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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 IBK기업은행 코치 눈물 "서남원 감독 폭언", 조송화 '임탈' 프런트 입장은?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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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 IBK기업은행 코치 눈물 "서남원 감독 폭언", 조송화 '임탈' 프런트 입장은? [SQ현장]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1.2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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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산=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김사니(40) 화성 IBK기업은행 코치가 임시 감독대행 신분으로 처음 공식석상에 나타났다. 그간 제기된 조송화와 서남원 전 감독 간 불화, 선수들의 태업 의혹, 자신이 팀을 이탈한 이유들을 낱낱이 털어놓았다.

김사니 코치는 2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리는 인천 흥국생명전 앞두고 사전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서남원 전 감독의 폭언에 못 이겨 팀을 떠나게 됐지만, 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팀을 위해 복귀했다"며 "돌아오면서 감독대행을 하게 될 거라는 말을 듣지도 못했고,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사전 기자회견 전문.

- 일련의 사건에 대해 설명해달라.
"배구인의 한 명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게 생각한다."

- 조송화도 그렇고, 두 차례에 걸쳐 팀을 떠났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 2라운드 대전 KGC인삼공사전 끝나고 훈련 중 조송화와 서남원 감독 간 마찰이 있었고, 조송화가 팀을 이탈했다. 이후 서 감독이 화가 많이 났다. 모든 선수, 스태프가 있는 상황에서 내게 '책임 지고 나가라'는 폭언을 했다."

- 서 감독의 폭언은 처음이었나?
"처음 아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나를 지칭해 얘기할 때가 많았다. 수석코치가 팀을 나간 이후로 내게 화를 많이 내시고, 공격적으로 이야기하실 때가 많아 '못하겠다'고 말했다. 감독님께선 '그러면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사의를 표하기 전부터 힘들어서 잠을 못자고, 공황장애 증상도 겪었다."

임시로 감독대행을 맡게 된 김사니 코치가 눈물을 흘리며 서남원 전 감독의 폭언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임시로 감독대행을 맡게 된 김사니 코치가 눈물을 흘리며 서남원 전 감독의 폭언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 덕장으로 꼽히는 서남원 감독의 폭언 사실이 믿기지 않는데, 어떤 부분에서 충돌이 있었나?
"잘 모르겠다. 그날은 굉장히 화가 많이 나셨다. 가끔 경기가 끝나고 한 선수에게 그런 분위기를 만든 적은 있었지만, 스태프에게 그렇게 한 건 처음이었다. 내가 큰 잘못을 했다면, 그래서 일대일로 가르침을 주셨다면 받아들이고 혼날 수 있었을 텐데. '야 너 김사니 대답 안해?'라는 말을...(들었다.) 팀에 19살 선수들도 있는데, 선배로서 선수들 앞에 설 자신을 잃었다."

- 다시 돌아와 서 감독과 1경기 함께 했다.
"감독님께서 돌아왔으니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라고 하셨다. 팀에 사과했다. 이후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려 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감독님께 '죄송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될 것 같다. 회사에 말하고 그만두겠다'고 이야기 했다."

- 구단에 사의를 전했다가 돌아왔다.
"그 일이 아니더라도 사의를 표하기 전 정신적으로 힘든 점이 많았다. 그래서 지도를 못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구단에서 요청이 왔다. 그래도 못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선수들이 동요되는 상황에서 내 개인적인 힘듦보다는 팀을 위해 돌아오기로 했다."

- 김우재 감독 때부터 선수들 차원의 항명이 있었나?
"코치가 팀 전반적인 지도에서 크게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서포트하는 입장이다. 감독이 원하는 길로 가야 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어렵다. 항명은 없었다."

- 팀을 수습하고 싶어 돌아왔다고 했다.
"돌아올 때도 감독대행을 맡게 될 거라곤 생각 못했다. 돌아온 뒤 감독님이 나가셨고, 차기 감독이 올 때까지 감독대행이라기보 다 선수들을 아울러서 경기를 해달라는 말을 들었다." 

- 조송화 임의해지가 반려됐다. 조송화와 연락을 주고 받고 있나?
"구단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 내가 뭘 결정할 입장이 아니다. 특별한 연락을 주고 받고 있진 않지만, 선수였기 때문에 메시지를 보내긴 했다. 거취에 대한 이야기는 못했다. 멘탈적으로 많이 흔들리는 상태라 걱정된다."

- 팬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게 서남원 감독은 나갔는데, 김사니 코치는 남았다는 점이다.
"나도 징계를 받을 거라고 들었다. 받아들일 것이다."

- 서남원 감독이 인터뷰에서 '조송화에게 어떤 말을 해도 대답을 안했다'고 했다. 왜 그랬을까. 선수가 감독을 그렇게 대하는 태도가 일반적이진 않지 않나.
"100% 선수의 잘못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지도자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는 건 이해가 안 된다. 그 상황에선 내가 그 마음을 다 알 수 없고, 어떤 갈등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헤아릴 수 없었다."

