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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탄 아산, 애매한 무승부 [K리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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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탄 아산, 애매한 무승부 [K리그2]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1.10.2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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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충남 아산이 행운과 불운을 거듭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승점 1에 만족하는 찝찝한 경기를 펼쳤다.

아산은 지난 23일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2(프로축구 2부) 35라운드 부천FC와 원정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골 결정력 부재와 후반 31분 한용수 퇴장으로 고전했지만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분전해 승점 1을 추가했다.

아산 수비수 한용수(오른쪽)가 부천 공격수 박창준(가운데)에게 반칙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산 수비수 한용수(오른쪽)가 부천 공격수 박창준(가운데)을 잡아채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리그 종료까지 2경기 남은 시점, 아산은 순위 경쟁에 큰 의미를 두지 못했다. 일찍이 승격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한 탓이다. 시즌 중반 리그 8경기에서 6승 2패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스퍼트를 냈으나 초반과 막판 부진이 길었다. 치고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힌 점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시즌 전반적으로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수치상으로 잘 나타난다. 34라운드까지 36골을 넣고 40골을 내줘 득실차 –4를 유지했다. 5위 부산 아이파크보다 좋은 성적이다.

그런데 아산은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그만큼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경기를 잘 치르고도 결과를 따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전 박동혁 아산 감독도 이 문제를 꼬집었다. 박 감독은 “올 시즌 전반적으로 운이 없었다. 상대가 잘했기보다 보이지 않는 실수로 실점한 게 많다. 운이 조금 따라줬더라면 더 좋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산은 이날 경기 앞서 이미 불운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했다. 주전 수비수 박세진이 33라운드에서 퇴장당해 징계로 결장하면서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지 못했다. 직전 라운드 대전 하나시티즌전에선 그의 공백을 크게 느끼며 4실점 했다.

공격 또한 잡음이 컸다. 좌우 전환과 배후공간을 공략하는 공격수들의 움직임은 좋았다. 포백으로 출발했지만 김인균과 이은범을 윙백으로 활용하며 측면에 힘을 줬다. 그러나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 공격수들 퍼스트 터치가 둔탁했고, 돌아서는 방향 선택 역시 2% 부족했다. 어떻게든 욱여서 슛 기회를 잡아도 이상하리만큼 슛은 골키퍼 최철원 정면으로 향했다.

그렇게 불운한 가운데 전반 중반이 지나는 시점 생각지 못한 행운이 찾아왔다. 전반 30분 부천 박창준에게 프리 헤더를 내줬다. 수비수들이 적절히 방해하지 못해 실점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은 아산 골 포스트를 강타했다. 골키퍼 이기현과 수비수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불운과 행운이 반복되며 고전한 아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불운과 행운이 반복되며 고전한 아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행운에 힘입은 아산은 상대를 더 강하게 몰아쳤다. 운은 이제 아산 쪽으로 기운 듯했다. 전반 39분 혼전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크로스가 올라왔고, 부천 골키퍼 최철원 키를 넘겨 애매한 위치에 떨어졌다. 그 위치로 아산 알렉산드로가 빠르게 침투했다.

그러나 행운의 득점 찬스가 불운으로 바뀌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알렉산드로가 아무도 없는 골문을 향해 날린 슛이 제대로 임팩트 되지 않아 골대를 때렸다. 박동혁 감독은 벤치에서 그대로 굳었고, 알렉산드로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래도 아산은 포기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후반 초반 다시 공격 고삐를 당겨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상대를 더 압박하고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하늘은 아산 편이 아니었다. 후반 31분 페널티킥을 내줬다. 페널티박스 안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한용수가 무리하게 박창준을 잡아챘다. 설상가상으로 경고가 한 장 있던 한용수는 한 장을 추가해 피치를 빠져나가야 했다. 페널티킥 허용과 수적 열세. 후반 중반 나올 수 있는 가장 가혹한 불운이라 봐도 무방했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행운이 따랐다. 골키퍼 이기현이 박창준의 킥을 막아냈다. 방향을 잘 읽고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덕에 선방할 수 있었다. 킥 직전 박창준이 주춤한 덕에 이기현이 방향을 읽을 수 있었던 점 역시 아산에 큰 행운이었다.

수적 열세 속에서도 아산은 기세를 올려 승점 3을 노렸다. 잔여 시간 맹공을 펼쳤지만 더 이상의 운은 따르지 않았다.

경기 후 박동혁 감독은 “비슷한 상황이지만 기회는 우리가 더 많이 잡았다. 득점이 나왔어야 하는데 아쉽다. 우리는 골 결정력이나 보이지 않은 실수, 한용수 퇴장 등이 크게 작용했다. 최종 순위가 어떻게 될진 모르겠으나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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