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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라크] 최종예선 초장부터 졸전, 잃어버린 '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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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라크] 최종예선 초장부터 졸전, 잃어버린 '과감성'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9.02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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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될까. 2022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최종 관문 첫 경기부터 졸전을 펼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 홈경기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겼다.

한국보다 피파랭킹 34계단 낮은 70위 이라크를 상대로 전반에는 경기를 압도했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후반에는 공방전을 벌였지만 득점 없이 마쳤다. 세계적인 공격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철저히 봉쇄됐다. 후반에 힘을 쏟은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감독의 전략이 어느정도 적중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은 오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98위)을 상대한다. 전통적으로 쉽지 않았던 중동 원정 5경기가 예정된 만큼 홈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아야 하는데, 출발이 좋지 않다.

한국이 이라크와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한국이 이라크와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휴식이 부족한 손흥민을 필두로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송민규(전북 현대), 이재성(마인츠), 황인범(루빈 카잔)까지 출전시키며 공격적인 4-1-4-1 전형을 들고 나왔지만 골을 만들지 못했다. 슛 개수 15-2였지만 유효슛은 5개에 불과했다.

전반전 점유율 69-31, 슛 개수 7-0으로 앞섰지만 기억에 남는 찬스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반 들어 수비형 미드필더 손준호(산둥 타이산) 대신 남태희(알두하일)를 투입하고, 송민규-김문환(LA FC) 오른쪽 라인을 모두 황희찬(울버햄튼)-이용(전북)과 교체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답답한 흐름은 이어졌다. 오히려 공세를 높인 이라크의 날카로운 공격에 여러차례 위기를 맞았다.

파이널서드 진입이 쉽지 않았다. 모처럼 페널티박스 부근에 도달해도 슛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 중반 이후에야 황인범, 황희찬 등이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노렸다. 경기를 중계한 이동국 tvN 축구 해설위원은 연신 "슛을 너무 아낀다"며 비판했다.

서형욱 해설위원 역시 "최종예선에서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 결과로 말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한국의 공격을 잘 버텨낸 이라크는 후반 들어 선수 교체, 부상 등을 이유로 시간을 끌며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결과적으로 선제골을 넣지 못해 이라크가 '침대축구'를 시전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파울루 벤투 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딕 아드보카트 전 감독과 지략대결에서 패한 셈이다.
파울루 벤투 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딕 아드보카트 전 감독과 지략대결에서 패한 셈이다.

경기 후 아드보카트 감독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많은 한국을 상대로 위험한 찬스를 2~3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강팀을 맞아 좋은 경기를 펼친 우리 팀 수비를 칭찬하고 싶다. 2~3주밖에 준비할 시간이 없었는데 열심히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반면 벤투 감독은 "수비 면에선 90분 내내 상대 공격을 잘 제어했지만, 공격 면에선 상대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었음에도 좋은 경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무승부는 우리가 잘하지 못해 나온 결과"라며 "공격에서 공 순환이 더 빨라야 했고, 공간을 만드는 움직임을 만들어야 했다"고 총평했다.

손흥민이 묶인 데 대해선 "손흥민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다. 그가 막힌 건 변명이 될 수 없다. 다른 경기에서도 일어났던 일이지만 오늘은 해법을 찾지 못했다. 공격에서 적극성이 부족해 상대가 쉽게 수비했다. 우리는 상대 진영에 불균형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 한 명이 아니라 오늘 우리 팀이 잘하지 못한 점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 책임은 감독인 내게 있다. 다음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벤투 감독은 '과감성 부족'을 인정하며 "우리 계획대로 하지 못해 고전했다. 우리가 공을 소유했을 때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기회가 많진 않았지만 세트피스를 통해 만든 몇몇 찬스들을 놓친 것 또한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어 "선수들의 태도에는 불만이 없다. 하지만 태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다른 해법들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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