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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결산⑦] 태도논란-실언-악플, 온라인 달군 사건·사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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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결산⑦] 태도논란-실언-악플, 온라인 달군 사건·사고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8.10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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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2020 도쿄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렸다.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결국 1년 여 연기된 후 막을 올리는 등 개막 자체로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올림픽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쿄 올림픽 17일간의 기록들을 짚어봤다.

◆ "책임 묻겠다" 올림픽 개회식 논란, MBC 공식 사과

지난달 23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에서 MBC는 우크라이나 소개에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넣고, 아이티 소개에서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고 표현해 국내 시청자뿐만 아니라 외신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24일 사과문을 내고 공식 사과했지만 하루 만인 25일 열린 남자 축구 B조 예선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에서 루마니아 선수 마리우스 마린이 자책골을 넣자, 전반전이 끝난 뒤 광고 영상 중 '고마워요 마린'이란 자막을 노출해 또 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사진=MBC 제공]
[사진=MBC 제공]

 

26일 박성제 MBC 사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며 "특정 몇몇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에서 그칠 수 없는, 기본적인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반드시 묻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 "매너가 좀 아쉽다" 이동경 악수 거절, 비매너 논란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 이동경(24·울산)이 팀 패배 뒤 상대 선수의 악수를 거절한 것을 두고 '비매너 논란'이 확산하기도 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22일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축구 B조 뉴질랜드와 1차전에서 0대 1로 패배했다.

[사진=MBC 중계 화면 캡처]
[사진=MBC 중계 화면 캡처]

 

경기 패배 이후 TV 중계화면을 통해 결승골을 넣은 뉴질랜드 공격수 크리스 우드(번리)가 한국 선수들과 악수를 하는 장면이 나왔고, 이 가운데 이동경이 왼손으로 우드의 손을 쳐내며 악수를 거부하는 모습이 나왔다.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매너가 좀 아쉽다"고, 국가대표 출신 김형일은 “분한 감정은 같은 선수 출신으로서 이해하지만, 눈앞에서 악수를 거절한 것은 아쉬웠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이동경의 SNS 계정에 찾아가 비신사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려는 행동이었다는 옹호도 나왔다. 23일 이동경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이렇게까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보다 이성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금메달 3관왕' 안산이 휘말린 온라인 학대

개인전,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에서 양궁 최초 금메달 3관왕을 달성한 안산(20·광주여대)은 개인전을 앞두고 성차별적 온라인 학대에 노출됐다. 일부 남성 커뮤니티에서 짧은 헤어스타일과 여대 출신 등을 이유로 안산을 페미니스트로 규정짓고 비판한 것. 안산이 과거 SNS 사용한 인터넷 신조어를 '남혐 용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남성 커뮤니티에서 '금메달 박탈'까지 요구하자, 지난달 29일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주세요'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쏟아졌다. SNS를 통해 '안산 선수를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쓰인 포스터가 공유되기도 했으며, 신체 심리학자 한지영이 제안한 '#여성_숏컷_캠페인'에 탤런트 구혜선, 손수현, 아나운서 김경란 등이 동참했다.

해당 사건은 로이터 통신, BBC, 뉴욕타임즈 등 해외 언론에서도 주목하며 화제가 됐다. 당시 국내 많은 언론에서 '페미니스트 논란', '젠더 갈등' 등으로 보도한 것과 달리 BBC는 이번 이슈를 ‘성차별적 학대’(sexist abuse) 혹은 ‘온라인 학대’(online abuse)라고 명명했다. 전국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는 29일 ‘여성 선수에 대한 혐오 확산 나선 언론, 부끄러움을 모르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혐오와 차별 확산에 대해 비판했다.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 강백호·송범근 향한 악플 세례

야구 국가대표팀 강백호(22·KT wiz) 선수가 ‘껌 논란’에 결국 사회관계망서비스 댓글창을 닫았다. 지난 7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강백호가 더그아웃에 몸을 기댄 채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멍한 표정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를 본 박찬호 KBS 해설위원은 "강백호의 모습이 잠깐 보였다. 질지언정 우리가 보여줘서는 안 되는 모습을 보여줘선 안 된다. 계속해서 파이팅해야 한다"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강백호는 쏟아지는 악플 세례에 지난 9일 인스타그램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골키퍼 송범근(24·전북) 역시 무분별한 악성 댓글로 피해를 입었다. 2020 도쿄 올림픽 8강전에서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멕시코에 3-6으로 패하자, 송범근의 인스타그램에 누리꾼들이 몰려왔다. 6실점의 책임을 모두 송범근에 떠넘기며 분풀이를 하는 글이 쏟아졌다.

 

[사진=MBC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캡처]
[사진=MBC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캡처]

 

◆ MBC, '최악의 올림픽 중계' 마지막까지 오점

박성제 MBC 사장이 연이은 2020 도쿄올림픽 방송사고에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며 '쇄신'을 약속했지만, MBC는 유튜브 채널 자막 왜곡 논란과 부적절한 해설 등으로 대회 마지막 날까지 논란을 빚었다.

MBC 뉴스를 재구성한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도 자막 왜곡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1일 엠빅뉴스는 여자 배구 한일전 승리 후 김연경과 진행한 인터뷰 영상에서 질문 내용과 맞지 않는 자막을 삽입했다. 김연경은 “한일전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는 기자의 말에 “감사하다. 더 뿌듯하다”고 대답했지만, 영상에서는 'Q. 축구, 야구 졌고 배구만 이겼는데?'라는 질문에 '더 뿌듯하다'는 답변을 한 것처럼 연출된 것. 김연경이 다른 종목을 비하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케냐 출신 마라톤 선수로 2018년 특별 귀화한 오주한(33) 선수는 지난 8일 육상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15km 지점을 통과하지 못하고 기권했다. 이에 대해 윤여춘 MBC 해설위원은 "완전히 찬물을 끼얹네요. 찬물을 끼얹어"라며 "이럴 수가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주한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서 이봉주 선수, 황영조 선수에 이어 또 한 번 메달을 바라본다고 자신만만하게 장담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캐스터는 "메달도 중요하고 레이스도 중요하지만 선수의 건강 상태가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큰 탈 없었으면 좋겠다"고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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