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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잉, KT의 마지막 퍼즐이었나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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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잉, KT의 마지막 퍼즐이었나 [프로야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9.0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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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제러드 호잉(32·미국)이 KBO리그(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를 리드하고 있는 KT 위즈의 마지막 퍼즐이 될까.

호잉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1 신한은행 쏠(SOL) 프로야구 원정경기에 7번타자 우익수로 출전, 팀의 11-0 승리를 거들었다.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전날 2회 선제 중월 투런포를 가동, 11-1 대승에 힘을 보탠 그는 이날도 4타수 1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타석에서 제 몫을 한 것은 물론 그림 같은 수비로 마운드를 지원했다.

KT는 지난 3일 키움 히어로즈전 11-1 대승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11점을 폭발하면서 3연승을 달렸다. 특히 2위 LG(53승 2무 40패)와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LG와 승차를 4경기로 벌리며 단독 선두(59승 1무 38패)를 질주했다.

제러드 호잉이 KT의 9월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제러드 호잉이 KT의 9월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호잉은 1회말부터 명품 수비를 선보였다. 2사 1루에서 김현수가 홈런성 타구를 날렸지만 호잉이 몸을 사리지 않고 펜스에 부딪치며 걷어냈다. 초반 주도권을 내줄 위기에서 호잉이 호수비를 펼치자 KT 선발 배제성도 살아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배제성은 5이닝 무실점 역투로 시즌 8승째 따낸 뒤 "호잉의 수비가 큰 도움이 됐다"며 "호잉에게 '네 덕분에 이겼다'고 고마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호잉의 타격 성적이 좋지 않지만, 수비와 주루에서 공헌하는 부분이 절대 작지 않다"며 "수비에서 보여주는 슈퍼 플레이와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가 팀에 큰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강철 KT 감독도 경기 앞서 "호잉이 치니까 팀 분위기가 사는 것 같다"며 "워낙 성격이 좋고, 우리 선수들과 '케미(사람들 사이의 조화나 주고받는 호흡)'도 좋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호잉이 잘해야 이긴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호잉이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박수를 쳐주며 사기를 살려줬다"며 "호잉이 잘하니까 하위타순도 강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5일 LG 트윈스전에서 명품 수비로 배제성 기를 살려준 호잉. [사진=스포티비(SPOTV) 중계화면 캡처]
5일 LG 트윈스전에서 명품 수비로 배제성 기를 살려준 호잉. [사진=스포티비(SPOTV) 중계화면 캡처]

호잉은 지난해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3시즌 뛰고 올해 교체선수로 KT에 입단하면서 다시 한국에 왔다. KBO리그에 재취업한 호잉은 변함없는 수비와 주루 능력을 뽐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장타력까지 살아나니 올 시즌 KT가 고심했던 외국인 타자 퍼즐이 맞춰질 조짐을 보인다.

시즌 중반 합류한 그는 처음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달 10일 데뷔전을 치른 뒤 첫 10경기에서 타율 0.162에 그쳤다. 하지만 4번타자 부담을 내려놓고 최근 7번타자로 뛰면서 경기력이 올라왔다. 7번으로 내려간 뒤 14타수 6안타(타율 0.429) 9타점을 기록 중이다. 9월 타율은 0.375에 달한다. KT 하위 타선 파괴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호잉은 한화에서 3년 동안 타율 0.284 52홈런 197타점 171득점을 생산했다.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던 그는 6월 중순 빅리그에 콜업되기도 했다. 하지만 2경기 동안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면서 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때 KT가 손을 내밀었다.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도미니카공화국) 대체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알몬테는 60경기에서 타율 0.271 7홈런 36타점으로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는 KT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아킬레스건 부상까지 당하자 교체를 단행했고, 호잉이 부름을 받았다.

호잉은 KT 입단이 확정되자 "1위 팀에서 뛰게 돼 너무 신난다"며 "12년 동안 프로에서 뛰면서 우승을 해본 적이 없는데, 올해 KT가 우승하도록 돕고 싶다"고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2018시즌 타율 0.306 30홈런 110타점으로 활약하며 독수리군단이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끈 호잉이 KT에 불어넣을 에너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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