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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범접불가 '미라클' 자부심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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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범접불가 '미라클' 자부심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1.18 2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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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2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서 졌지만 그 누가 두산 베어스의 가을 '미라클'을 폄하할 수 있을까.

두산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KS 4차전 중립경기에서 4-8로 져 4전 전패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NC(엔씨) 다이노스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저지하지 못한 두산. 이번엔 막내 구단이 새 역사를 쓰는 일을 눈 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 번 최종 2위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비록 우승 샴페인을 터뜨리진 못했지만 두산 팬이라면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뜨거운 가을을 보냈다.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패하며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패하며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두산은 두 차례 연속 업셋 시리즈를 연출하며 7년 연속 KS 진출이라는 역사를 써냈다.

시즌 앞서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한신 타이거즈)는 물론 크리스 플렉센(시애틀 매리너스)까지 도전을 위해 떠났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은 오재일(삼성 라이온즈)과 최주환(SSG 랜더스)도 이적해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따랐다. 

정수빈, 박건우, 허경민 등 핵심자원들이 팀 중심을 잡아줬고 강승호, 양석환 등 새 얼굴들이 주축으로 올라서며 떠나간 베테랑들의 공백을 잘 메웠다. 한때 정규리그 7위까지 처졌던 두산은 시즌 중후반 힘을 내더니 4위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다. 5위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 3위 LG(엘지)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위 삼성 라이온즈와 PO에서 모두 승리했다. 2차례 연속 업셋 시리즈를 연출하며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KS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더군다나 정규리그 말미 탈삼진과 평균자책점(ERA·방어율) 1위에 오른 미란다를 비롯해 로켓까지 외국인 원투펀치를 모두 부상으로 잃은 채 PS에 돌입했다.

곽빈, 최원준, 김민규 등 어린 선발진에 의지해야 했다. 이영하, 홍건희, 이현승 등 중간 계투가 버텨주자 정수빈, 페르난데스를 중심으로 타선이 폭발력을 보여줬다. 타자들의 집중력으로 2위 삼성까지 집어삼키며 KS에 올라왔다. 정수빈, 박세혁 등 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뛰었다.

앞서 KS 우승 3회를 견인한 김태형 감독은 예상보다 길게 가을야구를 하면서 가진 자원으로 최대의 효율을 냈다. 매 시리즈, 매 경기 미란다의 복귀 여부, 선발투수 운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없는 살림살이에 KS 들어 힘에 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매 경기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초짜 사령탑들과 지략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두산을 KS에 올렸다.

초짜 사령탑들과 지략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두산을 한국시리즈에 올린 김태형 감독.
두산 허경민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KBO 제공]
두산 허경민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KBO 제공]

4차전 앞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체력적인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선수들은 즐기겠다고 하지만 부담도 많이 느낄 것이다. KS를 많이 겪어봤기 때문에 역으로 졌을 때 후유증도 잘 안다. 충분히 잘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KS 부진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도 하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2경기 못 한다고 누가 뭐라 하던가. PS에선 1~2경기 못 치면 화살이 돼 날아온다. '7년 연속 KS를 치른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며 '방망이 좀 안 맞는다고 주눅들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경민은 "프로야구가 계속되는 한 7년 연속 KS를 뛰는 팀은 우리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자부심을 공유하고 있다. 밀리고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며 "우리야 7년이나 계속 왔지만, 앞으로 KS에 또 온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에 1경기라도 더 하는 게 모든 선수들의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투수들도 야수들도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준 만큼 수훈선수 하나를 꼽기는 어렵다. 기존의 선수들은 워낙 가을야구 경험이 많지 않나. 이번에 KS까지 온 게 경험 없던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다시 또 처음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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