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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예능, 생존 키워드는 '과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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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예능, 생존 키워드는 '과몰입'?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7.13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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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1년 만에 돌아온 tvN 추리 어드벤처 예능 '대탈출 시즌4'가 지난 11일 포문을 열었다. 방대한 세계관과 거대한 세트장 등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뚜껑을 열자 혹평이 쏟아졌다. 무성의한 출연자 태도가 시청자들의 실망을 부른 것.

지난 2018년 시즌 1을 시작으로 매해 새 시즌을 선보이며 두터운 마니아 층을 형성한 '대탈출' 시리즈는 DTCU(대탈출 유니버스)라 명명된 프로그램 자체 세계관까지 생길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 촘촘한 배경 디테일, 각 스토리별 연계성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이번 시즌 첫 에피소드는 앞선 시즌 4에서 1919년을 무대로 했던 '백 투 더 경성 편'의 후속으로 꾸며졌다. 경성에서 탈출한 후 타임머신에 다시 탑승한 멤버들은 수천년 전 가상의 부족국가 '아한'에 도착했다.

 

[사진=tvN 제공]
[사진=tvN 제공]

 

아한에서 멤버들은 타임머신 개발자인 김태임 박사가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과, 김태임 박사를 모함해 감옥에 가둔 새로운 제사장 ’신의 뜻을 아는 자‘가 전에도 그를 죽이려 했던 양지원 대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양지원 대표를 막고 김태임 박사를 구해 아한을 탈출하는 것이 멤버들의 주요 미션인 것이다.

시즌을 잇는 세계관이 그려지는 첫 에피소드 방영을 앞두고, 연출을 맡은 정종연 PD는 시즌 4 제작발표회에서 시청자들에게 시즌 3 '타임머신 연구소', '백 투 더 경성' 편의 재시청을 당부한 바 있다. 물론 멤버들에게도 복습을 당부한 사전 미팅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촬영 당일, 신동, 유병재를 제외한 멤버 대부분이 "보고 오라는 말 자체를 까먹었다"라며 장난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김종민은 "지금 시즌 몇이냐"라고 묻는가 하면, 김동현은 "(내용이) 하나도 기억 안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종민, 김동현, 피오는 급히 유튜브에서 편집본을 보려고 했으나 "너무 많다"며 이내 포기했다. 결국 유병재는 멤버들에게 전 시즌의 스토리를 설명해야 했다.

촬영에 돌입한 후에도 타임머신의 비밀번호를 기억하고, 아한으로 온 양지원 대표의 얼굴을 알아챘던 사람은 신동뿐이었다. 이외에도 중간중간 유병재, 신동의 설명이 이어졌다. 스토리 진행상 중요한 부분임에도 주요 암구호, 인물 등을 까맣게 잊어버린 타 멤버들의 모습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에피소드를 재시청하며 세계관에 빠져들 준비를 마친 시청자들과 달리, 거대한 세트장에 감탄하기 바쁠 뿐 스토리 파악은 못한 채 겉도는 멤버들의 안이한 태도가 팬들의 실망을 부른 이유였다.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과몰입'은 시청자들만 했다", "우리만 진심이었나보다" 등 반응을 보이며 거세게 비판했다.

 

[사진=SBS '골 때리는 그녀들' 제공]
[사진=SBS '골 때리는 그녀들' 제공]

 

'과몰입'이란 지나치게 깊이 파고들거나 빠짐, 혹은 그런 상태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드라마⋅영화⋅예능⋅아이돌 그룹 등 콘텐츠를 단순히 시청하거나 소비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콘텐츠 안에 빠져들어 120% 즐기는 상황을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예능 시청자의 '과몰입'에는 무엇보다 출연진의 '과몰입'이 필수 조건이다. 거대한 스케일의 세트장, 방대한 스토리의 세계관 등 콘텐츠의 완성도가 아무리 높아도, 정작 출연진들이 한 발짝 물러나 있다면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김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지난달 정규 편성된 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SBS 스포츠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은 출연진의 '과몰입'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좋은 예 중 하나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출근길에 축구 연습을 하는 최여진의 기사 사진, 후배 신봉선에게 '예능 마인드로 하지 말라'고 혼났다는 이경실 인터뷰를 공유하며 이들의 열정을 응원하고 있다.

치열한 승부차기 끝에 감격해 오열하는 출연진에게 "우승 상품으로 군 면제라도 걸려있는 줄 알았다"는 댓글을 다는 시청자들은 '축구에 진심인' 출연자들과 함께 이들 여섯팀의 리그에 충분히 '과몰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소비자의 '과몰입'은 곧 코어 팬덤의 형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제작진들이 시청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길 준비를 마쳤다면, 출연진들 역시 최선을 다해 몰입해 시청자들을 이끄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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