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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벤져스'는 잊어라, 완전히 새로운 흥국생명 [KOVO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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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벤져스'는 잊어라, 완전히 새로운 흥국생명 [KOVO컵]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2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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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여자배구 인천 흥국생명은 완전히 새로운 팀이 됐다. 지난 시즌 한국배구연맹(KOVO)컵 전에는 히어로가 잔뜩 등장하는 마블 영화 '어벤져스'를 합친 별명 '흥벤져스'는 물론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까지 통용됐던 것과 달리 올 시즌에는 봄 배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따른다.

흥국생명은 2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수원 현대건설과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25-15 19-25 20-25 13-25) 역전패를 당했다.

박혜진이 세터, 도수빈이 리베로로 나서고 김미연과 최윤이가 윙 스파이커(레프트), 이주아와 변지수가 미들 블로커(센터)로 선발 출전했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는 김다은의 몫이었다.

2018~2019시즌 통합우승에 앞장선 1993년생 주장 김미연을 제외하면 대부분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어린 선수들로 스타팅라인업을 꾸렸다. 박혜진이 2002년생, 도수빈이 1998년생, 최윤이가 1999년생이다. 데뷔 4년차인 이주아도 2000년생에 불과하고, 변지수가 1997년, 김다은이 2001년에 태어났다. 이 중 최윤이와 변지수는 흥국생명 입단 후 첫 경기를 치렀다.

1년 전과 현재의 흥국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은 상반된다.

이제는 베테랑이 된 주장 김미연이나 데뷔 첫 시즌 통합우승에 일조한 이주아 정도를 제외하면 경험이 많지 않다. 교체로 들어온 세터 김다솔도 1997년생이고 레프트 박현주도 2001년생이니 평균연령이 정말 어리다.

월드클래스 김연경을 영입하고,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이재영·다영 쌍둥이와 계약하면서 '무실세트 우승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받았던 게 불과 1년 전이다. 그때는 여자배구 최고스타들이 즐비했지만 1년 새 무명에 가까운 팀이 됐다.

지난 시즌 후반기까지 서울 GS칼텍스에 앞선 선두를 유지하던 흥국생명은 2월 말 쌍둥이가 학교폭력(학폭) 가해 사실이 드러난 뒤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외국인선수 루시아가 부상으로 뛰지 못해 브루나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연패에 빠졌다. 김연경이 특유의 리더십으로 팀을 봉합하고, 박미희 감독이 김다솔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내면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지만 결국 한 경기도 따내지 못하고 준우승으로 마쳤다.

시즌이 끝나고 김연경은 상하이 유베스트와 계약하며 다시 해외로 떠났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2020 도쿄 올림픽 4강 신화를 썼지만 흥국생명 소속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이적시장에서 쌍둥이 선수 보유권을 포기했고, FA 시장도 조용히 보낸 탓에 전력이 약해졌다.

2014년부터 7년째 흥국생명을 지도하고 있는 박미희 감독에게도 가장 힘든 시즌이 예고된다. 이번 KOVO컵은 정규리그 앞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무대로 통한다.

23일 현대건설전 스타팅멤버로 나선 세터 박혜진(왼쪽 첫 번째)을 비롯해 최윤이(13번), 변지수(6번) 등 이적생은 물론 이주아(4번), 김다은(오른쪽 첫 번째)까지 모두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다.

경기 앞서 박미희 감독은 "우리 팀에 관심이 많으실 것 같다. 세대교체는 팀이 원하는 순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어쩔 수 없다"면서 "어린 선수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경험을 쌓는 게 가장 중요하다. 프로 와서 처음 스타팅에 들어가는 선수도 있고, 우리 팀에 와서 처음 뛰는 선수도 있다"며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회를 운영할 것이라 전했다.

출산 후 돌아온 리베로 김해란이 뛸 수 있는 상태지만 이번 대회에선 도수빈이 주전으로 뛴다. 시즌 중 김해란을 잘 받쳐줘야 하는 만큼 이번 대회 기회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비시즌 동안 세터 박혜진과 김다솔이 50대50 비율로 동등한 비율로 훈련했다.

박미희 감독은 "누구라고 콕 집을것 없이 다 같이 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김미연이 올해는 공백 없이 훈련을 소화했다. (박)혜진이도 운동량이 많아졌고, (김)다은이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어 어린 선수들에게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어린 선수들은 1세트를 먼저 따내면서 현대건설을 당황시켰다. 이주아가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 타이인 14점, 2시즌 만에 프로 무대로 돌아온 최윤이가 12점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오늘은 결과보단 잘 됐던 것에 포커스를 맞춰 이야기 할 것이다. 특히 (박)혜진이가 부담이 많았을 텐데도 무난히 첫 경기를 잘 치렀다"며 "다른 때와 비교해 실수해도 개의치 않고 '다음 우리의 플레이를 잘하자'며 추스렸던 것 같다. 앞으로 기복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총평했다.

이적생에게 거는 기대도 있다. "(변)지수는 코트 위 분위기메이커다. 언니도, 막내도 아닌 중간 역할을 해줘야 한다. 에이스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일 수도 있으나 우리 팀은 서로 부족한 것을 채워야만 한다. (오늘 뛰지 않은) (김)나희나 (김)다솔이는 언제 들어가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 온 선수들이 편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린 선수들에게 "실수가 나오더라도 우리가 훈련하면서 준비했던 걸 잃지 않고 유지하면서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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