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11 (금)
프로야구 역대급 신인왕 경쟁, 찬물 끼얹은 사표(死票) 논란 [SQ이슈]
상태바
프로야구 역대급 신인왕 경쟁, 찬물 끼얹은 사표(死票) 논란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1.30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연말 시상식은 한 해를 돌아보며 구성원들끼리 서로 잘했던 일을 축하하고 더 나은 다음을 다짐하는 축제의 장이다.

29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시상식을 통해 미란다(두산 베어스)가 대상,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신인상을 수상했다. 대부분 납득할 만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허나 그 과정에서 최근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사표(死票)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몇몇 기자들이 익명성 뒤에 숨어 이해하기 어려운 투표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이번 KBO 시상식은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 언론사 취재기자 115명이 정규리그 종료 직후(10월 31일∼11월 1일) MVP와 신인상 부문에 투표한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MVP는 1위부터 5위(1위 8점·2위 4점·3위 3점·4위 2점·5위 1점), 신인상은 1위부터 3위(1위 5점·2위 3점·3위 1점)까지 차등 배점하고 이를 합산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논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KIA 타이거즈 이의리(오른쪽)가 2021 프로야구 신인왕으로 선정됐다. 역대급 경쟁 끝에 값진 수상 영예를 안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사표 논란이 불거져 아쉬움을 남겼다.

투표 결과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투표 내용이 많다.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 탈삼진)으로 MVP를 차지한 미란다에게 5위표도 주지 않은 이가 19명이나 된다. 김태훈(SSG 랜더스)과 하주석(한화 이글스), 이용찬(NC 다이노스), 권휘(두산) 등이 MVP 1위 표를 받았다. 야구계 관계자나 팬들 눈에 상식에서 벗어난 투표로 보이는 건 당연지사. 

16명은 이의리(417점)에게 3위 표도 주지 않았다. 2위 최준용(368점·롯데 자이언츠)은 이의리와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19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ERA) 3.61을 기록한 이의리가 후반기 부상으로 5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한 반면 최준용은 후반기 힘을 내며 44경기에서 4승 2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생산했다. 최준용이 받더라도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활약을 펼쳤다.

3위까지 선정해야 했기에 장지훈(32점·SSG)과 문보경(31점·LG 트윈스)이 나머지 표를 나눠가져 간 건 납득이 간다. 하지만 34경기 동안 14타석에 들어선 게 전부인 박지훈(두산)이 1위 표를 2장 받고, 심지어 올해 1군에서 단 1경기 등판한 게 전부인 구준범(삼성 라이온즈)도 1위 표를 얻었다. 역시 2경기만 소화한 이정현(KT 위즈)이 2위 표 1장을 획득하기도 했다.

[논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투표 실명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KBO 시상식, 골든글러브 등 한 해 최고 활약한 인물을 가리는 자리에서 투표권이 논란이 된 지는 오래다. 투표인단이 100명이 넘는 만큼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수 있지만 정말 공정하게 투표했는지 의문을 사는 결과들이 나올 때마다 제도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자회 소속으로 여러 구단을 취재하는 A 기자는 "실명제를 실시해야 한다. 일부 기자들 때문에 데이터를 분석하고 신중의 신중을 기해 권리를 행사한 많은 기자들의 투표권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꼴"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논란의 투표를 행한 기자들만큼이나 투표권을 부여하는 KBO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인다. 매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지만 현행 시스템을 계속 고수하면서 같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은 만큼 시상식 권위를 떨어뜨릴 수 있는 행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