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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한국민 KOVO컵서 '훨훨', KB손보도 웃는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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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한국민 KOVO컵서 '훨훨', KB손보도 웃는다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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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민(24·국군체육부대)이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외국인선수가 불참한 이번 대회 국군체육부대(상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주포 한국민의 활약이 눈에 띈다.

상무는 17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팀 서울 우리카드와 접전을 벌인 끝에 세트스코어 3-2(13-25 26-24 29-27 18-25 15-11) 승리를 챙겼다.

2연승 선봉에 선 인물은 한국민. 원 소속팀 의정부 KB손해보험에선 늘상 외국인선수 뒤를 받치며 한정적인 역할에 머물렀다면 상무에선 공격 최일선에 서고 있다.

상무는 1차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및 부상 여파로 경기력이 불안했던 KB손보를 세트스코어 3-1로 누른 데 이어 안정적인 기량을 갖춘 우리카드를 상대로도 대등하게 맞섰다. 지난 시즌 1~3위와 같은 조에 편성됐는데, 순위판을 흔드는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사진=KOVO 제공]
한국민이 2경기 연속 득점력을 폭발시켰다. [사진=KOVO 제공]

이번 KOVO컵에선 국제배구연맹(FIVB)으로부터 7개 구단 외국인선수의 국제이적동의서(ITC)가 발급되지 않아 순수 국내선수들끼리만 경기하는 만큼 상무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 1차전에선 KB손보 출신 한국민이 23점으로 이끌고 김동민이 11점으로 힘을 보탰다. 이날도 한국민은 4세트까지 25점을 몰아친 뒤 5세트에도 높은 확률로 8점을 뽑아내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5세트 9-9에서 퀵오픈에 이은 서브에이스로 승기를 잡는 데 앞장섰다. 총 33점, 공격성공률은 50%를 넘겼다.

상무는 코로나19 여파로 남자 국가대표팀이 불참하는 가운데 상비군 자격으로 9월 12일부터 19일까지 일본 지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격한다. 현재 상무에는 각 구단에서 주로 백업 내지 게임체인저 역할을 맡았던 자원들이 많다. KOVO컵은 그동안 부족했던 실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대회다. 특히 지난 6월 입대한 멤버가 많아 아직까지 손발이 완벽하지 않은 만큼 호흡도 끌어올릴 수 있는 일정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KB손보에서 외국인선수가 부진하거나 휴식일 필요할 때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자리를 대신했던 한국민은 이번 대회 풀타임 주전으로 뛰면서 공격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박삼용 상무 감독은 "아직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도 얻고 호흡도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며 "(아시아선수권은)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만큼 준비 잘해 책임감을 갖고 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삼용 감독은 경기 전 주포 한국민에 대해 "KB손보에 있을 때는 외인과 포지션이 맞물리는 바람에 노출이 적었지만 본래 공격력은 좋은 선수다. 계속해서 뛸 기회가 있다보니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사진=KOVO 제공]
KB손보에서 주로 외국인선수 백업으로 뛴 한국민이 KOVO컵에서 주전 라이트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2018~2019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KB손해보험에 입단한 키 194㎝ 라이트 한국민은 입대 전 2시즌 동안 도합 209점을 올리며 득점력을 보여줬다. 특히 2019년 11월 대전 삼성화재전에선 28점을 쓸어담은 적도 있다.

지난해 5월 입대한 한국민은 오는 11월 전역해 원 소속팀 KB손보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지난 시즌 득점 1위에 오르며 10년만의 '봄배구' 진출을 이끈 노우모리 케이타(말리)와 라이트 공격을 분담할 전망이다. 후인정 신임 감독 체제로 지난해 상승세를 잇겠다는 각오의 KB손보 입장에서도 한국민이 상무에서 꾸준히 출전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민은 2경기 연속 수훈선수로 선정돼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입대 후 팀(KB손보)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 준플레이오프(PO) 가면서 자신감을 얻은 건 물론 플레이에서 책임감이 느껴지고, 팀워크도 더 좋아진 것 같다. 나도 잘 녹아들려면 그만큼의 노력과 실력이 필요하다. 팀에 보탬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대 후 여유가 생겼다. 프로 2년차까지 기회는 있었지만 시간도 적었고, 부감과 긴장감이 있었다. 상무에선 현재 선임이기도 하고,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보여주려고 한다. 지난 날 '이렇게 할 수 있는데 왜 못했지' 하고 생각하게 됐다"며 "전역 전 자신을 최대한 돌아보고 싶다. 자만하지 않고 팀에 가서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해 이제는 완전히 천안 현대캐피탈 에이스로 자리잡은 허수봉(23), KOVO컵을 통해 인천 대한항공 주전으로 올라선 임동혁(22)이 연상된다. 허수봉은 상무에서 체격을 불려 힘을 키웠다. 약점이던 리시브도 어느 정도 보완해 최태웅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이번 KOVO컵에서도 2경기 동안 60점을 쓸어담으며 국가대표급 공격수로 성장했음을 알렸다.

임동혁 역시 지난해 KOVO컵 비예나 대신 맹위를 떨친 뒤 정규리그 득점 9위(506점)로 마쳤다. 비예나가 컨디션 난조로 팀을 떠나 외인이 없는 상황에서도 대한항공이 고공비행할 수 있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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