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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 김소연,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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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 김소연,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9.24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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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 Tip!] 지난 1년여간 세 시즌에 걸쳐 방송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희대의 악녀' 천서진을 빼고 논할 수 없다. 극적인 감정 연기부터 강렬한 액션까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배우 김소연은 여전히 '도전'의 힘을 믿는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으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린 이야기다. 김소연은 '펜트하우스'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며, 극을 빛낸 악역으로 열연했다.

'펜트하우스' 시즌3 종영을 앞두고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김소연은 "드라마 마지막 촬영 쯤 되면 빨리 끝나고 쉬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는데 이 드라마는 끝날 때도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 많이 아쉽고 그립다. 지금도 기분이 이상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타고난 금수저이자 '헤라클럽'의 여왕벌, 삐뚤어진 욕망의 소프라노 천서진 역으로 열연한 김소연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전무후무한 악녀를 탄생시켰다. 소름돋는 연기력으로 '역대급 빌런'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김소연은 천서진의 폭발적인 인기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사실 천서진을 처음 준비할 때는 결과가 이럴 줄 상상 못했어요. 처음에 제가 캐스팅 제의를 받아들인 가장 큰 이유는 작가님 감독님께 끌렸던 게 가장 컸거든요. 제가 이 드라마 하기 직전까지 안주 아닌 안주를 좀 했는데, 천서진에 대해 얘기하면서 '앞으로 보여줄 게 있겠다' 싶어 결정했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연기하다보니까 저도 모르게 마음이 불타올랐어요."

김소연이 생각하는 '희대의 악역' 천서진은 어떤 인물일까? 그는 "천서진은 천서진이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고 공감도 안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아픔이 있고 가정사가 있을지언정 합리화가 될 수는 없지 않나. 그런 삶을 살았어도 헤쳐나가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 얘는 왜 이럴까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순하고 엉뚱하기로 잘 알려진 실제 성격과 정반대인 천서진의 악행을 연기하는데 심적인 부담은 없었을까. 김소연은 "성격이 비슷했다면 정말 스트레스 받았을 것 같다. 아예 다른 인물로 느껴지더라. 심적으로 피드백이 온 적은 없다. 제가 천서진을 너무 싫어하는 거 같기도 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인터뷰 중 "있어서는 안되는 악녀, 어디에도 없는 악녀"라고 거듭 강조할 정도로 김소연이 이해할 수 없었던 인물이지만, 연기를 위해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했다. 김소연은 "천서진을 미워하면 연기하는데 집중하기 어려울까봐 종영 끝나자마자 미워하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원동력, 서사가 있었기 때문에 욕망만 가득한 악역과는 차별화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살아온 과정들이 묻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얘가 왜 이렇게 삐뚤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김소연이 책임감을 갖고 연기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거죠. '천서진은 이게 맞다고 생각하니 김소연도 맞다고 생각해야 돼'라고 되뇌면서 연기했어요."

입체적인 악역을 완성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김소연은 "굉장히 주의하면서 연기했다. 연기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질까봐 강약조절에 집중했다. 시즌3까지 오다 보니 소리 지르는 장면도 많고 비슷한 상황도 많고 자꾸 반복이 되더라. 그런 부분들 나름 고민해서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삐뚤어진 욕망의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펜트하우스’ 속 가장 기억에 남는 천서진의 명장면을 꼽자면 무엇일까. 김소연은 "시즌3 5회 엔딩을 좋아한다. 제가 흑조같은 드레스 입고 하이 F 성공시키는 장면이다. 오윤희를 절벽에서 미는 신 찍고 난 후라 감정이 차올라 있었고 등에서 전율이 올라오더라. 배우로서 인생을 살면서 이런 카타르시스 느끼는 장면이 얼마나 될까 싶어 굉장히 소중했던 촬영이었다"고 전했다.

"은별이가 엄마에게 약을 타서 먹인 장면도 생각나네요. 천서진이 결국은 알고 먹는 거잖아요. 시청자로 볼 때도 인상적이었고, 그 복잡미묘한 감정 연기하면서 어떻게 이런 신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펜트하우스'는 다양한 스타들이 특별출연으로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특히 화제를 모았던 특별출연 배우는 김소연 남편 이상우. 김소연은 이상우의 출연 이후 '펜트하우스'의 인기를 체감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정말 인기가 있다고 느낀 게 이상우 씨와 이번에 같이 연기하는 꼬마친구가 이상우 씨를 '펜트하우스 기자'라고 알아본다더라"며 웃었다.

남편이자 배우 동료인 이상우는 김소연이 천서진을 연기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했다. 김소연은 "'펜트하우스' 촬영 전 잠깐 안주하고 있던 때가 있었다. 이상우가 도전해보라고 했는데 그때 정신이 번쩍 뜨이더라. 반성하게 되면서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처음 대사를 다 맞춰주고 톤을 다 잡아준게 이상우 씨였어요. 천서진에게 더 가깝게 가는 지름길을 만들어줘서 지금도 너무 고마워요. 시즌1 15부 피아노신 찍고 방송되기 전까지 너무 걱정이 컸거든요. 모니터 영상을 보여줬는데 '소름 돋는다'고 답하더라고요. 덕분에 15부를 기분좋게 기다렸던 기억이 있어요."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데뷔 28년차 배우 김소연, '펜트하우스' 시즌3을 마무리하기 전 이미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에게 '펜트하우스'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김소연은 "두려움을 떨치게 해준 작품"이라고 답했다.

"제가 목소리도 가늘고 성량도 부족한 것 같다는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나름 극복하게 된 작품인 것 같아요. 대본을 받을 때마다 늘 두려웠거든요. '할 수 있을까', '감정 안 나오면 어떡하지' 매 회 매 신 걱정했는데 막상 하고 오면 너무 후련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1년 반 촬영하면서 '하면 된다'는 믿음도 주고, 개인적인 두려움을 많이 떨치게 해준 작품으로 기억되겠구나 싶습니다."

1년 반 동안 함께 했던 강렬한 캐릭터, 김소연은 앞으로의 부담감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강조했다. 그는 "스태프 분들이 '앞으로도 천서진으로 보일 것 같다'고 말씀 해주시더라. 나도 그런 걸 고민해봐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근데 제가 부담이 있었다면 '펜트하우스'를 놓쳤을 것이고, 지금 이 순간도 없었을 거다. 다음 작품도 뭐든 도전을 해보고 매도 그때 가서 맞는 걸로 하겠다"고 답했다.

"제가 원래 숨쉬듯 고민하는 사람인데 워낙 고민 없는 사람이랑 살아서 그런지 요즘은 딱히 고민이 없고, 여유를 좀 즐겨보고 싶어요. 연말에는 이 다음 작품을 고민하고 있었으면 좋겠고요. 그게 제게 최고의 선물일 것 같아요. 천서진에서 벗어나는 것도 숙제고, 그 기분좋은 숙제를 하고 있는 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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