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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구원왕 오승환, 삼성 '왕조재건 위해'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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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구원왕 오승환, 삼성 '왕조재건 위해'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0.14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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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돌아온 돌부처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커졌다.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뽐냈음에도 앞서 보인 임팩트가 너무 강렬한 탓이었다. ‘돌직구’라는 신조어 주인공임에도 그 위력이 예전에 비해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올 시즌 초반 부진할 때만 해도 걱정을 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오승환(39)이 삼성 라이온즈 수호신으로 완벽히 부활했다.

오승환은 1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방문경기 8회말 만루 위기에 등판, 1⅔이닝 동안 44구를 뿌리며 팀 5-3 승리를 지켜냈다. 한국나이 마흔에 이뤄낸 시즌 40번째 세이브 의미는 남달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br>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13일 KIA 타이거즈전 팀에 70번째 승리를 안기며 개인 통산 4번째 40세이브를 달성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마무리와 필승조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쓰고 돌아온 오승환. 해외 진출 전 해외 원정 도박으로 인해 지난해 복귀 후 72경기 징계 처분을 받았다. 시즌 중반부터 투입돼 마무리를 꿰차 18세이브를 기록했는데, 블론세이브가 3차례 있었고 공은 예전만큼 위협적이지 않았다.

올 시즌 초반 부진하자 그를 향한 의심어린 시선은 더 커져만 갔다. 4월 10경기에서 8이닝을 소화하며 6세이브를 거뒀으나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5경기에서 실점하며 평균자책점(ERA)이 6.75에 달했다.

스스로도 시즌 초 좋지 않았던 몸 상태에 대해 인정했다. 그럼에도 자신감은 있었고 팀을 위해 던지자고 마음 먹었다.

이후 오승환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5월은 ‘미스터 제로’였다. 올림픽에도 나설 정도로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게 됐다.

블론세이브는 단 하나. 과거의 오승환으로 완전히 돌아왔다. 든든해진 뒷문과 함께 삼성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과거와 같이 경기 후반까지 앞서가는 경기를 대부분 챙겼다.

세이브 2위 김원중(롯데 자이언츠·31세이브)과 격차를 크게 벌린 오승환은 40세이브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둔 채 KIA를 맞았다. 팀이 5-3으로 앞선 8회말 1사 만루. 삼성 벤치는 한 발 먼저 움직였다.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연속 대타로 나선 유민상을 유격수 뜬공, 김민식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지워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국나이 마흔의 오승환은 여전한 기량을 뽐내며 압도적인 끝판왕 면모를 보이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9회 다소 흔들렸다. 박찬호와 김선빈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 옛 동료 최형우와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승부구는 스트라이크 존 바깥에서 안으로 휘어지는 슬라이더. 최형우가 걷어 올려봤지만 중견수 박해민에게 잡혔다. 이어진 2사 1,3루에선 최정용에게 다시 한 번 슬라이더를 던져 탈삼진을 추가, 시즌 40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44구를 던지며 지켜낸 값진 승리. “한국시리즈를 하는 것 같았다”는 오승환의 말처럼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 팀 승리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만 집중했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KBO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40세이브는 총 7차례 나왔는데 그 중 절반이 넘는 4차례를 오승환이 장식하게 됐다. 더불어 ‘불혹’ 오승환은 종전 손승락의 최고령(만 31세) 40세이브 기록도 훌쩍 뛰어넘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70승(54패 8무) 고지에 올랐다. 삼성이 70승을 달성한 건 마지막 가을야구를 경험한 2015년 이후 6년만이다. 또 선두 KT 위즈와 격차를 1.5경기까지 좁혔다. 잘 나가던 KT는 최근 10경기 3승 5패 2무로 주춤하고 있는데, 2연승을 거둔 삼성은 6승 4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막판 뒤집기 가능성도 충분하다.

가을야구 기대감도 높아진다. 특급 마무리가 존재하는 팀의 우승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 오승환은 2010년대 초반 ‘삼성 왕조’의 기둥 역할을 맡았던 베테랑이기도 하다.

꾸준한 자기 관리로 시즌 막판 체력 저하 우려도 씻고 있다. 오승환은 러닝을 비롯한 보강훈련 등에 더욱 힘을 쏟으며 영광 재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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