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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호령하는 한국, 이란 아자디스타디움 원정은? [월드컵 최종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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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호령하는 한국, 이란 아자디스타디움 원정은? [월드컵 최종예선]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0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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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튼)이 나란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라운드 베스트일레븐에 들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최전방과 최후방을 책임지는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김민재(페네르바체)도 소속팀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연일 주가를 높이고 있다.

10월 A매치 주간에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잘 나가는 유럽축구 코리안리거들이 총출동한다. 

홈에서 2경기 연속 치렀던 지난달 일정과 달리 이번에는 7일 오후 8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피파랭킹 81위 시리아를 상대한 뒤 12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숙적 이란(22위) 원정을 떠나는 강행군을 벌인다.

특히 월드컵 최종예선마다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에서 발목 잡혔던 만큼 최근 기세를 올리고 있는 유럽파들이 보여줄 경기력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황희찬(사진) 등 유럽파는 올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란의 피파랭킹은 22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피파랭킹이 한국(36위)보다 14계단 높고, 상대전적 역시 9승 9무 13패 열세다. 이번 최종예선 A조에서도 유일하게 2연승을 챙기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는 팀으로, 월드컵 본선에서도 늘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통했다. 

특히 한국과 이란은 이번까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4회 연속 맞붙게 됐다. 최근 10여년 월드컵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았던 이유다. 한국은 2011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1-0 승리 이후 이란에 6경기(2무 4패) 동안 승리가 없다. 이번에 소집된 선수 중 10년 전 이란을 상대로 승리를 경험한 건 손흥민 뿐이다. 그나마도 당시에는 벤치를 지켰으니 사실상 현역 국가대표에 이란은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은 이미지로 남아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앞서 열린 최종예선에선 1무 1패로 밀렸다. 원정에서 0-1로 졌고, 홈에서 0-0으로 비겼다. 2경기 내내 유효슛 하나 만들지 못할 만큼 고전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으로 가는 관문에선 2패를 당했다. 홈과 원정에서 나란히 0-1로 패했다. 이어진 친선경기와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첫 맞대결까지 4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을 때는 2번 모두 비겼다. 당시 주장이던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가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득점해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한국은 최종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북한이 2위로 마치는 데도 도움을 줬다. 남북이 동시에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경사를 맞았던 순간이며, 한국이 최종예선에서 이란에 맞서 우위를 점했던 마지막 시기로 회자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천하의 손흥민도 이란을 상대할 때면 작아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 부임 후에는 이란과 한 차례 홈에서 붙은 바 있다. 당시 황의조의 골로 1-1로 비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박지성 어드바이저 은퇴 이후로는 이란을 만날 때마다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손흥민은 월드컵 최종예선 16경기에서 지금껏 2골을 넣는 데 그치고 있다. 당연히 이란을 상대로도 득점한 기억이 없다. 이제 주장 완장을 달고 아자디 스타디움 피치를 밟게 돼 어깨가 무겁다. 부동의 주전 센터백 김영권(감바 오사카)도 브라질 월드컵으로 가기 전 2연패를 막지 못했던 아픔이 있다.

한국은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지난 2019년 서울에서 이란과 평가전을 벌인 바 있다. 황의조의 골로 1-1로 비겼는데, 안방에서 경기한 이점을 업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바 있다. 당시 베스트일레븐과 현재 베스트일레븐은 거의 변동이 없다. 그동안 닦아온 축구를 만만찮은 이란을 맞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케줄은 이란에 유리하다. 이란은 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정을 떠난 뒤 자국으로 돌아오는데, 이동거리가 길지 않다. 반면 한국은 유럽 및 중동에서 뛰는 주축 선수들이 홈경기를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넘어왔다가 다시 이란까지 비행해야 하니 컨디션 저하가 우려된다.

한국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지금껏 7경기를 벌여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2무 5패 절대 열세다. 방문경기를 치르는 타국 선수들이 해발 1200m 고지대에 자리한 아자디 스타디움 공기에 단시간 만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10만 명에 달하는 남성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종교 율법을 엄격히 시행하면서 공공장소에서 남녀를 구분, 여성의 대외활동에 많은 제한을 뒀다. 한국은 테헤란 원정을 갈 때마다 10만 남성 응원군단과도 맞서야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란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 원정은 쉽지 않은 일정으로 악명 높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도 0-1로 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번 맞대결에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이 도입된다는 점이다. 월드컵 최종예선 VAR 운영은 FIFA 권고사항이지 의무사항이 아니다. 아시아 최고 레벨의 축구를 하는 이란이지만 그동안 이란 내에서 VAR을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이란 정부에 대한 국제제재 영향으로 관련 장비를 도입하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란축구협회가 FIFA가 승인한 업체 중 한 곳과 계약하면서 극적으로 VAR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홈 텃세 속에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는데, 석연찮은 판정에서는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 순수 경기력이 결과를 좌우하는 공정한 여건 속에 놓인다.

'벤투호'는 지난 9월 일정에서 1승 1무를 거뒀다. 피파랭킹 70위 이라크를 맞아 졸전을 벌인 끝에 0-0으로 비긴 뒤 위기감이 고조됐다. 다행히 레바논(97위)을 1-0으로 눌렀지만 안도하기에는 불안한 경기력이었다. 이번에 벤투 감독이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했을 때 K리그(프로축구)에서 맹활약 중인 선수들이 제외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쉬운 경기력과 계속된 소통 부재로 벤투 감독을 향한 여론은 마냥 호의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은 남은 일정 벤투호의 분위기를 좌우할 중요한 여정이 아닐 수 없다. 2경기 모두 tvN, 쿠팡플레이에서 생중계되며, 이란전은 티빙(TVING)으로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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