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2-21 19:10 (수)
[KT 우승] 유한준 박경수 강백호, 사연 있는 눈물
상태바
[KT 우승] 유한준 박경수 강백호, 사연 있는 눈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1.11.01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KT 위즈가 사상 처음으로 펼쳐진 프로야구 ‘145경기’ 페넌트레이스에서 정상에 오르자 유한준(40), 박경수(37), 강백호(22)는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KT는 10월의 마지막 날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1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정규리그 1위 결정 단판승부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0으로 꺾었다. 2015년 1군에 합류한 프로야구의 막내가 7시즌 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정규 2위, 최종 3위)을 넘어서는 쾌거를 선봉에서 이끈 이강철 KT 감독은 셋을 치켜세웠다. 유한준, 박경수, 강백호다. “유한준을 포함해 박경수 등 고참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다”며, “강백호가 한 번의 찬스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유한준. [사진=KT 위즈 제공]

◆ 최고령 야수, 유한준

유한준은 2021 KBO리그에 등록된 야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박한이, 박용택이 물러나면서 물려받은 자리다. 유한준보다 한 살 적은 김태균이 해설을 한다. 지난달 30일 은퇴를 선언한 투수 송승준보다 한 살 적은데 송승준은 올 시즌 1군 등판이 없었던 반면 유한준은 정규 104경기에서 타율 0.309(282타수 87안타)를 기록했을 만큼 경쟁력이 여전하다.

유한준은 투혼의 주루로 10월 들어 지쳐 있던 KT를 일깨웠다. 지난달 28일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은 감동 그 자체였다. KT가 1-2로 뒤져 있던 7회말 1루 주자였던 유한준은 장성우의 2루타 때 사력을 다해 홈으로 돌아왔다. 후배들은 숨을 헐떡이는 투혼을 보여준 대선배에게 자극받았다. 게다가 유한준은 4-2에서 달아나는 솔로홈런까지 작렬했다.

유한준은 이젠 프로야구에서 찾아보기 힘든 현대 유니콘스 멤버(2004년 입단, 2005년 1군 첫 출전)다. 한때 ‘왕조’로 군림한 팀에서 뛰었으나 하필이면 현대가 내리막길을 걸을 때 합류해 우승이 먼 이야기였다. 전 소속팀 히어로즈(넥센)에서도 가을야구만 자주 경험했을 뿐 1위 직행 경험은 없었다.

한풀이에 성공한 유한준은 “선수 생활을 하며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 멤버가 됐다. KT 구단의 역사를 모두와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 정말 영광”이라고 말했다. 현대, 넥센에서 그토록 고대하던 꿈을 고향팀에서 이뤄 더욱 값지다. 유신고 출신인 그는 2016년 수원을 연고로 하는 신생팀 KT에 합류했다. 이제 생애 첫 통합우승과 우승반지를 조준한다.

◆ 19년차의 한풀이, 박경수

9회말 삼성 선두타자 구자욱이 때린 우전안타성 타구가 박경수의 다이빙 캐치에 걸렸다. 마흔을 바라보는 내야수의 움직임이 맞나 싶은 기민한 플레이였다. 아웃카운트를 합작한 2루수 박경수와 1루수 강백호, 더그아웃의 동료들, 1루 관중석에서 열띤 응원을 펼친 열성팬들 전부를 흥분시킨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경기 후 박경수가 유한준과 뜨겁게 포옹하며 눈시울을 밝히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정말 믿기지 않는다. 야구 인생에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라며 “9회 수비 후 나도 모르게 감정을 표출했다”고 말했다. 2003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엘지) 트윈스에 입단한 그이니 유한준만큼이나 우승이 절실했다.

박경수에게 KT는 특별함 이상이다.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적이 없던 그가 잠실(LG 홈구장)을 벗어나자 20홈런+ 시즌을 세 차례(2015, 2016, 2018)나 보냈다. 1군 합류 첫 해부터 함께 한 뒤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는다. 데뷔 19년 만에 짜릿함을 만끽한 그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다시 한 번 재정비하겠다”며 “어렵게 올라온 만큼 우승을 이루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 최고 타자, 강백호

강백호는 KT의 상징이다. 올 시즌 성적이 142경기 타율 0.347(516타수 179안타) 16홈런 102타점이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이자 타점이다.

숫자만 보면 알 수 없지만 올 시즌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의 경기력이 시원찮은 가운데 벤치에서 껌을 씹는 장면이 잡히는 바람에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야 했다. 전반기를 타율 0.395로 마감했다가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개인타이틀도 놓쳤다. 줄곧 1위를 유지하던 팀은 10월 극심한 부진으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위협받았다.

이런저런 시련 속에 단단해진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온 시선이 집중되는 타이브레이커에서 해결사가 된 게 강백호의 클래스다. 삼성 선발 원태인의 구위에 눌려 있던 KT는 6회초 2사 1,3루에서 좌전 적시타 한 방으로 승리를 안겼다. 거포이지만 단타가 필요할 때는 스윙폭을 줄이는 그의 장점이 드러난 고급 타격이었다.

경기 후 펑펑 운 강백호는 “우리 팀 선배, 동료들이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해서 정규시즌에서 우승했다. 정말 기쁘다. 올 한해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고 눈을 반짝였다. 그러면서 “한국시리즈에서는 오늘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작년에 플레이오프를 치렀고,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숨 막히는 경기를 많이 했다. 우리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잘 해낼 수 있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