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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스타도 정상도 불참 '아베 너 마저'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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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스타도 정상도 불참 '아베 너 마저'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23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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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0 도쿄 올림픽이 결국 개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무관중 대회가 된 도쿄 대회는 코로나 시대 인류의 희망을 보여주겠다는 일본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어느 때보다 암울한 올림픽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당장 23일 오후 8시 예정된 개회식에 주요국 수상들이 대거 불참하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도 참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일본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또 로저 페더러(스위스·테니스), 르브론 제임스(미국·농구),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축구) 등 각 종목 슈퍼스타 역시 상당수 대회에 나오지 않아 벌써부터 '불참 올림픽', '반쪽 올림픽' 이야기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리우 올림픽 폐막식 때 '슈퍼 마리오' 분장을 하고 등장해 도쿄 올림픽을 홍보했던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도 개막식에 불참한다. [사진=연합뉴스]

◆ '아베 마리오'의 배신, 조용한 개막식

22일 아베 전 총리가 개회식 불참 의사를 전해 열도가 떠들썩하다. 개최지 도쿄의 코로나 긴급사태와 무관중 개최를 이유로 대회조직위원회에 개회식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13년 도쿄 올림픽 유치를 주도했고, 5년 전 리우 올림픽 폐막식 당시 직접 게임 캐릭터 '슈퍼 마리오'로 분장해 깜짝 등장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현재는 조직위 명예 고문을 맡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로 올림픽을 2년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상을 통해 1년만 연기하는 데 앞장선 것도 아베 전 총리다. 이런 그가 올림픽 개회식에 불참한다고 하니 '아베 마리오의 배신'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지는 것도 쉬이 납득이 간다.

올림픽 개막식에 맞춰 예정된 스가 요시히데 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 참석할 외국 정상급 인사 인원은 20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6만8000석을 갖춘 도쿄국립경기장에서 관중 없이 진행될 개회식 역시 '초라한 잔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장고 끝에 불참을 선언했고, 미국도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자리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루브산남라이 오윤엔델 몽골 총리 외에 참석 의사를 전한 이렇다 할 인물이 없다.

22일 일본 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오후 9시까지 539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20일 이후 63일 만의 최다치다. 도쿄도만 1979명이 새로 보고됐다. 최근 6개월 새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 수다. 정부는 지난 12일부터 도쿄도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효했지만 확진자 증가 속도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확진자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선수촌에서도 이날까지 관계자 포함 누적 감염자는 87명으로 늘었다.

이런 감염 확산세로 인해 방일 자체를 하지 않는 외국 정상급이 속출한 셈이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대통령과 총리, 왕족 등 정상급 인사는 2012 영국 런던 올림픽 때 80여 명,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40여 명이었다. 당초 일본은 개막식에 80~120명 정도 정상급 외빈의 방문을 기대했지만 실제 참석자는 20명 이하까지 줄게 됐다.

경제계 불참 선언도 피하지 못했다. 일본 경제단체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인 도쿠라 마사카즈 스미토모화학 회장,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사쿠라다 겐고 경제동우회 대표간사 등 일본 경제계를 대표하는 3인방이 모두 참석을 포기했다. 일본 최대 자동차기업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을 비롯해 올림픽 최고등급 스폰서 파나소닉, 미국 P&G 경영진도 불참한다.

[사진=연합뉴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부상을 이유로 도쿄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최정상급 스포츠스타 불참 러시

올림픽은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경연의 장이건만 각 종목을 대표하는 스타들도 대거 대회를 포기해 김이 다소 빠진다.

남자테니스 '빅3'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중에선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만 유일하게 올림픽에 참가한다. 페더러는 부상을 이유로 들었고, 나달은 올림픽보다 다른 대회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인 페더러는 이렇게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일본 의류업체 유니클로 후원을 받는 그의 불참은 일본 입장에서 더 씁쓸하다.

여자테니스에선 메이저 23회 우승에 빛나는 세레나 윌리엄스가 도쿄에 가지 않는다. 세계랭킹 4위 소피나 케닌(이상 미국), 5위 비앙카 안드레스쿠(캐나다), 시모나 할렙(9위·루마니아)도 마찬가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도 대거 빠졌다. 2020~2021시즌 득점왕에 빛나는 스테판 커리, 마이클 조던 이후 최고의 선수로 통하는 르브론 제임스(이상 미국)가 대표적. 이들은 코로나 여파 속 '드림팀'에서 활약하는 것 대신 휴식을 택했다.

축구도 상황이 비슷하다. 올림픽이 끝나면 곧장 유럽 주요리그가 개막한다. 주요 클럽들은 코로나 감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축 선수들의 차출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예상보다 참가자 이름값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모하메드 살라(이집트),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등이 소속팀 반대로 도쿄 땅을 밟지 못한다.

13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부활한 야구에서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을 만나볼 수 없다. MLB는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의 올림픽 참가를 불허했다. 올 시즌 투타겸업 이도류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일본)는 물론 한국 좌완 에이스 류현진과 김광현도 대회에 나서지 않는다.

이밖에 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 더스틴 존슨(미국)도 두 대회 연속 참가하지 않는다. 육상 여자 100m에서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자메이카)와 신구 여제 대결이 기대됐던 샤캐리 리차드슨(미국)은 마리화나 복용 사실이 발각돼 못 나온다. 역도 여자 76㎏급 최강자 림정심(북한)은 북한이 코로나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하면서 3연패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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