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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 왕조 재건 앞장서는 '그때 그 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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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 왕조 재건 앞장서는 '그때 그 막내'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07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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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15년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한 막내는 이제 팀 간판으로 거듭나 왕조 재건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5년여 부진을 '암흑기'라 표현한 그의 의지는 결연하다 못해 비장하기까지 하다. 구자욱(28·삼성 라이온즈) 이야기다. 

구자욱은 6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서 3루타와 2루타를 하나씩 뽑아내며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 9-3 승리를 견인했다.

2011~2014년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한 삼성은 2015시즌에도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 당시 팀 막내였던 구자욱은 이후 하위권으로 추락한 삼성 타선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암흑기를 견뎌왔다. 그리고 삼성은 6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설 기회를 잡았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구자욱이 개인 통산 3루타 50개 달성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순위싸움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2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곧장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뒤 2015년부터 1군에서 뛰었다. 1군에서 맞는 7번째 시즌, 그는 어느새 팀의 구심점이 됐다.

올 시즌 그는 타율 0.308 20홈런 81타점 27도루로 활약하고 있다. 가장 먼저 20홈런-20도루에 도달했다. 데뷔 이래 처음이며, 리그에선 53번째 나온 경사다. 이날은 5-1로 앞선 3회초 2사 1, 2루에서 좌익수 쪽으로 3루타를 때려내며 개인 통산 3루타 50개 금자탑도 세웠다. KBO리그 12번째로 나온 기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뒤 구자욱은 "꾸준히 출전한 덕에 그런 누적 기록이 나왔다.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며 "올해는 너무 못했을 때도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도 크게 들뜨지 않는다. 기술적인 면보다 정신적으로 성장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20홈런-20도루를 개인 처음으로 달성해 홀가분하기는 하다"면서도 "이 기록을 먼저 작성한 선배들이 많다. 30홈런-30도루라면 모를까.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개인 기록에는 일희일비하지 않는 그지만 가을야구를 앞두고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순위 싸움에는 상당한 의욕을 나타냈다. 구자욱은 "지난 5년의 성적이 충분한 동기부여였다"고 힘줬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구자욱은 지난 5시즌의 부진이 동기부여가 됐다고 강조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4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석권한 뒤 2015년에도 훨훨 날았다. 한국시리즈는 놓쳤지만 정규시즌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하위권에 머물며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데뷔 시즌 챔피언이었던 소속팀은 이후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프로 첫 해 타율 0.349로 혜성 같이 등장해 신인왕에 오른 구자욱은 2019시즌을 제외하면 매 시즌 타율 3할 이상 생산했다. 모든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내며 타선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그렇게 인고하며 경험을 쌓은 끝에 6년 만에 다시 대권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구자욱은 "김상수, 박해민 선배와 달리 나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2등이 너무 힘들다'는 기억만 남았다"며 "이후 5년 동안 PS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올해는 우리 팀 모두가 감격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날 LG(엘지) 트윈스를 0.5경기 차로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섰다. 1위 KT 위즈와 격차를 3경기로 좁혔다. 삼성은 16경기, KT는 19경기, LG는 2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현역 중 KBO리그에서 지금껏 8번 밖에 나오지 않은 30(홈런)-30(도루)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평가받는 구자욱이다. 지난 5년의 암흑기를 지나오면서 그는 내적 성장을 이뤄 단단한 선수가 됐다. 올 시즌 분위기를 쇄신한 삼성이 가을야구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는 데 선봉에 서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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