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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드디어, 마인츠행 이유와 기상도 [해외축구 이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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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드디어, 마인츠행 이유와 기상도 [해외축구 이적시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7.08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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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우리만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이재성(29)의 가치가 드디어 빛을 발했다. 이젠 독일 2부 리그를 벗어나 분데스리가로 향한다.

이재성의 마인츠행이 임박했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지난 6일(한국시간) “이재성이 마인츠로 간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다양한 소스로 이재성의 마인츠행이 확실시되고 있다. 공식발표만 남겨두고 있다는 것.

3년간 길었던 2부리거 생활을 마치고 이젠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한 분데스리가에서 경쟁한다. 축구 팬들에게 한층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됐다.

이재성이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로 이적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017년 K리그 클래식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이재성은 이듬해 분데스리가 2부 홀슈타인 킬로 이적했다. 3시즌 기록은 104경기 23골 25도움. 이적 직후부터 팀 핵심 선수로 거듭난 이재성은 2부 리그 수준을 초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여름에도 이적설이 나왔으나 킬을 요구를 완벽히 메워준 구단은 없었고 이적료를 얻지 못하더라도 승격을 위해 이재성을 1년 더 품기로 했다.

킬은 플레이오프에서 쾰른에 져 결국 1부 승격에 실패했고 이재성은 결국 자유계약선수(FA)로 시장에 나왔다.

이미 분데스리가2에서 검증을 마쳤다. 특히 지난 시즌 DFB 포칼에서 4강까지 진출하며 보인 활약은 이재성이 1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줬다. 최강팀 바이에른 뮌헨 당시 사령탑 한지 플릭은 이재성을 경계 대상으로 꼽기도 했다.

이재성을 품은 건 마인츠. 차두리, 구자철, 박주호가 몸담았고 지난 시즌까지 지동원이 뛰어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구단이다. 지난달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전에서 발목을 다친 뒤 재활 중이던 이재성은 국내에 머물며 메디컬테스트를 받았고 마인츠에 결과를 보냈다.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마인츠는 이재성의 영입을 확정지었다.

이재성은 차두리, 구자철, 박주호, 지동원에 이어 5번째 마인츠 소속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마인츠는 분데스리가 중위권에 꾸준히 머물고 있는 팀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마인츠 출신으로 선수 시절 명장 위르겐 클롭, 토마스 투헬 감독을 모두 경험한 보 스벤손(42) 감독을 데려온 것. 시즌 중반까지 강등위기에 있던 마인츠를 이끌고 강팀들을 연달아 잡아내며 9승 6무 5패를 거두고 최종 12위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이재성의 마음을 움직인 건 스벤손의 적극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영국 에이전트를 통해 영상 통화를 요청했고 팀 핵심선수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내 이재성을 품을 수 있었다. 

내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이재성에게 지리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킬 시절 대표팀 소집 때마다 고생이 많았다. 차를 타고 1시간 30분 동안 함부르크 공항으로 이동해 국내선을 타고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그러나 마인츠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거리는 30분 가량.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컨디션을 유지하기 좋은 조건이다.

한인이 많고 상대적으로 번화한 도시라는 점도 매력적. 마인츠가 한국을 비롯한 친아시아 구단이기도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마인츠행에 긍정적이었던 것도 이 같은 이유를 빼놓을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주전 경쟁. 전망은 밝다. 핵심 중앙 미드필더로 뛰던 다니엘 라차가 중원에서 활약했으나 2부로 강등된 친정팀 샬케04로 이적했기 때문.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이재성은 장-폴 보에티우스(27), 레안드루 바헤이루(21), 도미닉 코어(27) 등과 함께 중원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홀슈타인 킬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이재성은 마인츠에서도 공격을 이끌 키 플레이어로 활약할 전망이다. [사진=홀슈타인 킬 페이스북 캡처]

 

특히 지난 시즌 잔류를 위해 확실히 승점을 챙기는 플레이를 펼치다보니 공격의 세밀함이 부족했는데, 창의성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이재성은 2번째 시즌을 맞는 스벤손 감독의 전술을 완성시켜줄 선수로 낙점받았다고 볼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이재성의 적응을 도울 것으로 보였던 지동원이 계약해지된 것. 마인츠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동원은 한국으로 돌아간다. FC서울로 완전 이적할 것”이라며 행운을 빌었다.

2019~2020시즌을 앞두고 FA로 마인츠에 입단한 지동원은 무릎 부상으로 긴 시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고 회복 후에도 잦은 부상과 부진이 겹쳐 활약이 미진했다. 이후 분데스리가2 브라운슈바이크로 임대 이적을 떠났으나 반등하지 못했고 마인츠는 고액 연봉자인 지동원과 이별을 택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간절함이 컸던 이재성이다. 지난달 대표팀 소집 후 인터뷰에서 “(지난 3년은) 내 꿈을 이뤄가는 첫 단계였고 나를 유럽에 알릴 기회였다”며 “EPL과 분데스리가를 선호한다. 그곳이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꿈에 바짝 다가섰다. 이젠 한 단계 나아가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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