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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레슬링-역도, '아쉽다' 여자탁구-천종원 [도쿄올림픽 메달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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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레슬링-역도, '아쉽다' 여자탁구-천종원 [도쿄올림픽 메달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8.04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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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20 도쿄올림픽 한국의 첫 ‘노메달’ 데이. 다이빙, 역도 등에서 선전도 있었지만 메달 수확으론 이어지지 않았다.

한국은 13일차를 맞은 대회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금 6, 은 4, 동 9에 머문 한국은 종합순위 10위로 한 계단 더 내려섰다.

이날 금메달을 추가한 네덜란드(금 6, 은 10, 동 8)과 금메달 개수가 같지만 은메달에서 밀려 9위 자리를 내줬다. 뉴질랜드(금 6, 은 4)와 이탈리아(금 5)까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한국의 ‘톱10’ 목표는 이뤄질 수 있을까.

한국 레슬링 희망이었던 류한수가 3일 2020 도쿄올림픽 그레코로만형 남자 67㎏급 16강에서 탈락한 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대를 모았던 레슬링에선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세계 정상급 선수로 군림하고 메달 후보로 손꼽히던 류한수(33·삼성생명)가 그레코로만형 남자 67㎏급 16강에서 무함마드 엘 사예드(이집트)에 6-7로 지며 탈락한 것.

운도 따르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출전 선수가 기존 16명에서 17명으로 늘었는데, 이로 인해 단 2명만 32강 격인 경기를 펼쳐야 했다. 류한수는 추첨결과 이 중 하나가 됐다. 1라운드에서 압델라멕 메라벳(알제리)을 8-0 테크니컬폴승으로 잡아냈지만 체력적인 열세 속에 16강에 나서야 했다.

이 영향일까. 경기 초반 힘없이 끌려갔고 한 때 0-6까지 밀렸다. 파테르 수비에서 잘 버텨낸 류한수는 2피리어드 상대를 몰아쳤고 경기 종료 1분 20여 초를 남기고 태클로 2점을 얻어냈다. 챌린지(비디오판독) 신청이 실패해 1점을 잃었으나 다시 태클을 해내며 3-7로 따라붙었다. 이번엔 상대의 챌린지가 무효가 되며 1점을 얻었다. 4-7에서 16초를 남기고 태클에 성공하며 6-7까지 따라붙었으나 시간은 류한수의 편이 아니었다.

엘 사예드가 결승에 진출할 경우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노려볼 수도 있었지만 4강에서 탈락해 이마저 무산됐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양정모가 금메달을 수확한 뒤 한국의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했던 레슬링이다. 이후 한국에 꾸준히 메달을 안겨줬으나 이번 대회 45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겪게 됐다.

첫 올림픽에 한 체급을 올려 출전한 진윤성은 불운까지 겹치며 포디움의 꿈 아펭 고개를 숙였다. [사진=연합뉴스]

 

불운은 류한수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지난 3월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나섰던 대표팀은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소중한 기회를 잃었고 결국 올림픽 출전권을 단 2장만 얻을 수 있었다. 류한석과 도쿄행에 오른 그레코로만형 남자 130㎏급 김민석(28·울산남구청) 또한 앞서 16강에서 떨어지며 한국 레슬링은 고개를 숙인 채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한국 역도의 ‘떠오르는 별’ 진윤성(26·고양시청)의 엔딩도 씁쓸했다. 자신의 주 종목보다 한 체급 높여 109㎏급올 나선 올림픽 첫 도전은 경험에 의의를 둬야했다. 진윤성은 남자 109㎏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180㎏, 용상 220㎏, 합계 400㎏으로 6위를 기록했다.

인상 1차에서 180㎏을 든 진윤성은 2차에서 185㎏에 실패했지만 3차에선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며 포효했다. 그러나 ‘노 리프트(실패)’ 판정이 나왔다. 비디오판독을 해봤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바를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진윤성이 팔꿈치를 굽힌 채 주저 앉아 있던 시간이 길었다는 판단이었다.

용상 1차에서 220㎏을 들어 올린 그는 225㎏을 실패한 뒤 3차에서 230㎏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6위에서 단숨에 3위로 올라설 수도 있는 기록이었다. 그러나 클린 동작에서 저크로 넘어설 때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바를 내려놔야 했다.

