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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붕괴 수원FC, 요원한 아챔 티켓 [K리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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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붕괴 수원FC, 요원한 아챔 티켓 [K리그1]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1.11.0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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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수원FC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흔들리는 수비를 제어하지 못해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수원은 지난 6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35라운드 홈경기에서 대구FC에 1-2로 패했다. 전반 7분 라스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전반 19분과 31분 에드가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4연패 수렁에 빠진 수원은 승점 45로 5위에 묶였다.

수비 붕괴로 리그 4연패 부진에 빠진 수원FC. [사진=수원FC 제공]
수비 붕괴로 리그 4연패 부진에 빠진 수원FC.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근 부진이 깊다. 리그 4연패. 부진의 주요인은 후방 붕괴. 앞서 3연패를 당할 때 연속해서 3실점을 내줬다. 실점 시간대마저 좋지 않다. 전반 20분 내 선제골을 내줬다. 이른 시간 리드를 뺏기니 경기를 어렵게 풀 수밖에 없었다.

3차 목표인 ACL 티켓 역시 멀어져간다. 수원은 시즌 초반 내세웠던 1, 2차 목표인 잔류와 파이널A행을 전부 이뤘다. 마지막 과제인 다음 시즌 ACL 진출을 위해 분전하지만 수비가 야속하게도 발목을 잡는다.

김도균 감독 또한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3실점씩 허용하고 있는 수비 쪽에서 우려가 크다. 이른 시간 실점에 대해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점만 잘 보완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비 문제를 지적했다.

김 감독 우려와 달리 경기 시작은 좋았다. 뒷문 불안을 뒤로하고 빠르게 선제골을 적중했다. 전반 7분 대구 수비진이 제대로 클리어링하지 못한 공을 라스가 잡아 침착하게 마무리지었다. 수원 수비진은 쉽게 안정을 찾는 듯했다. 이전 경기와 달리 스코어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상대를 몰아세우며 후방 하중을 줄이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의 전반 20분을 넘지 못했다. 전반 19분 대구 에드가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것. 측면에서 센터백과 골키퍼 사이에 떨어지는 애매한 크로스가 올라오자 유현 골키퍼와 잭슨이 서로 처리를 미뤘다. 그 사이 에드가가 발만 갖다 대며 수원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 수비 약점을 활용한 대구 노림수다. 이병근 감독은 수원 수비가 크로스에 유독 약한 것을 알았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상대 실점 장면을 보니 크로스부터 시작될 때가 많았다. 우리가 공격적인 윙백을 둬서 수원 약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대 허점을 집요하게 노리겠다고 밝혔다.

역전골 역시 비슷한 과정에서 나왔다. 한 차례 크로스 공격으로 재미를 본 대구가 꾸준하게 크로스를 올리니 수원은 이를 걷어내는데 급급했다. 많은 세트피스를 허용했고, 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에드가에게 다시 실점했다.

수원FC 주전 센터백 잭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FC 주전 센터백 잭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연속 두 방을 얻어맞은 수원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짧고 빠른 상대 패턴플레이에 대응이 어려웠다.

기동력이 부족한 스리백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수원은 잭슨-김동우-곽윤호로 이어지는 후방 라인을 구축했다. 체격이 커 대인 마킹에는 큰 잡음이 없다. 하지만 스피드가 떨어지니 방향 전환과 커버 플레이에 기민하지 못했다. 상대가 하프 스페이스를 집요하게 노려 측면 공격에 집중하는 데 대처가 느렸다. 대구 윙백 안용우와 장성원을 김상원과 김수범이 적절히 묶어줘야 했는데, 오히려 상대 템포에 끌려다녔다. 그만큼 측면이 헐거워졌고, 미드필더들이 이를 막기 위해 중원을 비우는 장면이 잦았다.

다행히 후반 중반 수원에 기회가 왔다. 대구 이진용이 경고누적 퇴장으로 피치를 빠져나간 것. 수적 우세를 잡은 수원은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며 동점 의지를 보였다. 상대를 수세에 몰고 경기를 주도하니 후방도 안정될 거라는 기대감도 들었다.

그러나 한 번 흔들린 수비는 돌아오지 않았다. 라인을 끌어올리니 배후 공간이 더 쉽게 열렸다. 후반 38분 이근호가 유현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맞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수비가 한쪽으로 쏠리니 반대편 수비 복귀는 자연스럽게 늦어졌다. 수원 수비는 후반 막바지 대구 공격 의지가 소멸될 때까지 휘청였다. 상대가 작정하고 내려선 결과 후방 라인이 부담을 덜고 안정을 찾았을 뿐. 결국 수원은 후반 중반까지 부실한 수비가 걸림돌이 돼 승점 3 확보에 실패했다.

경기 후 김도균 감독은 “초반 경기 내용은 좋았다. 준비한 대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찰나, 에드가에게 두 골을 실점했다. 조직적인 문제거나 집중력 문제다. 혹은 두 문제가 같이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훈련과 선수단 미팅을 통해 고쳐나가겠다”며 수비 개선에 초점을 두겠다고 했다.

수원은 지난 2019시즌 K리그2(프로축구 2부) 후반기 8경기에서 16골을 내주면서 중위권에서 8위까지 떨어졌고, 직전 시즌에도 올 시즌과 유사한 문제를 노출해 1위 탈환에 실패한 바 있다. 이후 플레이오프(PO)를 거쳐 가까스로 승격했다.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뒷문 강화을 최우선 순위 과제로 삼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 수비 문제로 포기하기엔 ACL 티켓이 여전히 가시권에서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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