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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원 강재민 대신 김진욱, 김경문 감독은 왜? [올림픽 야구 최종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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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원 강재민 대신 김진욱, 김경문 감독은 왜? [올림픽 야구 최종명단]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16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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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원정 숙소 술자리 및 방역수칙 위반 논란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내야수 박민우(28·NC 다이노스) 대신 신인 투수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이 '김경문호'에 승선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 "롯데 좌완 김진욱을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엔트리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대표팀 기술위원회와 김경문 대표팀 감독, 코칭스태프는 14일 박민우가 대표팀에서 하차한 후 대체 선발을 논했다. KBO가 지난 3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에 제출했던 사전등록 명단(154명)에서 김진욱을 택했다.

이로써 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투수 11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4명 등 총 24명으로 구성된다. 대표팀은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소집 훈련에 돌입한다.

박민우와 같은 내야수가 아닌 투수를 한 명 더 추가한 게 눈에 띈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또한 시범경기에서 놀라운 활약으로 개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br>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야구 국가대표팀 '김경문호'에 승선했다. [사진=연합뉴스]

공백을 내야수로 메운다는 가정 하에 올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정은원(한화 이글스),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안치홍(롯데) 등이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정은원은 2루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3.16으로 2루수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울러 외야수를 보강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결국 어린 투수의 잠재력을 믿기로 했다.

대표팀 내야수 가운데 유틸리티가 많다는 점이 작용했다.

최주환(SSG 랜더스)과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박민우 대신 2루를 지킬 수 있다. 특히 대주자, 대수비 역할을 기대 중인 김혜성 존재감이 상당하다. 그는 지난 시즌 좌익수로 외야까지 커버하기도 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수비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대표팀 좌익수 김현수(LG 트윈스)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최근 한달 가까이 수비에서 배제돼 지명타자로 뛰어왔다.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는 하나 김혜성 역할은 더 커질 전망이다.

LG 트윈스 차우찬이 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317일 만에 복귀해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진욱 합류 전에는 LG 트윈스 차우찬(사진)과 KIA 타이거즈 이의리 외에 좌완 투수가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이유는 좌완 투수 부족이다. 

한국 야구는 그동안 좌완 에이스 활약에 힘입어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좌완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 등 미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불참한다. 대표팀 좌완 투수는 차우찬(LG)과 이의리(KIA 타이거즈) 뿐이었다.

차우찬은 어깨 부상 여파 속에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이의리가 신인 투수 중 가장 빼어난 기량을 보여줬다고는 하나 올해 프로에 데뷔한 만큼 경험이 아쉽다.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은 "김경문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논의한 결과 투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과거보다 투수진이 약하다고 보고, 빠른 교체 등을 고려해 김진욱을 뽑았다. 현재 좌완이 2명뿐인 부분도 있었다. 2루는 최주환과 김혜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화 특급불펜 강재민은 위기 속 조기 등판해 42구를 던졌으나 팀은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br>
올 시즌 맹활약 중인 한화 이글스 강재민을 발탁하지 않은 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팬들도 많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그렇다 하더라도 대표팀 결정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기도 한다.

김진욱 카드가 파격적인 게 사실이다.

올해 강릉고를 졸업하고 2021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루키다. 17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방어율·ERA) 8.07을 거뒀다. 시즌 초 선발로 나왔을 때는 프로 벽을 실감했지만 구원으로 보직을 변경한 뒤 경기력이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이의리와 마찬가지로 큰 경기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성적 면에서 보다 나은 강재민(한화)을 선택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재민은 2승 8홀드 3세이브 ERA 1.04로 견고함을 뽐냈다. 꼭 강재민이 아니더라도 기록만 놓고 보면 같은 좌완 루키인 이승현(삼성 라이온즈)이 5홀드 ERA 4.30으로 더 좋기도 하다.

김진욱은 현재 일부 몰상식한 팬들로부터 강도 높은 비난을 받고 있다. 선수 선발에 정답은 없다. 선수 기용은 결국 감독의 고유권한. 13년 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신화를 일군 승부사 김경문 감독의 이번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시선이 집중된다.

■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엔트리(24인)
△ 투수 = 최원준(두산) 고영표(KT) 고우석 차우찬(이상 LG) 조상우 한현희(이상 키움) 박세웅 김진욱(이상 롯데) 원태인(삼성) 김민우(한화) 이의리(KIA)
△ 포수 = 양의지(NC) 강민호(삼성)
△ 내야수 = 강백호(KT)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허경민(두산) 황재균(KT) 오지환(LG) 김혜성(키움)
△ 외야수 = 박건우(두산) 김현수(LG) 이정후(키움) 박해민(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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