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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강백호-이정후, 박용택-홍성흔처럼?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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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강백호-이정후, 박용택-홍성흔처럼?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9.23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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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점입가경(漸入佳境). KBO리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두 천재 타자의 경쟁이 갈수록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3)와 KT 위즈 강백호(22)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타격왕 타이틀을 두고 시즌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23일 기준 강백호는 타율 0.364, 이정후는 0.363. 시즌 마무리 30여 경기를 남긴 가운데 이들의 치열한 경쟁은 2009년 박용택(42)과 홍성흔(44)의 각축전을 떠올린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왼쪽)와 KT 위즈 강백호가 타격왕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이정후는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볼넷 1사구 1타점 무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0.3646에서 0.3626으로 떨어졌다.

그 사이 강백호는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 1삼진 1득점으로 활약했다. 워낙 높은 타율 탓에 안타를 치고도 전날 0.3643에서 0.3641로 떨어졌으나 이정후가 침묵한 가운데 빼앗겼던 타율 1위를 하루 만에 되찾았다.

12년 전이 오버랩된다. 2009년은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도 손에 꼽힐만한 타격왕 경쟁이 펼쳐졌던 해다. 당시 LG 트윈스 소속 박용택은 타율 0.372로 롯데 자이언츠 홍성흔(0.371)을 가까스로 물리치고 커리어 처음이자 마지막 타격왕에 올랐다.

 

아직까지도 야구 팬들의 기억에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일었던 잡음 영향이 크다. 최종전을 앞둔 홍성흔에 2리 앞서 있던 박용택은 롯데전 벤치를 지켰다. 특별한 몸 상태에 이상은 없었음에도 타율을 관리하기 위한 감독의 결정이었다. 이는 야구계에서 크게 이례적인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홍성흔을 상대로 한 LG의 행동이었다. 홍성흔은 이날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박용택에 밀려 타율 2위에 머물렀다. 문제는 홍성흔에게 제대로 된 타격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 LG 투수들은 피해가는 승부로 홍성흔에게 4연속 볼넷을 내줬다. 홍성흔의 타율을 높이지 않기 위한 행동.

이후 팬들은 물론이고 언론에서도 박용택과 LG의 행동을 ‘졸렬’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큰 지탄을 받았다. 타격왕에 오르고도 사과해야 했던 박용택 커리어에 명과 암이 된 사건이었다.

도쿄 올림픽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타고 있는 강백호. [사진=연합뉴스]
이정후는 부상에서 복귀한 뒤 맹타를 휘두르며 강백호를 추격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강백호와 이정후 또한 당시 못지 않은 혈투를 벌이고 있다. 시즌 초반엔 강백호가 앞서갔다. 6월까지도 4할 타율(0.401)을 유지하며 꿈의 기록에 도전하는 듯 했다. 이정후는 4월 타율 0.269로 아쉽게 시작했지만 5월 0.451로 날아오르며 강백호를 추격했다.

7월 다소 주춤했던 강백호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부진한 뒤 이후 8월 리그에서도 타율 0.318로 하락세를 탔다. 이달엔 0.281, 시즌 타율은 0.364까지 떨어졌다.

올림픽 이후 부상을 겪은 이정후는 지난 10일 복귀 후 훨훨 날고 있다. 9월 타율 0.465로 5월보다 더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어느새 강백호와 격차는 사라졌고 최후의 승자를 예측하기 힘든 양강 체제가 구축됐다.

KT는 한국시리즈 직행, 키움은 현재 공동 5위로 가을야구 진출을 장담할 수 없어 시즌 막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개인 타이틀에 크게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 최후의 승자는 자연스레 남은 경기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팀에서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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