2019년 세계역도선수권에서 102㎏급으로 인상 181㎏, 용상 216㎏, 합계 397㎏을 들어 2위에 올랐던 진윤성. 그러나 올림픽에선 102㎏급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아 힘겨운 도전에 나서야 했다. 몸무게를 늘리고 기록을 끌어올리는데 힘썼지만 악바르 주라에프(우즈베키스탄, 합계 430㎏), 시몬 마티로시온(아르메니아, 합계 423㎏)와 대등하게 경쟁하긴 역부족이었다. 동메달을 수호가한 아르투르스 플레시니엑스(라트비아, 합계 410㎏)에 도전했으나 불운까지 겹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신유빈(왼쪽)과 전지희, 최효주로 이뤄진 여자 탁구 대표팀은 독일과 단체전 8강전에서 2-3 역전패했다. [사진=연합뉴스]

 

여자탁구의 도전도 눈물로 마무리됐다. 신유빈(17·대한항공),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 최효주(23·삼성생명)로 꾸려진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은 대회 단체전 8강전에서 한잉(38), 산샤오나(38), 페트리사 솔자(27)가 나선 독일에 2-3으로 역전패 했다.

출발은 좋았다. 복식으로 치러진 1게임 기존 신유빈과 호흡을 맞추던 최효주 대신 전지희를 내보낸 게 적중했다. 전지희를 단식에서 한 번만 내보내더라도 처음부터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첫 세트는 내줬지만 전지희의 경험과 신유빈의 패기 조합이 결국 성공했다.

2단식에 나선 최효주(64위)가 한 때 세계 6위에 올랐던 수비 탁구의 진수 한잉(22위)에 덜미를 잡혔으나 3단식에서 전지희(14위)가 솔자(16위)를 셧아웃시키며 게임스코어 2-1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신유빈이 한잉과 4단식에서 노련미에 당했고 5단식에서 최효주가 산샤오나에게 완패하며 결국 한국은 8강에서 짐을 싸야했다.

한국 여자 탁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 단체전 동메달 수확 후 3연속 노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젠 남자 대표팀이 바통을 이어 받는다. 단체전 준결승에 오른 대표팀은 4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세계 최강 중국과 결승행을 두고 다툰다.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천종원은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고 예선에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진=연합뉴스]

 

요트 형제는 깜짝 활약을 펼쳤으나 메달 레이스 앞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조성민-박건우(이상 부산시청)은 요트 남자 470급 9차 레이스에서 1위, 10차 레이스에서 9위를 차지했다.

총 10차례 레이스에서 총점 121점을 얻은 둘은 최하 점수를 뺀 평균 104점, 19팀 중 14위를 기록했다. 상위 10위까지 나서는 메달 레이스 진출은 실패했다.

5차 레이스에서 3위로 깜짝 활약한 이들은 9차 레이스에선 1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총점에서 밀려 대회를 마무리했다.

스포츠클라이밍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천종원(25·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도 예선에서 좌절했다.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은 스피드, 볼더링, 리드 세 종목 합산으로 기록을 매기는 방식.

천종원은 스피드에서 1차 시기에서 완등에 실패하고도 2차 시기에서 6초21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더 좋은 기록으로 승자를 가리는 방식에서 5위를 차지하며 기대를 모았다. 

주종목인 볼더링이 아쉬웠다. 볼더링은 4.5m 높이 암벽에 설치된 인공 구조물 4종류를 로프 없이 4분 내에 통과해야 하는 종목인데, 볼더링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천종원은 1,2번 과제를 끝까지 풀어내지 못했고 3번 과제만 톱을 찍었다. 상위권을 예상한 종목에서 10위로 처졌고 15m 높이 암벽을 6분 내에 최대한 높이 올라야 하는 리드에서도 16위에 머물며 종합 10위, 8위가지 진출하는 결선행 티켓을 얻지 못했다.

3일 일정이 마무리 된 가운데 금메달 3개를 추가한 중국(금 32개)이 1위를 굳게 지켰고 미국(금 24개), 일본(금 19개), 호주(금 14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금 13개)가 톱5를 형성했다. 영국(금 13개), 독일(금 8개), 프랑스(금 6개)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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