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9-18 14:17 (토)
'리우 욕받이' 박정아, '도쿄 클러치박'으로 부활 [올림픽 여자배구]
상태바
'리우 욕받이' 박정아, '도쿄 클러치박'으로 부활 [올림픽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29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올림픽 3회 연속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클러치 박' 박정아(28·한국도로공사)가 5년 전 리우 올림픽 당시 부진을 털어내는 활약으로 2연승을 견인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세계랭킹 14위 한국은 29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배구 여자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7위)과 풀세트 접전을 벌인 끝에 세트스코어 3-2(25-20 17-15 25-18 15-25 15-12)로 이겼다.

최약체 케냐(27위)에 이어 도미니카공화국마저 잡은 한국은 2승째(1패) 따내며 그룹 6개 팀 중 상위 4개 팀에 돌아가는 8강 티켓을 따낼 가능성을 높였다. 31일 일본(5위), 8월 2일 세르비아(10위)로 이어지는 경기일정에서 1승을 보탤 경우 3위 이상도 가능해 8강 대진에서도 경쟁력이 생긴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앞서 한국을 3-0으로 완파한 브라질과 풀세트 접전을 벌였다. 이날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한국이 1, 3세트를 따냈지만 4세트를 내주면서 승부는 5세트로 이어졌다. 도미니카공화국은 키 201㎝ 장신 공격수 엘리사베트 마르티네스(20점)를 앞세워 추격했지만 5세트 집중력에서 한국이 앞섰다.

[사진=FIVB 제공]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대회 2연승을 달리며 8강 진출 8부능선을 넘었다. [사진=FIVB 제공]

주장 김연경은 5세트 9-9에서 천금 같은 단독 블로킹을 잡더니 곧장 서브에이스를 꽂아 11-9로 점수를 벌렸다. 미들 블로커(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이 다시 가로막기로 점수를 추가했고, 14-12에선 박정아가 하이볼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김연경이 20점 리시브효율 70%, 디그 19개로 공수겸장 월드클래스 면모로 팀을 이끌었다. 양 팀 통틀어 최다득점에 최다디그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월드클래스 리베로 카스티요 브렌다(16개) 보다도 많은 디그를 기록했다.

경기 초반 안으로 잘라 들어오는 움직임이 읽혀 고전한 김희진(IBK기업은행)도 세트를 거듭할수록 살아나 16점을 올렸고, 박정아(한국도로공사)는 상대 목적타 서브를 견뎌냈다. 리시브효율 31.58%을 기록하면서 공격에서도 16점을 거들었다.

박정아는 브라질전 9점, 케냐전서 9점에 그쳤지만 이날은 공수 양면에서 제 몫을 다했다. 특히 1세트부터 해결 능력을 보여줬다. 20-18에서 오른쪽 엔드라인 끝에 떨어지는 서브 득점을 올렸다. 곧이어 네트 맞고 코트에 떨어지는 행운의 서브까지 2연속 에이스로 기선제압에 앞장섰다. 5세트 경기를 끝내는 위닝 포인트까지 따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박정아는 리우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잘하고도 네덜란드와 8강전에서 리시브를 버티지 못해 패배 역적으로 몰렸다. 날카로운 서브가 집중되자 첫 올림픽 토너먼트 무대에서 심적으로 크게 흔들렸다. 김연경이 분투했지만 1-3 패배를 막지 못했다.

[사진=FIVB 제공]
박정아(왼쪽)가 '클러치 박' 면모를 뽐냈다. [사진=FIVB 제공]

이후 박정아는 리우 대회 자체를 언급하는 일을 꺼려한다. 이번 대회 앞두고도 도쿄 올림픽에 집중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다음으로 미루기도 했다. KBS 배구 다큐 프로그램에서도 "리우는 아픔"이었다고 토로할 만큼 복기하기 힘든 순간이었다. 온갖 비난의 화살이 모두 박정아에게 쏟아졌고, 한동안 트라우마처럼 '올림픽'이란 단어를 기피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박정아가 견뎌야 할 몫은 상당하다. 리우 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비율로 리시브로 책임져야 하는 윙 스파이커(레프트)로 뛴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김희진은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되지 않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박정아는 공격에서도 김희진 몫을 덜어줘야 한다. 이소영(KGC인삼공사), 표승주(IBK기업은행)보다 리시브가 불안하지만 187㎝ 큰 키에 공격력까지 갖춘 그가 김연경 대각에 서는 이유다.

리우 올림픽 이후 지난 5년 동안 박정아는 한층 성숙해졌다. 2017~2018시즌 V리그에서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하자마자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제는 대표팀에서도 중참이다. 리우 대회를 양분 삼아 이번 대회에선 의연하게 중압감과 싸우고 있다.

김연경-박정아-김희진 삼각편대를 앞세운 한국은 오는 31일 오후 7시 40분 홈팀 일본과 숙명의 한일전을 벌인다. 8강 대진표 입성을 확정할 수 있는 경기로 많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