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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김광현, MLB 커리어 변곡점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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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김광현, MLB 커리어 변곡점 맞나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2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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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서른 셋 동갑내기 좌완투수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과 김광현(이상 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나란히 빅리그로 돌아온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커리어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같다.

텍사스는 25일(한국시간) "좌완 양현종과 레이크 라츠, 내야수 라이언 도로우를 콜업했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곧장 26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17일 로스터에서 제외된 뒤 69일 만이다. 주축 선수들 줄부상으로 텍사스가 위기를 맞은 가운데 빅리그에서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양현종은 올 시즌 초반 MLB에서 8경기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ERA·방어율) 5.59를 기록했다. 로스터에서 빠진 뒤 그는 국내로 리턴하는 대신 마이너리그에서 한번 더 도전하기로 했다. 트리플A 라운드 록 익스프레스 소속으로 뛰며 다시 기회를 노렸다.

[사진=AFP/연합뉴스]
양현종이 두 달여 만에 빅리그 로스터로 돌아왔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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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지난 21일 불펜투수로 등판하는 등 10경기에서 3패 ERA 5.60에 그쳤다. 좋지 않은 기록에도 불구하고 텍사스가 주요선수 부상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력이 흔들리고 있어 양현종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텍사스는 현재 코로나로 울상이다. 우완 드루 앤더슨과 좌완 내야수 브록 홀트가 코로나 여파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고, 데인 더닝을 비롯해 우완 스펜서 하워드, 포수 요나 하임까지 같은 이유로 빠졌다.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됐다. 양현종과 함께 올라온 라츠는 바로 26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28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선발 투수는 아직 미정이다. 크리스 영 텍사스 단장은 25일 현지 인터뷰에서 "앞으로 로스터에 더 많은 변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현종에겐 마지막 기회나 다름 없다. 기존 선수들이 몸 상태를 회복할 경우 다시 강등될 수 있다. 자신이 팀에 필요한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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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팔꿈치 부상을 털고 돌아왔지만 보직이 선발에서 불펜으로 바뀌었다. [사진=AFP/연합뉴스]

팔꿈치 통증으로 IL에 들었던 김광현도 부상을 털고 13일 만에 빅리그 로스터로 돌아왔다. 단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합류해 이전과 상황이 달라졌다.

김광현은 지난 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실점을 기록한 뒤 팔꿈치 이상을 호소했다. 염증 진단을 받고 열흘짜리 IL에 등재됐다. 빠르게 회복한 그는 지난 20일 트리플A 경기에 재활 등판했다. 2이닝 2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2실점(2자책점) 난조를 보였다.

김광현이 빠진 새 세인트루이스는 새로운 선발 로테이션 체제를 갖췄다. 기존에 선발로 활약한 애덤 웨인라이트에 부상이 있던 잭 플래허티, 마일스 미콜라스가 복귀했다. 지난달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J.A. 햅, 존 레스터가 선발진에 합류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의 불펜행 이유로 현 선발진에 대한 믿음을 꼽았다. 김광현은 당분간 긴 이닝을 소화하는 롱 릴리프로 활용될 전망이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을 선발로 복귀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러려면 재활이 더 필요했다. 불펜으로는 충분히 등판할 수 있다. 3이닝 동안 공 45개 정도는 던질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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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실트 감독은 이어 "김광현이 선발을 원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김광현은 팀을 위할 줄 아는 선수다. 팀이 필요로 하면 무엇이든 괜찮다고 하기도 해 더욱 고마웠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60경기로 단축해 치른 지난 시즌 3승 ERA 1.62를 생산한 뒤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을 책임졌다. 올 시즌에도 개막 직전 입은 허리 부상 탓에 늦게 일정을 시작했지만 지난달까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대량실점이 없을 때도 일찍 교체되는 상황이 반복됐지만 꾸준히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7월에만 5경기에서 4승 1패 ERA 2.28을 기록하며 '이달의 선수' 후보로도 거론됐다.

그동안 승부처에서 김광현을 마운드에서 내리곤 했던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부상까지 입자 선발로는 아쉽다고 판단하고 있다. MLB닷컴은 김광현의 이닝 소화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올해 19경기 중 6이닝 이상 던진 게 5경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몇 차례 부상도 있었지만 효율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상대 타순 3바퀴째부터 공략당하기 시작한다"고 꼬집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김광현에게 남은 후반기는 매우 중요하다. 아무래도 불펜은 낯선 보직이다. 김광현은 MLB 데뷔전에서 한 차례 구원 등판해 세이브를 기록한 뒤 27경기 연속 선발로만 나섰다. KBO리그에서도 거의 선발로 뛰었다. 한국프로야구 통산 298경기 중 276경기 선발 등판했다. 지난 시즌 클로저로 시작해 선발 한 자리를 꿰찼듯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는 자세로 진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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