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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홍성흔 고언, '내 야구인생을 지키고 싶다면'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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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홍성흔 고언, '내 야구인생을 지키고 싶다면'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9.17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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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로야구 팬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전설들이 나섰다.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 이승엽 KBO 홍보대사와 홍성흔(이상 45) 등이 프로선수로서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충고를 후배들에게 전했다.

KBO는 16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혹의 손길이 다가올 때’라는 주제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23일 ‘지속적인 인성교육 강화 등을 통한 부정행위 및 품위손상행위 재발방지 대책’ 후속 조치 중 하나로 제작한 영상이다.

최근 몇 년 간 프로야구 안팎에서 벌어진 각종 사건·사고 등으로 많은 팬들이 등을 돌렸다. 이에 경각심을 느낀 야구계가 팬심을 되돌리기 위해 펼치는 노력의 일환이다.

홍성흔은 한 순간 일탈이 모든 건 무너뜨릴 수 있다며 유혹에 흔들리지 말것을 당부했다. [사진=KBO 유튜브 영상 캡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 프로야구는 최고 인기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상승세를 타던 프로야구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800만 관중 시대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고 있다. 2019년 720만 관중대로 떨어지더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부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고 여기에 각종 사건·사고와 팬 서비스 소홀 문제 등이 터져나오며 프로야구를 향한 팬들의 애정도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야구계에선 선수들의 인성 교육 중요성이 강조됐다. 유소년 선수부터 프로 선수까지 클린베이스볼 실천을 위한 가이드북 제작과 각 야구 단체와 깨끗한 야구 환경 조성을 위한 동참과 함께 KBO는 선수들에게 큰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을 앞세워 조언을 전달하기로 했다.

한일 통산 600홈런을 날린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과 포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며 통산 타율 0.301을 기록한 홍성흔, 한국 대표 야구해설가 허구연까지 셋이 뭉쳐 자라나는 프로야구 선수들을 위해 뼈와 살이 되는 조언을 남겼다.

이날 공개된 첫 영상에선 KBO리그 선수들의 품위손상행위가 선수 자신은 물론 가족과 주변 사람들, 팬과 리그 전체, 나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요함을 알렸다.

이들은 “‘누군가 그깟 공놀이’라고 할지 모르는 야구지만 우린 그 공놀이에 인생을 걸었다”며 “야구를 사랑한다면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야구가 무너진다면 우리의 청춘이, 삶의 목표가, 인생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윤성환(가운데)은 승부조작으로 인해 최근 실형을 선고받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또 “단 한 번 허용한 유혹의 손길이, 단 한 번의 가벼운 선택이 우리가 쌓아온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다”며 “환호가 비난으로, 박수가 조롱으로,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술자리 파문이 KBO를 휩쓸었다.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선수들 일부가 원정 일정 도중 새벽 늦게까지 외부인 여성과 술자리를 가진 것. 그 가운데엔 유부남도 끼어 있었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귀감이 돼야 할 야구 선수들이 방역 수칙까지 어겨가면서 그런 일을 벌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와 리그가 중단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를 비롯해 음주운전과 도박, 승부조작 등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프로야구다. 투수 윤성환(40)은 승부조작 혐의가 사실로 나타나며 최근 실형 1년을 선고받았다. 삼성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해 가던 그였으나 팬들이 등을 돌리는 건 한순간이었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성공가도를 이어가던 강정호는 음주운전을 세 차례나 저질러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게 힘들어졌다.

이들은 “야구를 사랑한다면, 인생이 소중하다면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기억하라”고 말했고 특히 홍성흔은 “공짜 술 좋아하다가 패가망신한다”고 술자리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홍성흔(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과 이승엽, 허구연은 영상을 통해 프로야구 후배들이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조언을 전했다. [사진=KBO 유튜브 영상 캡처]

 

이날을 시작으로 KBO는 이승엽 홍보대사가 촬영한 ‘기술 못지 않은 인성이 최고의 자산’, 허구연 해설위원이 나선 ‘첫째도 팬! 둘째도 팬! 팬이 최우선’이라는 주제의 영상을 추석 연휴 이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KBO는 향후 이 영상을 각 구장 전광판과 클럽하우스, 식당 등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 모니터를 통해 상시적으로 노출하고 KBO 및 구단 소셜미디어 플랫폼에도 업로드 해 선수들이 언제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나아가 KBO 신인선수 교육과 아마추어 선수들의 교육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KBO와 KBSA 홈페이지 및 각 학교에도 배포할 계획이다. 추가적으로 KBO는 유소년부터 프로선수까지 클린베이스볼 실천을 위해 휴대하면서 참고할 수 있는 프로 아마추어 통합 클린베이스볼 가이드북도 다음달 초 발간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까지 비판할 수는 없다. 특히 프로선수로서 안일한 자세에 대해 영향력 있는 선배들의 따끔한 일침으로 후배들이 바른 길로 걸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교육과 규정 변화 등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KBO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일구회,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등 야구 단체와 함께 은퇴 후에도 야구인으로서 비위 또는 부정행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품위를 손상케 한 경우 야구 활동에 제한 받을 수 있도록 등록제한 및 회원탈퇴 등 해당 기구의 등록 규정 보완을 추진해 일탈 행위 방지 효과를 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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