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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울버햄튼-이강인 마요르카, 주전경쟁 전망도 [해외축구 이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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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울버햄튼-이강인 마요르카, 주전경쟁 전망도 [해외축구 이적시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8.3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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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잠잠하던 코리안리거들이 다시 한 번 날아오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황희찬(25)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 원더러스로 향한다. 울버햄튼은 30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라이프치히 황희찬과 완전 이적 옵션을 포함한 한 시즌 임대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맹활약한 뒤 라이프치히(독일)로 향했으나 아쉬움을 나타냈던 황희찬은 이제 EPL에서 새 시작을 알린다. 등번호는 26번.

황희찬이 30일 새 팀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경기를 앞두고 팬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울버햄튼 페이스북 캡처]

 

울버햄튼은 꾸준히 황희찬을 지켜봤다. 구단은 “황희찬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엘링 홀란(도르트문트)과 함께 득점과 도움을 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는 브루누 라즈 감독의 공격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잘츠부르크 시절부터 지켜봤던 선수다. 다재다능하고 전방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좋은 선수다. 황희찬은 팀의 수준을 끌어올려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해버지(해외축구 아버지)’ 박지성을 시작으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꽃을 피운 한국인 EPL 진출사에 황희찬이 14번째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특히 울버햄튼은 설기현 경남FC 감독이 2004년 8월부터 2006년 7월까지 뛰었던 곳으로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팀이다.

전날 오후 영국 버밍엄 공항에 도착한 뒤 울버햄튼 훈련장으로 이동한 황희찬은 메디컬 테스트와 초기 임대 작업을 마무리한 뒤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관전했다.

잘츠부르크에서 ‘황홀미(황희찬-홀란드-미나미노)’ 트리오로 맹활약했던 황희찬은 2019~2020시즌 리그에서만 11골을 몰아쳤다. 엘링 홀란드가 도르트문트 이적과 동시에 리그를 정복했고 미나미노도 리버풀로 향하면서 황희찬의 주가도 치솟았다. 독일 강호 라이프치히에서 지난 시즌을 맞았다.

그러나 부상과 부진 등이 겹쳤다. 리그 18경기 중 선발 출전은 단 3경기. 컵 대회에서 넣은 3골이 전부였다. 울버햄튼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임대 후 이적이라는 조건을 내걸고 황희찬을 데려올 수 있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황희찬(오른쪽)이 밝은 미소로 구단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울버햄튼 페이스북 캡처]

 

그렇다고 주전 자리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최전방엔 라울 히메네스라는 간판 공격수가 있고 측면엔 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아다마 트라오레와 바로셀로나 임대생 프란시스쿠 트린캉도 있다.

잘츠부르크 시절 자신감과 폼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 황희찬은 홀란드, 미나미노와 뛰며 뛰어난 돌파력과 득점력을 물론이고 향상된 연계 플레이 능력도 자랑했다. 이를 바탕으로 많은 도움을 올리기도 했다. 울버햄튼 또한 동료들의 득점력에 힘을 더해줄 수 있는 그의 도움 능력에 주목했다.

잘츠부르크 마지막 시즌 때 기량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이강인(20)도 유소년 시절부터 10년 넘게 머물던 발렌시아(스페인)와 작별을 고했다. 발렌시아 구단은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과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10세 때 발렌시아 아카데미에 합류한 이강인은 우리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강인의 미래에 행운을 빈다”고 밝혔다.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유럽 축구에서 손꼽히는 유망주로 분류됐던 이강인은 2019년 20세 이하 월드컵(U-20)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골든볼(대회 MVP)를 수상했는데, 이후에도 소속팀에선 큰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강인도 결국 꽃을 피우지 못한 채 발렌시아와 동행을 마무리했다. 차기 행선지로 마요르카가 꼽힌다. [사진=발렌시아 페이스북 캡처]

 

몇 차례 감독 교체가 있었지만 이강인을 주축으로 활용한 이는 없었다. 이강인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팀으로 이적 혹은 임대 생활이라도 원했는데, 모두 무산됐다.

이번 여름은 달랐다. 새 감독이 이강인을 전력 외로 분류했고 비유럽(NON-EU) 쿼터로 마르쿠스 안드레를 영입했는데, 팀 내 입지가 줄어든 이강인이 자리를 비워줄 수밖에 없었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아 있음에도 선택지가 사라진 발렌시아는 이적료 일부를 받는 조건으로 이강인을 자유계약선수(FA)로 풀어줬다.

지난 28일 알라베스전 이후 라커룸을 찾아 팀 동료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이강인의 유력 행선지로는 같은 리그 마요르카가 꼽힌다. 이강인에게 익숙한 리그이자 지난 시즌 1부 리그로 승격했고 올 시즌 2승 1무(승점 7)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에 득실에서 뒤진 6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이강인 또한 주전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마요르카 또한 이강인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에선 다니 로드리게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발렌시아에서 종종 출전했던 오른쪽 측면엔 구보 다케후사(일본)가 자리잡고 있다.

다만 이강인에겐 낯설었던 4-4-2 전형을 주로 활용했던 발렌시아와 달리 마요르카는 중앙 미드필더에 중점을 둔 4-2-3-1, 4-3-3 등을 활용하고 있어 출전 기회를 잡았을 때 더 좋은 활약을 펼치기 좋은 환경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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