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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 이상윤, 선입견을 깨는 부드러운 힘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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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 이상윤, 선입견을 깨는 부드러운 힘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11.10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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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 Tip!] 학벌로 먼저 주목받은 '엄친아' 배우 타이틀, 바르고 선한 이미지의 배역들만이 이상윤을 설명할 수는 없다.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연극에도 도전하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이상윤은 여전히 달리는 중이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지난 5일 화상으로 진행된 SBS 금토드라마 '원더우먼' 종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상윤은 "사랑 받으면서 작품 끝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 현장이 워낙 유쾌했다. 일을 끝낸 건 시원하지만 사람들하고 헤어지는 건 아쉽기도 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지난 6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원더우먼'은 기억상실증이 걸린 비리 검사 '조연주'(이하늬)가 자신과 닮은 재벌 며느리 '강미나'(이하늬)와 인생을 바꿔치기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1회 시청률 8.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 16회 17.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이상윤은 배우와 제작진 모두 '원더우먼'의 흥행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재밌게 봐주실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시청률이 이렇게 높을거라고는 예상을 못했다. 촬영 중에 시청률이 두 자리 수가 됐던 날이 있었다. 다음 날 감독님이 '큰일났다. 시청률이 너무 올랐어. 이렇게 오르면 어떡하냐' 하셨던 기억이 있다. 갑자기 너무 사랑을 받아서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라는 생각에 더 신나고 즐겁게 촬영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상윤이 생각하는 '원더우먼'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이상윤은 "이하늬 배우가 날아다녔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재밌는 대본을 배우들이 더 맛깔나게 살려줬다. 결말 전까지는 답답하게 가는 게 보통 드라마 방식이라면 '원더우먼'은 그런 것 없이 바로바로 넘어갔던 점이 시원하게 다가가서 많은 사랑 받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상윤은 '원더우먼'에서 조연주의 조력자 '한승욱' 역을 맡았다. 한승욱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 조연주와 함께 환상의 호흡으로 악의 세력을 물리친 인물. 이상윤이 생각하는 한승욱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이상윤은 "감독님이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하시더라. 이 드라마는 코믹이지만 저한테는 로맨스 드라마다. 멜로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남자주인공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하셨다"면서 "아버지의 죽음과 집안에 얽힌 이야기들 심각하게 고민을 했는데 그 부분이 캐릭터의 핵심은 아니었다. 승욱으로서 가장 많이 신경쓴 부분은 어떻게 조연주라는 인물을 잘 서포트할까였다"고 설명했다.

한승욱과 본인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저한테 있는 모습을 뽑아서 그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저는 한승욱에 비해서 덜 진지한 편인 것 같다. 한승욱은 진지하고 어른스러운 것 같다. 싱크로율이 많이 높지는 않다. 40%에서 50% 정도"라고 답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극 중에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환상의 팀플레이를 보여줬던 이상윤과 김창완, 이하늬는 모두 같은 서울대 출신이다. 이상윤은 "재밌게도 감독님도 동문이시더라. 연기를 전공하지 않은 서울대 출신 배우 셋이 모이는 경우는 앞으로도 어느 정도 있을지 모르지 않나. 셋이 함께 하는 신을 '동문샷'이라고도 부른다던데 마지막 촬영이 아쉽기도 했다"고 전했다.

드라마로 이어진 '서울대 동문' 인연이 알려지면서 이상윤의 학력이 다시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상윤은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이라는 뛰어난 학력, 서글서글한 호감형 인상 덕분에 '엄친아' '상견례 프리패스상' 등 바른 이미지의 배우로 꼽히기도. 배우로서 굴레가 될 수 있는 자신의 이미지가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이상윤은 "한때는 나를 가두는거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사실 감사한 일이다. 처음에는 학력이 오히려 신기하니까 기회를 주셨다. 하지만 거기에 머물면 끝인 거니까 더 노력을 했다. 어느 순간에는 현장에서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시더라. 그 순간이 좋았다. 배경이 아니라 연기자로만 봐주시는 분들이 생긴 게 감사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가지 아쉽다면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을 워낙 좋아하시다보니 그런 역할들 위주로 제안이 오는데 조금은 망가지기도 하고 좀 더 자유로운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기도 하다. 이번 드라마에도 다 망가지는데 '너는 멋있어야 된다'고 막으시기도 했다.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사실 근질근질했어요. 주변에서는 코믹을 하는데 혼자 '진지충'처럼 있어서 답답할 때가 많았거든요. '원더우먼'에서도 슬쩍슬쩍 코믹을 시도했는데, 조금만 욕심내면 안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찍어놓고 편집한 것도 많아서 사실 아쉽죠. 감독님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으면 넣어줄테니 해봐라'라고 에필로그로 추가 신을 써 주시기도 했어요. 시트콤을 해 보고 싶어요. 대놓고 웃기는 능력은 없고 저는 진지하게 하는데 어이없어서 웃는 그런 코믹연기가 되지 않을까요."

'원더우먼'의 결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상되는 결과이긴 하지만 악은 응징 받고 선은 살아남는 이야기다. 담백하면서도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다. 모든 사람들의 관계가 정리되는 모양이 끝까지 작가님 다워서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트 있으면서도 감정적으로 정리해 줄 것들은 해주고 그동안 나쁘게 살았던 사람들 응징은 확실하게 해줬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이상윤의 다음 스텝은 '연극'이다. 지난해 참여했던 '라스트 세션'으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그는 "1월 중에 공연 시작될 거 같다. 촬영은 아직 계획이 없다. 방송에 나온 거에 비해 초반에 촬영을 많이 안 나갔다. 더 촬영하고 싶다는 생각에 다음 작품 바로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바로 촬영하는 작품은 없다"고 전했다.

뜨거웠던 반응만큼 연말 연기대상 수상을 기대하지는 않을까. 베스트커플상으로 이하늬와 김창완, 둘 중 한명과 받는다면 누구와 받고 싶냐는 질문에는 "어렵다"며 고민하다 "김창완 선생님이 받으신다면 제가 아니라 이하늬 씨와 받으시는 게 더 어울릴 거 같다. 두 분이 받으시면 제가 행복할 것 같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기대상이요? 작품으로서는 저희도 많이 기원하고 기대하고 있어요. 올해 SBS에 훌륭한 작품들이 너무 많이 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기왕이면 저희 드라마가 받으면 좋겠죠. 상 욕심은 진짜 없어요. 너무너무 고생한 이하늬 씨가 대상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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