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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진 오지영 박은진 정지윤, 올림피언 성장에 거는 기대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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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진 오지영 박은진 정지윤, 올림피언 성장에 거는 기대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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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2020 도쿄 올림픽이 여자배구 열기에 불을 지폈다. 주장 김연경(상하이 유베스트)은 없지만 대회에서 활약한 많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컵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2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경기가 시작됐다. 여자배구 인기를 반영하듯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예년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각 구단 감독들은 선수촌 소집부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올림픽 본선까지 강행군을 벌인 국가대표팀 선수들 복귀에 반색하는 한편 KOVO컵에서 그들을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지 고심하고 있다. 휴식이 부족했던 만큼 출전시간을 조절하는 지도자가 있는가 하면 어떤 감독들은 정규리그 앞서 실전에서 호흡을 맞춰볼 기회라며 주전으로 투입하기도 한다.

노선은 달라도 분명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올림피언의 성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점이다. 세터 안혜진(23)과 리베로 오지영(33·이상 서울 GS칼텍스), 미들 블로커(센터) 박은진(22·대전 KGC인삼공사), 날개 공격수 정지윤(20·수원 현대건설)까지 대회 첫 날부터 한층 성숙해진 기량을 뽐냈다.

지난 시즌 처음 풀타임 주전으로 뛰며 트레블을 도운 안혜진이 올림픽을 경험하고 돌아왔다.
지난 시즌 처음 풀타임 주전으로 뛰며 트레블을 도운 안혜진이 올림픽을 경험하고 돌아왔다.

◆ 안혜진-오지영, '올림피언' 돼 돌아온 주전 세터-리베로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안혜진과 오지영을 선발로 기용했다. 

또 다른 세터 이원정이 손목 수술을 해 안혜진이 쉴 수 없었다. 오지영 역시 GS칼텍스 이적 후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전무했기 때문에 KOVO컵은 실전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KGC인삼공사에서 원 리베로 체제로 뛴 오지영은 GS칼텍스의 투 리베로 시스템에 적응해야 한다. 한수진, 한다혜 등 다른 리베로와 번갈아 들어오기 때문에 리듬과 템포가 조금 다르다.

차 감독은 "(오)지영이는 올림픽 주전 리베로로 뛰었다. 리시브나 수비템포, 연결 등 확실히 감각이 좋다. (안)혜진이가 성장한 것도 있겠지만 좋은 경험을 한 게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백업으로 뛰면서 눈으로 보고 배운 게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지영은 "외국 선수들 공 파워나 스피드를 겪다보니 반사신경이나 보는 눈이 확실히 많이 좋아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고, 안혜진은 "브라질이랑 미국 세터가 참 잘하더라. 체격도 크고 기본기까지 좋아 웜업존에서 늘 내가 투입되면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소영 FA 이적 보상선수로 GS칼텍스에 입단한 오지영이 새 주전 리베로로 뛸 전망이다.
이소영 FA 이적 보상선수로 GS칼텍스에 입단한 오지영이 새 주전 리베로로 뛸 전망이다.

둘 모두 제대로 쉬지 못했지만 의욕이 넘친다. 복귀전부터 세트스코어 3-1 승리에 앞장섰다. 특히 안혜진은 서브에이스 6개를 폭발하며 상대 리시브라인을 흔들었다.

안혜진은 "감독님이 올림픽 이후 휴가를 단 하루 줬다. (이)원정이가 손목 수술을 해 세터가 부족하다.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도 크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하루만 쉬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오지영 역시 "생각하기 나름이다. 휴식이 부족하다고 불평하면 모든 상황이 힘들 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는 생각을 바꿨다. 현재 목표는 KOVO컵 우승이기 때문에 대회에 집중하자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경기 후 오지영은 "팀에 빨리 녹아들려고 노력했다. 내가 파이팅이 좋은 편이다. 동생들 엉덩이 한 번 더 쳐주고, 언니로서 포용하려고 노력했다. 혜진이와 대표팀도 함께했고, 어색한 부분은 없다. 아직 리시브나 디그 호흡이 삐걱거리긴 하지만 잘 맞춰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진이 투입되자 날개 공격이 살아났다. [사진=KOVO 제공]
박은진이 투입되자 KGC인삼공사 날개 공격이 살아났다. [사진=KOVO 제공]

◆ 박은진-정지윤, 이제는 팀 대들보

KGC인삼공사는 외국인선수가 뛰지 않는 이번 대회 1차전 날개공격진이 좋은 GS칼텍스를 맞아 고전했다. 올림픽에 다녀온 이소영은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세터 염혜선과 센터 박은진도 웜업존에서 출발했다.

특히 박은진은 3세트 들어 본격적으로 투입됐는데, 경기 흐름을 바꿨다. 소속팀은 물론 '라바리니호'에서도 주전 세터 염혜선과 계속 호흡을 맞춰왔다. 이동공격을 장착한 박은진이 투입되자 상대 블로커가 분산됐다. 윙 스파이커(레프트) 박혜민 결정력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짧은 시간 동안 블로킹도 3개나 잡았다.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박은진은 세터 뒤로 돌아가는 이동공격이 있어 상대에 혼란을 줄 수 있다. VNL과 올림픽을 통해 많이 늘어온 것 같다. 공격에도 좀 더 힘이 실리고, 블로킹 읽는 눈도 늘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강성형 현대건설 신임 감독은 정지윤을 레프트로 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지윤은 데뷔 시즌 센터로 신인상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에는 레프트와 센터, 라이트까지 오갔다. 대표팀에선 라이트로 김희진(IBK기업은행) 뒤를 받쳤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론 2001년생으로 어린 정지윤에게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강 감독은 "구단이나 한국배구 미래를 위해서도 (정)지윤이를 레프트로 키워야 할 것이다. 레프트는 공격력만 가지고 하는 자리가 아니라 리시브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열심히 훈련시켜 도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대건설에서 정지윤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올 시즌에는 레프트로 뛸 전망이다.
현대건설에서 정지윤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올 시즌에는 레프트로 뛸 전망이다.

이날 어린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편성한 인천 흥국생명을 상대로 예상보다 고전하자 밖에서 대기하던 정지윤이 들어와 분위기를 바꿨다. 1세트를 내준 현대건설은 2세트부터 내리 3개 세트를 따내며 승리를 신고했다. 정지윤은 선발로 나선 황민경(18점) 다음으로 많은 15점을 올렸다.

정지윤은 "올림픽은 신기하고 재밌었다. 아무나 누릴 수 없는 경험이지 않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을 상대하고, (김)연경 언니와도 같이 연습하고 경기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본선 때는 체력, 웨이트 훈련을 잘 못했다. (주전) 언니들처럼 경기를 계속 뛴 건 아니라 감각이 떨어져있다고 생각해 이틀만 쉬고 일찍 합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에서 마인드 컨트롤이나 기술 면에서 많이 배웠다. 특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팀을 이끌어가는 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공격수로서 책임감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국제경기에선 높은 블로킹을 잘 못 뚫었다. 타점을 잡아 때리거나 블로커를 이용하는 기술을 늘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책임감도 드러냈다. "지난 시즌 포지션이 자주 바뀌어 힘들고 적응이 어려웠다. 한 포지션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감독님께서 레프트를 하라고 하시니 솔직히 무섭고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결국 마음가짐의 문제다. 이걸 버텨내야 더 성장할 수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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