- 서 감독의 폭언이 조송화의 불성실한 훈련 태도 이후에 나온 건가?
"훈련 때 송화가 감독님 지시를 불이행했다. 감독님의 '왜 안하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거기서 둘의 갈등이 시작돼 20~30분간 상황이 이어졌다. 조송화가 자리를 이탈한 후 같은 장소에서 감독님이 내게 화를 내면서 폭언하기 시작했다. 모두 체육관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 앞서 (서남원 감독이) 그랬던 적이 있었나.
"한 명에게 오랜 시간 개인수비 훈련을 지시한 적은 있었지만 모든 스태프, 선수들 앞에서 30~40분가량 그런 건 처음이었다."

- 어쨋든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해줬나.
"선수들 표정이 밝지 않다. 마음이 좋지 않다.(눈물)"

- 감독과 대화를 통해 풀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지?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가 있는데, (그런 상황을 겪고 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회사를 두고 다시 지도를 하게 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부단히 노력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 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컸다. 홧김에 욱해서 나간 게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 그렇다면 처음도 끝도 서남원 감독의 잘못인 건가?
"그렇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감독님도 나도 선수도 모두 잘못이 있다. 기사에 나왔던 부분에 여러 오해의 소지가 있어 말씀드리고 싶었다."

이어서 김호진 사무국장도 취재진 앞에 섰고, 질의응답이 오갔다. 

- 조송화 임의해지 건은 어떻게 되는 건가.
"팀을 이탈한 13일 조송화가 구두로 의사를 전했다. 이후 집 앞 카페에서 상황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조송화는 '서 감독 있는 한 복귀하지 않겠다'고 했고, '그러면 임의해지 할 수밖에 없다'고 하니 '그렇게 하라'고 했다. 16일 경기 후 다시 이야기 했는데, 마음의 변화가 없었다. 구단에선 '임의해지 할 수밖에 없다'고 했고, '알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서면 동의를 얻지 못해 임의해지 신청이 반려됐다.) 서면 동의를 받지 못한 건 사무국 차원에서 미숙했다. 이후 20일 저녁 조송화가 구단 특정인에게 '운동을 다시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게 전화온 건 없었다. 어제(22일) 최종적으로 연맹에 의사를 전달하기 전 다시 물었는데, 본인은 '정리된 바가 없다'고 했다. 연맹에서 선수와 구단 간 중개를 해줄 거라 생각했다. 구단과 선수의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구단이 선수의 서면 동의를 받는 건 어렵다보니 추후 이런 점은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인은 심적변화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연맹과 구단 차원에서 조송화에 대한 추후 거취를 심도 있게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

- 김사니 코치 역시 새 감독이 부임하면 합당한 제재를 받을 거라 밝혔는데.
"팀을 지원하는 사무국 직원이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의 징계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 단장님도 경질 된 상태다. 우리도 잘못이 있으면 합당한 벌을 받을 것이다. 김 코치의 이탈 건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판단하고 조치할 것으로 생각된다."

- 김 코치는 '휴가'를 갔다고 했는데, 회사는 '이탈'로 규정한 건가?
"김 코치가 힘들어하는 상황은 알고 있었다. 내게 전화 왔을 때 상태가 좋지 않아 일단 진정시킬 수밖에 없었다. (숙소가 있는) 용인 기흥으로 급하게 넘어와 '일단 휴식을 취하라'는 의미로 말했는데, 휴가로 받아들인 셈이다."

- 조송화가 최종적으로 복귀를 결정하면?
"구단 입장에서 말하자면, 지금까지 우리가 결정한 상황에 대해 변동 여지는 없다. 임의해지가 절차 상 선수 서면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선수가 번복하면 계약해지 등 다른 방법을 알아볼 것이다."

- 서남원 감독 경질 이유는?
"KOVO컵 이후 선수들이 힘들어 했던 것 같다. 이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했다. KOVO컵에서 준비한 걸 못 보여준 것도 있지고, 성적 부진도 있지만 선수들과 면담했을 때 감독과 감정의 골이 깊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통의 문제도 있다고 느꼈다. 이런 부분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

- 구단은 선수들의 책임은 없다고 보는지?
"배구라는 스포츠가 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다. 선수들이 모두 완벽할 수는 없다. 부족한 선수도, 잘하는 선수도 있다. 멘탈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선수들이 최대한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게 지원하는 게 우리 일이다. 특정 선수가 문제 있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선수들 간 갈등은 모든 회사가 그렇듯 어떤 조직이든 있을 수 있는 일이다."

- 신임 감독 선임 진행 상황은? 
"갑작스레 경질이 결정된 만큼 급하게 새 감독을 데려와야 하는 상황이다.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는 이야기는 확인된 바 없다. 앞으로 사무국 차원에서 후보를 추리고 심도 있는 심사를 거쳐 선임할 계획이다."

- 새 감독 선임 시 김사니 코치 거취는?
"감독 선임 시 본인은 (감독직에서) 사퇴하겠다고 했다."

- 감독이 없어서 김 코치가 팀을 이끌게 됐다. 김 코치와 조송화가 떠난 상황에서 서 감독과 함께 갈 생각은 없었나?
"사실 그게 우리가 가장 원했던 바다. 험난한 시즌을 항해 중인데, 우리는 (지도자와) 같이 가길 원했다. 불미스런 사태에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 좋은 구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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