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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병헌-KIA 김도영 등, 1차 지명 특징은?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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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병헌-KIA 김도영 등, 1차 지명 특징은?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8.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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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아마야구 기대주들이 각 지역 유니폼을 입었다. 새 얼굴들이 프로야구에 신선한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KBO는 23일 2022년 KBO 신인 1차 지명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1차 지명은 프로 팀 연고지의 우수한 유망주를 우선 지명하는 제도로 10개 구단 중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를 제외한 8팀이 권한을 행사해 지역 유망주들을 영입했다.

최근 5년만 보더라도 1차 지명 선수들이 단숨에 프로에 연착륙한 케이스는 흔치 않았다. 그만큼 더 길게 내다보고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게 신인 1차 지명이다. 구단들은 어떤 배경에서 새 얼굴들을 선택하게 됐을까.

서울 지역 1순위 지명권을 가진 두산 베어스는 서울고 좌투수 이병헌을 선택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올 시즌에도 두드러진 건 투수 쏠림 현상이다. 지난 5년 간 각 팀에 지명을 받은 50명 중 투수는 무려 84%(42/50)가 투수였는데, 이번에도 8팀 중 6명이 투수였다.

한국 프로야구는 좌투수 품귀현상을 맞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A 라운드락)이 미국으로 향하면서 더욱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도 마땅한 좌투수를 찾지 못해 부상에서 갓 회복한 차우찬(LG)을 데려갔을 정도.

그렇기에 좌투수를 선발한 두 팀에 더 눈길이 간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다. 우선 지명권이 있던 두산은 서울고 이병헌, 2순위 LG는 선린인터넷고 조원태(이상 18)를 지명했다.

키 185㎝, 체중 88㎏로 건장한 체격의 이병헌은 유연한 투구 동작을 가진 정통파 유형 투수로 최고 시속 151㎞를 뿌리는 투수다. 속구는 물론이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할 만큼 완성도도 높다는 평가.

2학년 지난해 14경기에서 34⅔이닝 2승 1패 42탈삼진 평균자책점(ERA) 1.04를 기록할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쳤는데 문제는 부상이었다. 지난달 28일 좌측 팔꿈치 뼛조각 수술과 지난 11일 내측 측부 인대 수술을 받은 것. 그렇기에 두산이 얼마나 좌투수에 목이 말랐는지를 더욱 잘 나타내주는 선발이다.

LG 트윈스도 선린인터넷고 좌투수 조원태를 데려오며 1차 지명을 마쳤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두산은 “수술 후 재활 중이지만 차후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선수라고 판단했다”며 “힘이 좋고 하체 밸런스가 안정적이며 손끝 감각까지 좋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 2순위 지명권을 가졌던 LG도 웃었다. 조원태 또한 186㎝, 88㎏으로 이병헌과 똑닮은 체격을 지녔고 왼손 정통파로 올해 고교야구리그 8경기 25⅔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3.15, 43탈삼진 등을 기록했다. 속구 최고 구속도 148㎞에 달한다. 이병헌의 부상 이력 때문인지 류지현 LG 감독은 애초부터 조원태를 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백성진 LG 스카우트팀장은 “투구 메커니즘이 좋고 빠르고 힘 있는 속구를 던지며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고 마운드에서 공격적인 투구 성향을 가진 투수”라며 “안정된 제구력과 경기 운영에 장점이 있어 즉시 전력에 가까운 기량을 보인다”고 말했다.

우수한 좌투수를 마다할 팀은 없다. 그러나 무리해서 좌투수를 데려올 정도로 우수한 자원을 찾는 게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연고팀 3번째로 지명권을 행사한 키움은 즉시전력감으로 눈을 돌렸다. 성균관대 재학 중인 우투수 주승우(21)를 택했다.

서울고를 거쳐 성균관대에 뛰고 있는 주승우는 최고 시속 152㎞ 속구를 뿌린다. 변화구 구사 능력과 제구력도 안정됐다는 평가. 이상원 키움 스카우트팀장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지켜봐 온 선수”라며 “대학교에서 트레이닝을 받으며 기존의 안정적인 밸런스에 좋은 구속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는 뛰어난 체구에서 타점 높은 속구를 뿌리는 이민석을 택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KT 위즈는 유신고 우투수 박영현, SSG 랜더스는 인천고 오른손 사이드암 윤태현, 롯데 자이언츠는 개성고 우투수 이민석(이상 18)을 지명했다. 이들 모두 기대를 한몸에 받는 지역 인재들이다.

박영현은 시속 140㎞ 중후반대 속구와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올해 12경기에서 38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1패 탈삼진 56개와 ERA 0.46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이숭용 KT 단장은 “고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꾸준히 주목을 받았던 연고지 유망주”라며 “향후 KT 투수진에서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SSG 첫 1차 지명 선수 윤태현은 190㎝, 88㎏의 빼어난 체격에서 최고 시속 143㎞ 속구를 던지는 잠수함으로 2학년이던 지난해 인천고에 봉황대기 창단 첫 우승트로피를 안기며 고교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롯데 이민석도 189㎝, 97㎏ 뛰어난 체격을 바탕으로 강속구가 강점이다. 김풍철 롯데 스카우트팀장은 “우수한 신체조건뿐 아니라 투수에게 중요한 유연성을 갖춘 선수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유형”이라고 평가했다.

공수주에 두루 능해 '제2의 이종범'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KIA 타이거즈 1차 지명 신인 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야수를 선발한 팀들도 눈에 띈다. KIA 타이거즈는 광주동성고 내야수 김도영, NC 다이노스는 마산용마고 포수 박성재(이상 18)를 뽑았다. 둘 모두 소속팀 대선배 이종범, 양의지와 같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KIA는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광주진흥고 투수 문동주 대신 공수주 만능형 야수로 꼽히는 김도영을 택했다. KIA는 ”홈에서 1루까지 3초96에 도달할 정도로 스피드와 순발력이 압도적”이라며 “입단 후 팀 내야 수비와 타선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선수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야수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NC 박성재는 수비 기본기가 탄탄하고 좋고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송구 동작, 우수한 송구 회전력으로 도루 저지율이 높은 포수 유망주. 투수 리드와 타격에서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어 NC의 선택을 받았다. 양의지를 좋아해 고등학교 시절 양의지와 같은 등번호 25를 달고 뛴 그는 “양의지 선수의 뒤를 잇는 NC의 포수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나타냈다.

삼성과 한화는 지역 유망주를 선택하지 않았다. 마땅한 자원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지역 인재 선발을 포기하고 추후 부산고 내야수 정민규를 지명하기도 했다. 두 구단은 오는 30일 전체 연고 지역 선수를 대상으로 선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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