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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태우 전 대통령과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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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태우 전 대통령과 스포츠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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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이 89세로 영면했다. 12·12 군사 쿠데타를 주도한 세력의 일원으로 5공화국 집권 핵심에 있기도 했던 그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직선제를 통해 당선된 첫 대통령으로도 기억된다.

군부독재와 민주화 운동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드러내는 정치인으로 통하는 한편 체육계에서 남긴 발자취도 진해 주목할만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준비를 지휘하고 성공적 개최에 앞장섰다. 재임 기간 '북방 외교' 정책을 바탕으로 남북 스포츠 교류의 상징이자 평화 메시지를 함축한 '한반도기'를 세계에 내놓은 인물이기도 하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쿠데타를 주동한 뒤 집권부 핵심으로 진입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2년 신설된 체육부 초대 장관을 지냈다.

냉전 체제 종식을 알린 대회로 평가받는 1988 서울 올림픽 개회를 선언한 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냉전 체제 종식을 알린 대회로 평가받는 1988 서울 올림픽 개회를 선언한 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그 1년 전 정부는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1981년 당시 서독(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서울이 나고야(일본)를 꺾고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5공 정권은 이듬해 3월 올림픽 주무 부처로 체육부를 신설, 당시 2인자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준비 작업을 맡겼다.

그렇게 한 달 남짓 체육부 장관을 지내다 내무부 장관으로 옮긴 노 전 대통령은 1983년 서울 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 겸 1986 서울 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을 맡아 체육계로 돌아왔다. 1984년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장으로 선임돼 2년 간격으로 서울에서 열린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준비를 총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후 집권 민정당 대선 후보로 선출, 1987년 제13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988년 9월 17일 분단 국가의 수도 서울에서 열린 역사적 올림픽 개회를 선언하면서 한국사와 세계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서울 올림픽은 냉전 체제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전 세계 인류 화합의 장을 열었다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대회다. 2차 세계대전 후 공산주의와 자유주의로 40년 이상 양분된 냉전 체제를 무너뜨리고 동서 화해 무드의 데탕트 시대 서막을 연 대회로 기록됐다. 냉전 주축인 미국과 구소련의 힘겨루기로 1980년 소련 모스크바,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대회는 반쪽으로 치러졌기 때문에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당시 지구촌 159개 나라가 거의 모두 참가한 서울 올림픽은 의미가 남달랐다. 

남북 평화의 상징 '한반도기'도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시절 탄생했다. [사진=연합뉴스]
각종 국제대회에서 남북 평화의 상징처럼 쓰인 '한반도기'도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시절 탄생했다. [사진=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이 벌인 북방 외교도 스포츠계에 끼친 영향이 적지 않다.

1990년 첫 남북 고위급 회담 성사,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과 남북 기본합의서 발표,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등 세계적인 탈냉전 흐름에 동승, 남북 관계도 급속도로 개선되기 시작하던 때다.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 직후 그해 10월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남북통일축구경기대회를 벌이기도 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주요 국제대회에서 남북이 공동 입장하며 전 세계에 전한 평화와 화해의 상징 한반도기도 이때 탄생했다. 남북은 1989년 판문점 체육회담에서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 단일팀으로 나가면 '흰색 바탕에 하늘색 우리나라 지도'가 새겨진 한반도기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비록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선 단일팀 결성이 무산됐지만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상징으로 한반도기가 첫선을 보였다. 그해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분단 이래 첫 남북 단일팀이 한반도기를 사용했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결성된 올림픽 최초의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코리아'도 이 한반도기 아래 하나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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