연경과 이소영(KGC인삼공사)으로 꾸릴 전망이다. 표승주(IBK기업은행)가 뒤를 받친다. 박정아(한국도로공사)는 VNL에서 레프트와 라이트를 모두 소화하며 팀 간판 공격수 구실을 했다. 올림픽 본선에서도 좌우를 가리지 않고 활약할 전망이다. 

수비도 좋은 이소영은 VNL에서 이재영 자리를 잘 메웠다. 이번에 리베로를 오지영(KGC인삼공사) 단 한 명만 선발했다. 이소영은 리시브 라인에도 큰 힘을 보태야 한다. 라이트로 대표팀에 가게 된 정지윤(현대건설)이 조커로 활약해주고, 박정아가 레프트에서 상대 서브를 견뎌낸다면 날개 공격진 경쟁력은 더 올라간다.

양효진, 김수지와 함께 도쿄행 티켓을 거머쥔 센터는 1999년생 박은진. 라바리니 감독은 VNL에서 한송이(이상 KGC인삼공사)와 이다현(현대건설)까지 점검했는데, 서브에서 두각을 나타낸 박은진이 낙점받았다. 지난 시즌 블로킹 1위이자 2012 런던 올림픽 4강 당시 레프트로 뛰었던 한송이가 이번엔 센터로 올림픽에 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VNL 활약이 아쉬웠다.

이다현(왼쪽)과 안혜진도 국제대회를 통해 성장했다. [사진=FIVB 제공]
안혜진(오른쪽)이 염혜선과 함께 세터로 도쿄에 간다. [사진=FIVB 제공]

가장 각축전을 벌인 포지션은 세터였다. 결국 기존에 라바리니 감독 배구를 잘 알고 있던 염혜선(KGC인삼공사)과 높은 타점에서 빠른 토스를 쏘는 안혜진(GS칼텍스)이 발탁됐다. VNL을 통해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기대 이상 활약을 보여준 김다인(현대건설)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라바리니 감독은 "긴 시간 고민해 팀 전술에 좀 더 부합하는 선수를 선발했다. 개인이 가진 역량에 대해 부정적인 판단을 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육서영(IBK기업은행)을 포함해 VNL에 함께했지만 최종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들을 위로했다.

이어 "지금까지 팬분들께서 보내주신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선수단 모두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올림픽을 잘 준비하겠다"라고 힘줬다.

지난 시즌 중반 대표팀 핵심이었던 레프트 이재영-세터 이다영 쌍둥이 자매 학폭(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졌고, 대표팀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게 됐다. 이후 김희진과 김수지, 강소휘(GS칼텍스)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올림픽 전망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듯했다.

VNL에 출전한 선수들 상당수가 라바리니 감독 배구에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이었다. 대회 초반 연패를 거듭하던 대표팀은 주차를 거듭할수록 조직력이 살아났고, 본선에서 만날 세르비아를 제압하는 등 자신감을 얻은 채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가운데)이 경기 중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VNL 공식 홈페이지 캡처]
스테파노 라바리니(가운데) 감독은 고심 끝에 12인 명단을 꾸렸다. 리베로가 오지영(등번호 9) 한 명이라 이소영(등번호 1)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사진=FIVB 제공]

한국 여자배구는 1976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4강에 진출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졌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선 8강 탈락했다. 3번째 본선 무대를 밟는 김연경은 마지막 올림픽에서 메달만 바라보고 있다. 

현재 세계랭킹 14위 한국 여자배구는 오는 25일 브라질(3위), 27일 케냐(24위), 29일 도미니카공화국(6위), 31일 일본(5위), 8월 2일 세르비아(13위)와 A조 예선을 벌이는 일정이다. 각 조 6개 팀 중 상위 4개 팀이 8강에 진출한다. 미국(1위), 중국(2위), 터키(4위), 러시아(7위), 이탈리아(9위), 아르헨티나(16위)가 속한 B조 1∼4위와 크로스 토너먼트를 치른다. 

조별리그 순위를 높일 수록 4강 진출 가능성도 커진다. 8강에서 미국, 중국 등 강호를 피하려면 예선에서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해야 한다. 조 최약체로 통하는 케냐를 확실히 잡고 도미니카공화국, 일본전에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그림이다.

VNL을 마치고 하동에서 코호트 훈련을 하던 대표팀은 6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해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 이후 20일 오전 격전지 일본 도쿄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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