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마동석의,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마블 히어로, '길가메시'가 탄생했다.

영화 '이터널스'에 출연한 마동석과 국내 취재진의 화상 기자 간담회가 22일 오전 진행됐다. 마동석은 내달 3일 개봉하는 마블의 신작 영화 ‘이터널스’의 길가메시 역으로 합류하면서 한국 남자배우로는 최초로 마블 입성에 성공했다.

마블 스튜디오의 ‘이터널스’는 수 천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어벤져스’ 시리즈에 이어 새로운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부산행', '범죄도시', '신과 함께' 시리즈 등에서 압도적인 존재감과 남다른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국내 배우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을 연기했다. 마동석이 맡은 길가메시는 이터널스에 등장하는 히어로 중 가장 파워풀하고 강한 전사로, 한 방의 펀치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강력한 캐릭터다.

한국 출신 배우로는 첫 번째로 마블 히어로의 일원이 된 소감을 묻자 "원래 마블 팬이기도 하고 이번에 클로이 자오 감독도 이터널스 찍기 전 작품을 보고 팬이었는데 같이 작업하게 됐다. 또 세계적인 슈퍼 스타 안젤리나 졸리 같은 배우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게 돼서 즐거웠다"고 밝혔다.

또 "이번을 계기로 마블과 계속 일할 수 있게 될 거 같아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액션 영화 많이 찍었는데 여러가지 캐릭터와 액션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저와 잘 맞는 역할로 인사드리게 돼서 운이 좋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터널스' 캐스팅 과정에 대해 마동석은 "6년 전 정도, 부산행이 외국에 많이 알려지고 나서부터 할리우드에서 여러가지 제안이 왔었다. 한국에서 출연하고 제작하는 작품이 많아서 타이밍이 안 맞다가 몇 년 전 캐스팅 디렉터가 '이터널스' 길가메시 역할을 들고 와서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오디션은 따로 없었다고 밝힌 마동석은 "클로이 자오 감독이 제 영화를 여러편 보고 이미 분석이 끝난 상태로 얘기를 많이 나눴다. 제 본연의 모습과 제가 액션영화에서 보여줬던 캐릭터, 제가 오랫동안 해 온 복싱 등 스타일을 적용해서 캐릭터 만들어줬다. 합류하게 돼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길가메시 캐릭터에 대해 마동석은 "아시안 캐릭터가 아니었다. 신화 속의 인물을 아시안 캐릭터로 바꾸고 저에게 오면서 많은 것을 바꿔줬다. 마블도 감독도 가장 마동석에게 잘 어울리는 캐릭터였으면 한다고 해서 많은 것을 상의하면서 만들어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혼 불멸한 존재, 7000년 이상을 살아온 존재라서 사람다운 모습과 사람을 넘어선 존재에 가까운 모습을 같이 연기해야되는 부분이 있었다.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고 이터널 동료들을 보호하는 보호자 역할이면서도 괴물 '데비안츠'와 맞서 싸울 때는 굉장히 사납고 강렬한 전사로 변할 수 있는 캐릭터다.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면, 사나운 전사같은 면 골고루 변화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서 마동석은 특유의 맨주먹을 활용할 압도적인 액션으로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특히 오른손으로 '데비안츠'를 단 한 방에 제압하는 장면은 국내외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마동석은 '길가메시' 액션 디자인에 본인의 스타일이 크게 반영됐다고 전했다.

마동석은 "일단 액션 스타일은 제가 오랫동안 해 왔던 복싱을 기반으로 한 액션이다. 클로이 자오 감독과 마블이 제 영화를 많이 보고 연구한 상태에서 주먹 펀칭과 손바닥으로 치는 액션들을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액션은 스턴트팀과 함께 디자인하게 됐다. 화려한 동작보다는 조금 더 간결하고 강력한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의 액션을 추구했고 그게 캐릭터와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영화 '노매드랜드'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및 감독상 수상,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작품상 및 감독상 수상,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등 역대급 기록과 232개 부문 이상의 수상 행렬을 이어가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클로이 자오 감독과의 호흡도 전했다.

마동석은 "클로이 자오 감독은 제가 '더 라이더(로데오 카우보이)' 라는 영화를 굉장히 잘 봐서 팬이 됐다. '노매드랜드'로 오스카 상을 타고 200개 넘는 상을 탄 건 저희가 캐스팅과 촬영을 모두 끝낸 후라서 당연히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아티스틱한 부분과 상업적인 부분을 골고루 이해하고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했다. 배우와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하고, 상대방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을 존중해주고, 굉장히 머리가 좋다. 감독이 한 영화에 대해서 모든 점을 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을 솔직하게 얘기해주고 항상 겸손하게 주변 스태프와 상의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이터널스'를 통해 안젤리나 졸리,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아니, 셀마 헤이엑 등 할리우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마동석은 이들과의 호흡에 대해서 "일단 같이 만나서 리허설을 많이 할 시간이 없었다. 캐스팅된 모든 배우들이 거의 한 두번 만남 이후에 바로 촬영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마음을 열고 만나서 그런지 금방 가족처럼 서로 케어하고 배려하면서 촬영했다. 서로 배경이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서 빠른 시간에 가족같이 친밀해지는 것이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런 부분들이 저희 영화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해 기대를 높였다.

최근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세계에서 한국 콘텐츠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에 대해 마동석은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츠가 유명해지기 전부터 할리우드와 일을 하고 있었고 이번에 결과물로 나오게 됐다. 이전부터 한국에는 굉장히 좋은 콘텐츠 많다고 생각했고, 세계인들이 봐도 좋아할 만한 콘텐츠들이 많았는데 그 전에는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묵묵히 영화 찍고 활동할 예정이다. 계획돼 있는 다른 글로벌한 작품들이 많이 있다. 제작하는 영화들도 있고 출연하는 영화도 있다. 앞으로 저도 세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 만들고 싶다. 한국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좋은 작품들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한국이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는 나라가 이미 됐고, 앞으로도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길가메시' 캐릭터를 통해 전세계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서 마동석은 우선 "슈퍼히어로 영화이기 때문에 재밌고 즐겁게 보시도록 만드는게 우선이었다"면서 "클로이 자오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저희가 매료됐던 부분은 인종이나 성별, 나이로 사람을 나눠서 편견을 가지지 말고 그냥 그 사람이 누군지를 봐주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각자 슈퍼히어로들이 굉장히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이 사람들이 서로 조화롭게 힘을 합칠때 가장 강력한 히어로가 된다. 그것이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어했던 메시지가 아니었나 생각하고, 그 메시지대로 많은 분들이 조금은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봐주고 어떤 잣대로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지 않는 모습들이 되어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마동석은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고 연기하면서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하겠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겸손하고 묵묵하게 연기하겠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국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개성 넘치는 히어로들의 화려한 액션과 스펙터클한 볼거리는 물론, 더욱 거대해지고 깊어진 스토리로 새로운 마블 유니버스를 선사할 '이터널스'는 내달 3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