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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영입+임성진·박찬웅 성장, 패기 더한 한국전력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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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영입+임성진·박찬웅 성장, 패기 더한 한국전력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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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지난 시즌 내내 남자배구 수원 한국전력의 고민거리는 리시브라인 구성이었다. 윙 스파이커(레프트)로 선발한 외국인선수 카일 러셀(대전 삼성화재)이 목적타 서브를 견뎌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시즌 한국전력은 천군만마를 얻었다. 좌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국가대표급 날개공격수 서재덕(32)이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마치고 전역한 것. 지난 5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선 이란의 19세 신성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바르디아 사닷을 발탁했다. 베테랑 박철우, 이적생 김동영과 함께 라이트를 책임진다.

지난 시즌 러셀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러셀과 박철우를 동시에 기용하면서 이시몬-오재성 2인 리시브 체제로 버텼고, 후반기엔 신영석 등 미들 블로커(센터)까지 수비에 가담시키는 파격적인 방법을 꾀하기도 했다.

그만큼 리시브는 한국전력의 과제와 같았는데, 이번엔 외인으로 라이트를 선발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교통정리가 됐다.

김동영의 가세, 임성진의 성장으로 한국전력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사진=KOVO 제공]
김동영의 가세, 임성진의 성장으로 한국전력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사진=KOVO 제공]

14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개막한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천안 현대캐피탈과 A조 1차전에선 외인 사닷이 국제이적동의서(ITC) 미발급, 박철우가 부상으로 불참함에 따라 이시몬과 임성진이 레프트, 서재덕이 라이트로 나섰다. 역전을 거듭한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졌지만 수확도 있었다.

이시몬과 임성진은 수비 기본기가 좋다. 이시몬은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돼 수비에서 헌신하며 '언성 히어로'로 불렸고, 지난해 데뷔한 임성진 역시 수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입단 2년차인 이시몬은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고, 데뷔 2년차를 맞은 임성진은 장병철 감독 주문 속에 훨씬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했다. 5세트 12-13 끈질긴 수비 끝에 공을 가까스로 살린 그가 직접 동점 블로킹을 잡아낸 건 임성진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서재덕은 군 복무 중 20kg가량 늘었덤 체중을 입대 전 수준으로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은 복귀전인 만큼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는데, 김동영이 바통을 이어받아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서재덕이 6점(공격성공률 26.32%)에 그쳤는데 자리를 대신했다.

왼손잡이 라이트 키 188㎝ 김동영은 지난 시즌 삼성화재 외인 바르텍이 고전해 교체하는 과정에서 외인 공백을 메운 공격수다. 사닷과 박철우가 없는 상황에서 화려한 데뷔를 신고했다. 높은 확률로 꽂은 왼손 대각 스파이크는 물론 강력한 서브도 인상적이었다. 4세트에만 10점을 몰아치는 등 팀에서 가장 많은 19점(공격성공률 47.22%)을 올렸다.

박찬웅은 블로킹 5개를 잡아내며 제 몫을 했다. [사진=KOVO 제공]
박찬웅은 블로킹 5개를 잡아내며 제 몫을 했다. [사진=KOVO 제공]
서재덕의 전역은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나 마찬가지다. [사진=KOVO 제공]
서재덕의 전역은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나 마찬가지다. [사진=KOVO 제공]

지난 시즌 프로에 입문한 신장 196㎝ 센터 박찬웅 역시 신영석과 대각 파트너로 나서 블로킹을 5개나 잡아내며 기대 이상 해줬다.

장병철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1세트에는 긴장한 게 보였는데, 2세트부터 살아났다. 졌지만 내용은 좋았다. 서재덕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리그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박찬웅이 잘해줘 리그 구상이 수월해질 것 같다. 임성진과 이지석도 기대 이상 해줬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긴 시즌을 운영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발목 수술 후 재활 중인 박철우는 V리그 개막에 맞춰 돌아오는 걸 목표로 한다. 실전감각이 무뎌진 서재덕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KOVO컵은 라이트 김동영(1996년생)과 레프트 임성진(1999년생), 센터 박찬웅(1997년생) 등 1990년대 후반생들의 성장을 이끌어내 정규시즌에 대비하기 좋은 기회다.

현대캐피탈전 번뜩인 영건들이 지난해 팀 상승세를 이끈 신영석, 세터 황동일, 김광국 등 '형님'들과 신구조화를 보여줄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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