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9:41 (금)
이정후, '투수전'에 대비하는 '타격왕'의 각오 [SQ현장메모]
상태바
이정후, '투수전'에 대비하는 '타격왕'의 각오 [SQ현장메모]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1.01 17: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실=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야구에서 단기전은 '투수전'으로 통한다.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타격왕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벼랑 끝에서 시작하는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이정후는 1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프로야구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 원정경기 앞서 "힘든 상황에서 막판 3연승을 하면서 극적으로 올라와 기회를 얻은 만큼 팀 분위기는 매우 좋다. 오늘 또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움은 연신 5강 싸움을 벌인 끝에 최종전에서 5위였던 SSG 랜더스가 패한 사이 승리를 챙겨 극적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5위로 가을야구행 막차를 탔다. 이정후는 타율 0.360으로 세계 최초 '부자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팀은 1패만 당해도 곧장 시즌을 마감하게 되는 어려운 처지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한다.

개인 타이틀을 차지한 기쁨도 잠시 그는 쉽사리 물러나지 않겠다며 전투력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올해 두산을 상대로 타율 4할을 기록한 만큼 구단 입장에서도 그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타격왕 이정후가 투수전이 될 단기전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KBO 제공]
타격왕 이정후가 투수전이 될 단기전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KBO 제공]

이정후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라 더 기분 좋다"면서도 "그렇지만 지금은 아무런 느낌이 없고, 오늘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오늘은 단기전이고 특수한 상황이라 정규시즌 전적은 무의미하다. 분명 투수 싸움인데,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놓치지 않고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시즌 키움은 WC 결정 1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패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당시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반드시 경기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라커룸을 정리하지 않고 기다렸던 이정후는 결국 안방에선 더 경기를 치르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은 아쉬웠다. 정규리그에서 2위 경쟁까지 하다가 결국 5위로 마감했다. 그때는 포스트시즌에 무조건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른 것도 사실이다. 오늘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라며 "전투력만큼은 지난해와 똑같다. 운동장에서 플레이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날 키움은 안우진, 두산은 곽빈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둘 모두 1999년생으로 어린 나이지만 부상 등으로 양 팀 외국인 투수가 모두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에서 1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정후는 상대 선발 곽빈에 대해 "패스트볼 구속도 그렇고, 좋은 공을 가졌다. 볼 끝 힘도 좋고 변화구도 좋다"면서도 "곽빈도 포스트시즌 선발이 처음일 테지만, 그래도 (안)우진이는 어렸을 떄부터 불펜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기 때문에 좀 다를 것 같다. 결국 기세싸움 아닐까. 누가 더 떨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냐에 달렸다"고 예상했다.

타격왕 이정후가 투수전이 될 단기전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KBO 제공]
홍원기(사진) 키움 감독도 김태형 두산 감독도 투수전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KBO 제공]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안)우진이는 우리 팀에서 제일 강력한 투수다. 훌륭한 중간 필승조가 있다 하더라도 안우진이 얼마나 길게 끌고 가느냐가 승리 관건"이라며 "다른 경기보다는 한 템포 빠르게 교체 승부수를 띄우려고 한다. 투수는 (2차전 선발 예정된) 정찬헌만 빼놓고 모두 대기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9회에 끝낼 수 있는 상황에 마무리 조상우가 올라오는 게 베스트"라고 바랐다.

홍 감독은 "상대 팀이 잘해서 이기는 것만큼 우리가 못해서 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의 수를 지우기 위해선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다하는 게 중요하다. 좋은 승부가 될 거라 생각한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어린 선수들이 이런 경기를 통해 발전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 "경험상 큰 경기에는 미치는 선수가 나오기 마련인데, 그 선수가 중심타선에서 나와도 좋지만 하위타선에서 나오면 그만큼 분위기가 올라간다. 이정후도 중요하지만 하위타선에서도 그런 선수가 나와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맞서는 김태형 두산 감독은 "그때 그때 다르지만 단기전은 역시 투수전이다. 나도 부담스러운데 곽빈 본인도 당연히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래도 전 경기 잘 던졌다. 막내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던지면 좋은 결과 따를 것"이라고 북돋웠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