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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류현진+김광현, 컨디션 난조 그리고 부상 재발?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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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류현진+김광현, 컨디션 난조 그리고 부상 재발? [MLB]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8.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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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야구가 도쿄에서 망신을 당했고 공교롭게도 한국을 대표하던 왼손 에이스 듀오도 동반 부진에 빠졌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나란히 실망스런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2021 미국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선발 등판, 3⅔이닝 10피안타 1탈삼진 1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 11승(5패),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릴 정도로 활약해왔기에 더욱 충격적인 반전이었다.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3⅔이닝 7실점, MLB 데뷔 후 최다 자책점 타이 불명예 기록을 썼다. [사진=AP/연합뉴스]

 

올 시즌 7실점은 지난 6월 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이후 2번째. 그러나 6자책점이었던 당시와 달리 이번엔 전부 자책점이었다. 7자책점은 2013년 MLB 진출 이후 최다 자책 타이 기록이다. 이와 함께 시즌 평균자책점(ERA)도 3.22에서 3.62로 치솟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열고 타선 지원까지 등에 업고 오른 2회. 수비 실책이 나왔다고는 해도 연속 안타를 맞고 3실점한 건 류현진답지 않았다. 3회에도 연속 안타를 내주며 추가 실점했고 4회 2사 만루에 몰린 뒤 교체됐다. 공을 넘겨받은 패트릭 머피가 연속 2안타를 내주며 실점은 7까지 늘어났다.

경기 후 화상인터뷰에 나선 류현진은 “전부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이날 부진의 원인을 아쉬웠던 제구와 스피드 부족에서 찾았다. 이와 함께 실투까지 나와 상대 타자들의 공략을 당했다는 것. “한 구종에 치우쳐서 맞은 게 아니라 던질 수 있는 구종을 다 던졌는데 골고루 맞았다”며 “강한 타구도 있었지만 빗맞은 타구도 안타로 연결됐다. 그래서 어렵게 갔다. 선취점 이후 이른 타이밍에 대량 실점한 게 가장 아쉽다”고 전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오늘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승부를 이어갈 수 있게 해줬다고 생각한다. 더 나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며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류현진(오른쪽에서 2번째)이 2회부터 흔들리자 포수와 코치진이  마운드에 올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다행스럽게도 에이스가 무너진 날 타선이 힘을 냈다. 크게 뒤져 있던 토론토는 5회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투런포를 시작으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8회말엔 2사 1,2루에서 조지 스프링어가 좌중월 석점 홈런으로 승부를 9-8로 뒤집으며 팀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몬토요 감독은 “그는 우리 팀 에이스다. 에이스도 나쁜 경기를 할 때가 있고 그게 오늘이었다. 좋은 팀은 이렇게 누군가 어려울 때 다른 선수들이 도움을 주기 마련이다. 그는 날카롭지 않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승부를 이어가게 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며 “류현진은 그동안 여러 차례 팀을 구했다. 오늘은 팀이 그를 구했다”고 말했다.

류현진도 위축되지 않았다. 다음 등판에 대해 “똑같이 준비할 것”이라며 “오늘 같은 투구는 당연히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발 투수가 해야 할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날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등판한 김광현도 부진했다. 4이닝 4피안타 2실점한 뒤 이어진 공격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2경기 연속 조기 강판. 5연승을 이어가던 기세를 잇지 못하고 최근 2경기 연속 아쉬움을 나타냈다. ERA도 3.31에서 3.36으로 올랐다.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1회를 가볍게 막아낸 뒤 타선의 지원을 받았다. 나아가 김광현은 2회 삼자범퇴로 기세를 이어갔고 3회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도 지난 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2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사진=UPI/연합뉴스]

 

4회에 흔들렸다. 2사 1루에서 볼넷을 내줬고 이후 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으나 마이크 실트 감독은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다. 4회에만 33구를 던지며 흔들린 게 결정적이었다. 팀은 5회말 놀란 아레나도의 홈런 등으로 5-2 승리했으나 김광현으로선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경기였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던 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팔꿈치에 문제가 있었던 것.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고 열흘 만에 등판한 이유라고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광현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지난달 23일) 시카고 컵스전 팔꿈치가 약간 삐끗해 조금 아픈 상태였다. 치료를 받으면 괜찮아진다는 진단을 받았다. 심각하게 아픈 건 아니”라며 “등판 일정 조정도 7월에 계속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김광현은 “밥을 먹고 소화가 안 되는 정도다. 일반인으로 치면 감기에 걸리는 정도다. 경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며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지금 상태는 경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광현은 10일 결국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열흘 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건 올 시즌 벌써 3번째.

앞서 4월과 6월엔 허리가 문제였으나 이번엔 과거 수술 이력이 있는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하게 돼 더욱 걱정을 키운다.

최근 2경기 아쉬움을 남겼지만 19경기 6승 6패 ERA 3.36으로 지난해에 이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7월 눈부신 호투쇼를 펼치며 절정의 컨디션을 보였다. 김광현의 말처럼 큰 부상이 아닌 휴식 차원이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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